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규탄 릴레이시⑤] 김승립 시인

누가 민주주의를....

- 3.12 탄핵을 통곡하며

                           김 승 립(민족문학작가회의)


누가 민주주의를 말하는가
이 땅에 바야흐로 꽃들이 피어나려 할 때
무참하게 꽃모가지를 비틀어놓고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외쳐대는
저 추악한 군상들인가

누가 민주주의를 죽이는가
온갖 부정부패의 그늘 속에 숨어
순진한 민초들을 우롱해놓고
국민의 대표라고 우겨대는
저 잘난 금뱃지들인가

누가 민주주의를 살리는가
거친 세월 바람찬 박토에서
온통 그리움 하나로 살아온 이 땅의
풀꽃들인 우리가 아니겠는가
피울음 삼키며
어둡고 어둔 밤을 통과하여
우리가 겨우 열어놓은 신새벽이 아니겠는가

동무여, 이제는 바로 서자
너와 내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야 할
소중한 민주주의의 꽃밭
슬픔과 억압을 뚫고 겨우 피어나는
저 앳된 꽃망울의 이슬 한 방울이라도
사악한 뱀의 무리에게 다시는
결코 빼앗기지 말자구나

그리하여 동무여
우리가 열어놓은 신새벽
찬란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목청을 다하여 크게 크게 만세를 외치자구나
민주주의여 만세!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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