▲ 중국 안휘성 합비시에 위치한 란딩그룹 본사 전경.ⓒ제주의소리
수차례 개발과 포기를 반복한 제주 신화역사공원 사업에 중국 신흥 회사가 1조8000억원대 투자개발 의사를 내비치면서 기대와 우려가 다시 교차하고 있다.

중국 안후이성 합비시(허페이)에 위치한 란딩(藍鼎)지주그룹 유한회사의 이야기다. 란딩은 6일 제주에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위한 자본금 500억원을 입금시키며 투자를 본격화했다.

란딩이 제주에 주목한 것은 지난해 8월15일이다. 신화역사공원 부지를 직접 확인한 란딩 관계자들은 보름후 중국 상해서 열린 제주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사업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후 란딩은 10월29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3차례 제주를 방문했다. 올해 4월12일에는 제주도까지 합세한 3자간 투자사업 MOU에 서명했다.

▲ 란딩그룹은 2007년부터 중국 합비시 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하며 급성장해 2009~2011년까지 중국 부동산 100강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도 안휘성 최대 부동산 회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란딩그룹 어떤 회사? 중국 안휘성 부동산 개발 장악...총자산 2조1000억원

란딩은 상하이에서 서부 안휘성 내에 위치한 허페이 신도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양지혜(仰智慧.42) 란딩그룹 회장은 2006년 회사를 차린 후 6~7년만에 안휘성 부동산 개발을 장악하며 급성장했다.

허페이 원도심 주변에 개발된 신도시 개발사업 곳곳에 참여하며 회사도 덩달아 커졌다. 2012년을 기준으로 자산이 2조원대를 넘었고 3년간 중국 부동산 100강에 포함되기도 했다.

1971년생인 양 회장은 젊은 나이에 부동산 개발로 순식간에 안휘성 최고 갑부중 한명으로 떠올랐다. 회사 지분의 99.5%를 장악하고 있으며 최근 홍콩 내 부동산 상장기업까지 인수했다.

란딩의 제주 투자도 개발사업에 바탕을 두고 있다. 2007년 허페이 신도시 개발에 참여한 란딩은 람정당계인가와 람정만국농부 등 1400만㎡ 부지를 개발하며 자본을 축적했다.

개발경험까지 키운 란딩은 막대한 자산을 토대로 새로운 분야로의 사업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테마파크와 카지노, 놀이시설 등이 포함된 신화역사공원 프로젝트는 란딩의 새로운 시험이자 도전이다.

양 회장은 “란딩은 안휘성 합비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신화역사공원 사업은 13개월간 준비해 왔고 제주의 법률과 환경보전 의지를 존중하며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업체의 단계별 개발이 아니라 일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며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다. SPC 설립을 위한 500억원도 지급했다. 빨리 사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 란딩그룹의 양지혜 회장은 중국 부동산 개발로 축적한 자본을 바탕으로 제주 신화역사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제주의소리
# 란딩, 카지노 추진 테마파크 경력 전무...신화역사공원 본래 취지 살려야

란딩은 신화역사공원 전체부지 400만㎡ 중 A, R, H지구 252만㎡를 일괄 매입해 세계적 수준의 테마파크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부지 내에는 카지노와 호텔, 리조트도 들어선다.

A지구는 1200실 도내 최대 규모의 특급호텔과 레지던스호텔, 테마파크 등이 건립될 예정이다. R지구는 리조트 콘도와 3000명이 동시 생활하는 기숙사, H지구에도 리조트콘도가 계획돼 있다. 

JDC는 당초 미국 투자자가 개발하는 A지구, 홍콩 투자자의 H지구, 말레이시아가 투자하는 J지구 등으로 나눠 투자 유치를 추진했으나 10년간 업체마다 수익성과 자금 문제로 줄줄이 투자를 포기했다.

새로운 투자자로 떠오른 란딩은 이번 사업의 메인을 특급호텔로 보고 있다. 관광객의 타깃 역시 중국인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고급 콘도 리조트 분양도 계획하고 있다.

신화역사공원의 본래 취지인 제주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신화테마파크는 전체 사업의 일부다. 롯데월드 같은 실내외 놀이시설을 포함해 테마파크의 개발과 운영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것도 약점이다.

인구 60만 도시에 대규모 실내외 놀이공원과 1200실 특급호텔 등 시설운영의 사업성도 고민이다. 3000여명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을 현지가 아닌 중국서 대부분 충원할 가능성도 높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신화역사공원이 조성취지와 달리 대규모 호텔과 리조트단지 등 숙박시설 사업으로 퇴색되고 있다"며 "투자기업이 제주 신화와 역사를 온전히 담아낼 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이와 관련 “사업은 중국 부유층이 목표다. 영주권 등으로 제주의 투자가치는 훨씬 높아졌다”며 “허페이 신도시 개발도 허허벌판에서 시작했다. 성공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 란딩그룹이 구상하는 제주 신화역사공원 조감도.ⓒ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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