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칼럼> '뺄셈'의 정치로 제주 줄세우는 일 이젠 멈춰야

이것은 세대 착취다.

신구범 전 지사의 출마선언으로 제주 정가가 시끄럽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치적 라이벌인 우근민 지사는 새누리당 입당을 물밑에서 타진 중이고 김태환 전 지사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제주의 미래를 이끌 합당한 인물이 나온다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한때 과거완료형이었던 이 세 사람이 '진격의 현재'를 외치고 있다.

누군가는 '제주판 3김'이라는 조어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다. 그렇다. 이들에게는 '제주판 3김'이라는 별칭은 아깝다(?). 네이버 인물 정보에 이들의 이름을 입력하면 1942년생 동갑내기들로 나온다. 물리적으로 70세가 넘은 나이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과거이다. 선거는 과거를 심판하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선택하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그렇다면 그들의 과거는 어떠한가. '우-신-김'이 나란히 제주도지사에 재임하던 기간 동안 공직사회는 '측근' 정치가 '파벌' 승진으로 갈라졌다.

인사권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공무원들을 줄세우고 능력보다는 측근을 우대하였던 이들의 행태는 전직 지사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한직으로 밀려났던 공무원들을 역설적으로 '정치'에 올인하게 만들었다. 사무관이 되기 위해, 서기관이 되기 위해, 누군가를 '선택'해야만 했던 공무원들은 도민보다는 도지사의 심기를 먼저 살피는 존재가 되지 않았는가.

50대의 '젊은' 나이에 이미 '정치'가 아닌 '통치'의 단맛을 누렸던 이들이 다시 '연륜'이라는 이름으로 도민들을 혹하고 있다. 단언컨대 이것은 '세대착취'다. 미래세대에게는 단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오만'이며 '아집'이다. 그들이 제주 섬의 위정자가 되었을 때 그들은 미래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한 미래는 정치적 라이벌을 적으로 돌리고, 파벌을 낳는 '뺄셈'의 정치였다.

이제 다시 그들이 '뺄셈'의 정치로 제주를 줄세우려고 하고 있다. 인물이 없다는 말은 변명이다. 그것은 인물을 키우지 않은 그들의 책임을 '미래세대'의 무능력으로 치부하는 비판의 수사에 불과하다. 오로지 '주군'만을 바라보게 만들고 그것의 달디단 댓가를 '승진'으로 무형의 '이권'으로 주었던 그들이 만들어놓은 것이 바로 지금의 현재이기 때문이다.

단 한번도 이 세람이 한데 모여 제주의 미래를 논의하고 미래세대의 능력 향상에 책임지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오로지 '나를 따르라'는 외침뿐이었다. 이제 고희를 넘은 그들이 제주의 50대에게, 40대에게 제주를 맡길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후 세대의 무능력을 과장하는 태도이다.

▲ 김동현.

'우신김' 시대는 이제 그 페이지를 덮어야 한다. 그들의 역사적 책무도 과오도 모두 흐르는 강물에 떠나보나야 한다. 흐르는 것이 저 강물 같은,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이제는 퇴장해야 하는 때이다. 이들의 동반 출마는 미래세대에게 주어진 기회를 가로채는 것이다.

더 이상 '경륜'이라는 이름으로 미래세대를 착취하지 마라. 그것이 그들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정치적 책임이다. / 김동현 국민대 대학원 박사과정(현대문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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