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칼럼] 선거혁명을 통하여 제대로 된 명의를 뽑자

추석절기이다. 궨당사회에서는 보름달처럼 둥글게 사는 것이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듯이 바른 소리,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은 외롭다. 그렇지만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2014년 다가오는 민선 6기 선거만은 바른 소리를 한데 모아야 할 때이다. 

추석을 전후하여 도지사 후보자들이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신진 3-4명 그룹과 소위 '제주판 3김' 그룹이다. 신진그룹은 3김 청산을 내세우고 있지만 3김은 이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3김끼리 상호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김은 신구범-김태환-우근민을 일컫는 말이다. 왜 이들을 3김이라 하는가? 민선이후 한 세대 도지사를 했다는 이유이다. 신은 3년간 김은 6년간 우는 10년째 도지사이다.

세간에 나도는 3김 청산 이유는 오랫동안 통치를 했고 그 권력을 활용하여 편가르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내기 젊은이들에게는 3김이 무슨 말인지 조차 어리둥절한 호칭이다. 재임기간도 다르고 철학이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사람을 한 세대 도지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3김이라 치부하는 것은 궁색한 신조어다. 설사 백번 양보해서 편가르기를 했다면 신은 3년간 김은 6년간, 우는 10년 편가르기를 한 셈이다.

비단 편가르기는 3김만이 책임뿐만 아니다. 편가르기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진짜 편가르기 주범이다.

이를 테면 도지사 선거캠프에서 충성을 다한 교수, 사회단체 지도층, 일부 지성인, 관변단체, 그리고 학연 혈연 지연 등 수 많은 측근 선거공신들, 이를테면 궨당들이다. 그들은 관직을 꿰찼거나 특혜를 받았다. 그 동안 14명의 정무, 환경부지사와 11명의 행정시장, 개발공사사장, 발전연구원장, 문화예술 재단이사장, 적십자 지사장, 서귀포 의료원장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편가르기로 크고 작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 제주도민이 열 사람중 여섯 사람은 족히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제주도민 누구도 편가르기에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도 모 대학 K교수는 3김 퇴장론을 언론에 기고하였다. 일부 도지사후보 몇몇 사람들도 출마의 변으로 3김 청산을 외치고 있다. 한심하고 역겨운 일이다.

이들은 편가르기로 혜택 받은 당사자들이 아닌가, 천장에 침을 뱉고 있는 것은 아닌지, 포퓰리즘적 선동 정치의 한 유형은 아닌지 의문을 저버릴 수 없다. 최소한 양심을 가지고 3김 청산을 주장하였으면 한다,

어쨌든 세분이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한분은 타자석에 일찍 들어섰고 두 분은 지난 8월 말 /삼다수 하르방 길을 묻다'와 '특별자치도 허난 무신거라'는 자서전을 각각 출판하면서 타자석 가까이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전 현직간 특별자치도의 가치를 놓고 날선 공방도 마다 하지 않고 있다.

야구경기에서 쓰리볼 아웃은 체인지지만 3김은 귀막은 상태이고, 여기에 신진그룹이 맞불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내년 6월 실시하는 6라운드 관중석은 과거처럼 한쪽에 휩쓸리는 궨당이 아니다. 수준높은 관중이기 때문에 신진 그룹이든 3김이든 실력 있는 타자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낼 것이다.

그 동안 3김의 공과와 신진들이 도전하는 새로운 비젼과 실력에 따라 멋진 홈런을 칠 수도 있다. 신진 그룹들도 정가의 보도처럼 3김 청산만이 유일한 무기로 내 세우지 말고 3김과 차별하는 정책과 비젼으로 당당히 나서야 한다. 누구는 안되고 누구는 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심판은 유권자의 몫이다.

따라서 지금 이시기에 3김 청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에 만연된 4대 중병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진단하고 수술하는 일이다.

4대 중병이란 1)권력은 있고 통치철학은 없다, 2)공사가 분명하지 않아 공익관념이 없다, 3)언제나 경제성장은 꼴찌이다, 4)사회전반에 걸친 무원칙과 무질서함이다. 이러한 중병을 수술할 명의는 누구이며 그 명의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어떤 것인가

첫 번째는 궨당문화의 구태를 과감히 도려내는 후보이다.

1995년 민선이 시작한 이래 19년 동안 우리사회 구태의 중심에는 언제나 측근 보은 인사와 선심성 예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비리와 폐습의 구태는 어디서 발생하는가, 우리의 미풍양속인 궨당문화를 선거에 악용하므로서 발생한 역기능적 궨당사회의 유산이다.

자기편을 조직하는 것은 정치의 속성으로서 하나도 나무랄 필요는 없다. 다만 선거를 통하여 내편 네편으로 나누어 승자독식하는 것이 문제이다. 편가르기 전형은 인사공모와 예산배정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정무직 인사공모는 측근 보은 인사를 위하여 둘러리 도민 기만극을 연출하고 일반 공무원은 내편 네편에 따라 승진과 좌천의 길을 걸었다.

선심성 예산과 인, 허가권은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하였다. 능력과는 관계없이 줄을 잘 서서 출세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쪽 저쪽 엿보는 기회주의자도 있고 소외 당하고 피해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배알이 뒤틀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느편이 었습니까?. 혜택을 받았습니까, 피해를 보셨습니까.? 이것이 우리사회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렇다고 3김을 청산하고 신진이 나선다고 해서 구태를 해결할 기미가 안 보인다. 새로운 정치지망생들이 더하면 더했지 과거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맨날 경조사나 다니면서 표를 구걸하고 혈연-학연-지연등 궨당문화를 악용하여 편가르기를 하고 자기편들만 모이면 “우리가 남이가”라고 한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다. 비밀스럽게 한 행위도 정치지도자는 언제든지 유리병속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두 번째는 지도자의 탁월한 자질과 능력을 가진 후보이다. 

미국 대통령 평가는 매년 셋째 주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로 정하여 공영방송에서 10가지 항목을 가지고 국민이 직접 평가한다. 10가지 항목이란  위기대응능력, 재정, 경영능력, 행정능력, 정책의제 설정능력, 국제적 감각과 자질, 대국민 설득력, 대 의회관계, 추진력, 도덕적 권위 등이다. 이러한 덕목은 비단 미국대통령 평가기준일 뿐만 아니라 특별자치도 지사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다른 도와는 달리 독립국의 체제를 갖추면서 도지사에게 제왕적 권한을 부여하였기 때문이다.

‘제왕적’이란 측근 보은인사나 선심성 예산을 휘드르는 권력이 아니라 제주공동체의 미래를 위하여 행사하는 권한이어야 한다. 이러한 통치철학과 성숙한 선진 도민의식만 결집되면 제주의 발전 잠재력은 무한하다. 특별자치도 제도는 제왕적 권한의 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다.

세 번째는 나이 보다는 진정한 개혁 의지가 있는 후보이다.

신중년이란 신조어가 있다. 64세에서 74세이다. 신중년 취업자수가 300 만명을 훨씬 넘겼다. 오늘날 70대는 20년 전의 70대가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 MC인 송해는 86세이다. 그는 나이든 사람에게 대리 만족의 기쁨과 활력을 주기도 한다. 연령이 정치적 지도력에 문제를 제기했던 일이 있다.

198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70세를 넘어선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에 맞서 출마하는 먼데일 민주당 부통령이 “과연 레이건이 73세에 당선되어 미국 대통령직의 격무를 담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레이건은 80세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미국의 위대함을 누구보다 잘 실현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영제국의 명예를 회복한 처칠도 그렇고 싱가포를 선진국으로 도약시킨 리관유도 과감한 개혁의 집도를 통하여 선진국을 이룩하였다.

▲ 김호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결론적으로 궨당사회의 틀속에 갇혀서는 제주의 미래는 백년하청이다. 이번만은 궨당선거 안된다, 쓴소리와 바른 소리들을 한 데 모우고 선거혁명을 통하여 노련한 명의를 찾아야한다. 그 노련한 명의가 개혁의 집도를 통하여 고질적인 중병을 과감히 고치고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정의가 넘처 흐르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과연 그 명의는 누구인가? / 김호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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