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제6회 제주국제아름다운 마라톤 풀코스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제주출신 김동욱씨가 상금을 받자 대회 사무국을 찾아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이사에게 상금 전액을 위탁기부하고 있다.ⓒ제주의소리
남자 풀코스 우승 제주출신 김동욱씨, 상금 전액 보육원에...성금도 답지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제주출신 직장인이 제6회 제주아름다운 마라톤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대회 1등보다 빛난 건 우승자의 따듯한 마음이었다.

<제주의소리> 주관으로 29일 오전 9시 제주시 구좌읍 김녕생활공원서 열린 2013 제6회 제주국제아름다운 마라톤에서 전남 광양마라톤클럽의 에이스인 김동욱(45)씨 1등을 차지했다.

거친 숨을 내쉬며 결승선을 끊은 김씨의 성적은 2시간 48분 56초. 지난해 기록 2분 51분 26초보다 3분을 앞당긴 수준이다.

제주가 고향인 김씨는 제주중앙고를 졸업하고 육지서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1993년 직장에서 개최한 건강마라톤 대회에 5km에 출전했다가 엉겹결에 2등을 했다.

이후 달리기 매력 푹 빠진 김씨는 이날 대회까지 무려 140회의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이중 34번은 우승이었다. 김씨의 마라톤 실력은 아마추어 클래스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이다.

▲ 광양마라톤 클럽의 김동욱 씨가 2013 제6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에서 남자부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광양마라톤 클럽의 김동욱씨(가운데)가 2013 제6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에서 남자부 1등을 차지했다.ⓒ제주의소리
김씨는 마음도 정상급이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 김씨는 대회 본부를 찾아 1등 상금 50만원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금 모두를 기부하는 것이냐는 본부 관계자의 되물음에 김씨는 웃으며 ‘네, 전부요’라고 말했다. 김씨가 밝힌 기부처는 제주시 도련1동에 위치한 아동복지센터인 ‘홍익 보육원’이다.

김씨는 “고향을 떠나 생활하지만 항상 제주를 생각하고 있다. 제주서 열린 마라톤에 처음 참가했는데 1등을 차지해 기쁘다. 6명이 함께 했는데 클럽대항전에서도 우승했다”며 웃었다.

이어 “달리기를 하면서 아름다운 마라톤 코스에 반했다. 풍차와 바다 등 평소 참가하는 대회 코스서는 볼 수 없는 풍광”이라며 “육지부 마라토너들을 매혹시키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상금 기부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홍익보육원과 관계를 맺어왔다. 이전에 참가한 대회에서도 종종 상금을 기부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또 “마침 제주도에서 열린 대회서 상금을 받게 돼 기부를 결심했다”며 “기부와 나눔의 축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주의소리 마라톤 대회 취지와도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고재완 제주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이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기부천사 양전국·허정회 씨 부부. 매년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며 1년간 모은 저금통을 전달해온 단골 기부천사들이다. ⓒ제주의소리
실제 아름다운 마라톤이 지난해까지 5회 대회를 치르면서 참가자들의 이름으로 기부한 기부금만도 1억1700만원이 넘는다. 올해 대회에서도 참가자들의 기부 행렬은 이어졌다.

참가자 3100여명 전원이 신청금액을 절반을 기부했고 415명은 마라톤티셔츠까지 ‘덤’으로 기부하는 아름다움을 보였다.

제주도공무원노동조합 간부들은 이 날 참가자들이 십시일반 작은 마음을 모았다며 대회가 시작되기 직전 대회 사무국을 찾아 현금 10만원이 담긴 봉투를 전달했다

도내 마라토너들에게 ‘조랑말 부부’로 알려진 양전국(57) 허정회(56)씨 부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저금통을 들고 나타나 대회본부에 기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제주마라톤클럽 회원인 양유언 고정순씨 부부 역시 자신들이 운영 중인 슈퍼마켓에서 손님들이 십시일반 잔돈을 모아준 저금통을 대회 운영본부에 전달해왔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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