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녹으니 절망은 현실이 되어 다가옵니다.

오전에 급하게 농원을 다녀오다가 수망리 마을을 빠져나와 남조로를 진입하자마자 길가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그 중에는 노란 유니폼을 입은 분들도 보이고 남색 경찰제복을 입은 분들도 보였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무슨 일일까?

▲ 눈이 녹아 피해 상황이 드러나면서 절망은 현실이 되어 다가옵니다.

차를 세워 안을 들여다보니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폭설에 피해를 당한 수망리 김상영씨의 오렌지 하우스 농장을 복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피해의 규모와 정도가 상상을 뛰어넘는 정도였습니다.

▲ 철재와 비닐이 뒤엉켜 있어서 작업이 매우 어려울 것처럼 보였습니다.

비닐하우스는 아예 다시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고, 망가진 온실 안에는 수확을 앞두고 있는 오렌지들이 철제 기둥에 깔려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 기술자들이 온실을 해체하면 자원봉사자들이 분리된 철재를 치우는 일을 합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대원들과 인근의 전경부대 대원들이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비닐하우스를 해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복구가 끝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적십자 봉사대원들과 인근의 전경부대 대원들이었습니다.

기술자들이 하우스 위에서 볼트를 풀어 조립식 철제를 해체하면 전경대원들과 적십자 봉사대원들이 해체된 하우스 자재를 치우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철제가 이것저것 휘어져 꼬여 있고 비닐까지 뒤엉켜 있으니 그 수습이 여간 복잡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 수확을 앞둔 귤이 무너진 온실 바닥에 깔려 있는 모습입니다.

눈이 녹고 피해 현장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절망은 현실이 되어 다가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렌지 농장의 무너진 하우스를 바라보는 주인의 마음은 더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눈은 똑같이 맞는데 피해는 힘없는 농민들만 당하는 것 같습니다. 농민들에게는 너무나 서러운 12월입니다.

*****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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