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환 지사 "임시국회 특별법 통과에 올인"
"경선 신경쓸 겨를 없어…예비후보들 다 훌륭하신 분"

김태환 지사는 “당분간은 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해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31일 제주의 소리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지금은 지방선거 이야기를 할 단계가 아니“라면서 ”먼저 올 2월 임시국회에서 특별자치도 특별법을 통과시켜 특별자치도를 완성한 다음에 선거 문제를 생각하겠다“면서 지금 당장 경선 문제 등에 대해 신경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현재 거론되는 예비후보들에 대해서는 “훌륭한 능력과 인품을 겸비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후 도지사 후보여론조사 결과(1위)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이 도정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질책으로 달게 받겠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내년 선거에서 공직자들의 선거개입 우려와 관련 "지금까지 3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공무원들의 줄 세우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다음 선거는 물론이고 논공행상 인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별자치도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도민갈등 치유책으로 “개방의 시기와 정도에 대해 이견이 있었으나 시행과정에서 오해되는 부분들은 풀릴 것”이라면서 “도민대통합을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사회협약위원회를 구성해 자치역량을 강화시키고 도민통합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남지역 균형발전책과 관련해 김 지사는 “올 1분기에 가시화될 광역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산남지역의 균형발전대책을 제시하도록 하겠다”면서 “시장 군수들과도 조만간 회동하겠다”입장을 내비쳤다. 김태환 지사와 인터뷰는 31일 오전 11시 도지사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인터뷰 내용.

- 2005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본다면.
"지난해는 자율과 분권이라는 틀 속에서 국제자유도시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 해였다. 7월 27일 주민투표를 통해 행정구조개편을 결정했고 어느 자치단체도 시도하지 않았던 특별자치도특별법을 우리의 힘으로 마련해서 오는 7월 1일 특별자치 원년을 시작하게 됐다. 우려했던 감귤도 연이어 사상 최고가격을 갱신하면서 경제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 세계 평화의 섬 지정, 제주경쟁력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리는 제주항공의 설립, 관광객 500만명 시대를 여는 등 제주의 미래에 낙관적인 이정표가 되는 소식이 적지 않았다. 금년은 정말 중요한 해다. 새로운 역사로 진입하는 올해 첫 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가올 10년, 20년 후의 미래가 달라진다. 그래서 앞으로는 경쟁력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와 같은 제도적 기반을 토대로 도민역량을 결집해 국제자유도시 계획과 제주의 비전이 본궤도에 오르도록 더욱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 특별법 갈등 치유·도민대통합위해 '사회협약위원회' 구성

-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도 야기됐다. 이에 대한 대책은.
"세계화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개방을 5년 뒤, 10년 뒤로 계속 미루어 두거나 그렇게 놔두지도 않을 것입니다. 특별자치도는 이대로는 안된다,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한 것이다. 여론조사를 봐도 다수 도민들이 특별자치도에 기대를 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 자치권 확보 문제는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나 특별법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핵심산업 육성과 관련해서 이해집단의 반발이 예상 이상으로 거세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교육과 의료분야에서 일부 반대 여론도 있고 개방의 시기와 정도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는데, 이것은 특별자치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어 가다보면 오해되는 부분들이 풀릴 것이라고 본다. 도민 대통합을 위해 '사회협약위원회'를 구성해 분야별로 사회협약을 체결하여 계층간 갈등요인 등을 해소해 나가겠다. 단순한 협약체결이 아니라 도민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약속이행을 위한 합의를 토대로 제주도와 도의회의 긴밀한 협조, 성숙된 도민의 자치역량이 함께 어우러질 때 특별자치도 추진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그 열매는 도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 자치역량 강화 위해 각 분야별로 시민단체와 파트너십 구축

-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주도민의 자치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공직자들의 능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자치역량을 키운다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기 힘든 일이다. 장기적인 도민의식 개혁과 참여자치 실천 프로그램을 통해 해결해나가야 한다. 우리는 지난 7월 27일 주민투표를 통해 성숙한 도민역량을 확인했다. 스스로 제주를 경영하는 권한과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그러나 고도의 자치권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부분에서 도민의 자치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총원의 5%범위 내에서 매년 국내외 대기업과 중앙부처 또는 선진 외국과의 교류, 활성화 및 자기계발 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겠다. 또 전문가와 단체 등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예를 들자면  자치, 관광, 교육, 의료 및 청정 1차산업분야 등에 대한 NGO와 행정과의 사회협약 등 파트너쉽 구축으로 행정서비스 질 향상에 힘써 나가겠다. 또 읍·면·동의 주민자치센터에 준 자치적 기능을 부여하여 주민의 다양한 욕구와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시스템으로 지역에 현안사항을 주민 스스로 해결하여 나가도록 하겠다. 도민들은 공직사회를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중앙부처 연수교육을 가면 제주도 공무원이 다 1-2등을 한다. 지난해도 수석을 차지했다. 노력하면 특별자치도를 추진해 나갈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 광역도시기본계획 통해 균형발전책 제시…시장 군수와 조만간 회동

- 전국 최초로 행정계층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전국적인 관심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적지 않은 갈등과 후유증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 있느냐. 솔직히 도정을 수행하면서 제주의 비전이 아니라면 어찌보면 욕을 먹으면서 할 이유가 없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현재에 안주해서는 어렵다는 인식과 여러 공감대 아래 행정계층구조 개편을 주민투표에 붙였던 것이다. 찬반양론 모두 제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열정임에는 틀림이 없다. 서로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상반된 견해로 생긴 일들이 도민의 갈등과 분열로 비친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수나 소수 의견이나 모두 중요한 도민의 여론인 만큼 도민화합은 반드시 이뤄야 할 부분이다"

- 주민투표 과정에서 표출됐던 게 산남 소외론이다. 혁신도시 입지가 결정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균형발전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새해는 우리가 지금 추진하는 광역도시계획 기본계획을 1분기 중에 만들어 그 구상을 도민들에게 제시하겠다. 단순한 도시계획이 아닌 제주도의 인적 물적 기능, 조합적 기능을 재배분해서 인구, 사회복지시설, 공공시설을 100년 대계에 맞춰 어떻게 배치할 것인 가에 대한 문제이다. 제주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타당하고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될 것이다. 이를 통해 산남지역의 소외론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

- 갈등의 한 축인 시장 군수들과는 지난해 끝내 만나지 못했다.
"사실은 연말에 만나려 했으나 알다시피 특별법 때문에 국회에 살다시피 해 경황이 없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주 만나고 전화도 자주한다. 연초에는 시장 군수들을 만날 것이다. 누구나 다 제주발전 위해 공감하기 때문에 다소간의 입장차이로, 헌소제기도 있기는 했지만 제주도 발전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공감하기 때문에 전혀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연초에는 만나겠다."

# 시민사회단체와 언제 어디서 든지 만나겠다

- 지사께서는 특별법을 이야기 하면서 제주의 미래와 비전을 말하지만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도민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는 게 없다.
"사실이다. 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나와 있는 것들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그런 작업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조례만 해도 3백 여개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법률로만 나와 있기 때문에 도민들이 가시적으로 느끼는 것에는 조금은 거리가 있다. 그러나 조례들이 하나하나 이뤄져 나갈 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 주민투표와 특별자치도를 거치면서 시민단체와의 파트너십이 한계에 봉착했다. 행정과 지방의회, 시민사회단체가 특별자치도 추진의 3대 축이다. 어떻게 파트너십을 복원해 나갈 것인가.
"지금까지 다소 소원한 부분이 있다면 새해부터 보다 친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개 법안은 이제 확정됐다. 특별자치도 특별법도 행자위에서 확정됐기 때문에 법안 자체는 사실상 확정됐다. 이런 상황에 와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 그동안 솔직히 요청해도 시민단체도 자리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다. 이제는  그 단계는 지났다고 보기 때문에 함께 제주도정의 발전을 위해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겠다.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문을 개방하고, 시민단체와 대화를 해 나가겠다."

- 김 지사께서는 민자유치 실적에 급급한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주시장 시절과는 달리 상당히 강도 높은 개발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고 이로 인해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달게 받겠다. 저도 나름대로는 환경문제에 대해 구상을 하는 게 있다. 어떻게 친환경정책을 펼쳐나가야 하는지, 예를 들어 환경과 도시국이 같이 있기 때문에 개발 쪽으로 쏠리는 게 아닌지 등의 문제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그이로 앞으로도 환경우선 정책을 펼 것이다. 변함이 없다"

- 스스로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나.
"지난 한해는 어떻든 곶자왈 문제를 비롯해서 제주의 환경이 상당한 부분 파괴되는 현장을 목격했다.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했다고 하지만 기대한 수준에 못 미친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이를 교훈삼아 새해부터는 보다 환경을 살리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 "선거 준비 않는다. 선거의 '선'자도 꺼내지 않고 있다"

- 이게 차기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 왔다. 지금도 간간히 들리지만 공무원들의 줄서기가 우려된다. 도민사회 갈등의 한 축에는 공직사회의 편 가르기가 있었다.
"도민들께서 어떻게 볼지는 모르지만 저는 3번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과정에서 공무원들의 줄 세우기를 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인사역시 논공행상 인사는 없었다. 또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 한나라당 내부에서 김 지사 이외에 도지사 선거에 나가려는 예비후보들이 있다. 경선을 치를 것인가. 또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는 데는 변함이 없는가.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단계는 아니다. 이해해 달라. 아시다시피 어떻게 하면 특별자치도 특별법을 올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할 지 사실 여기에만 밤낮으로 몰두하고 있다. 지사가 된지 1년 반이 됐다. 정말로 다른 것에 시간을 둘 여유 없었다. 오직 제도를 완성하기 위해 1년 반 동안 올인했고, 신년에도 여기에 온 정력을 다 받쳐서 노력을 안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제 주변만 봐도 알 것이다. 누구도 (선거와 관련해) 움직이지 않는다. 선거의 '선'자로 꺼내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는 관심이 없다. 제주미래가 달린 특별자치도를 완성하고 그 다음에 생각 할 수 있다면 생각하겠다."

   
- 특별자치도 완성이 선거에 중대한 변수라는 의미인가.
"그게 아니다. 어떻게 들릴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선거보다는 특별자치도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 현재 많은 예비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다 훌륭한 분들이다. 훌륭한 인품과 능력이 겸비된 분들이라고 평소부터 생각하고 있다"

# 선거 때문에 개발센터와 불편한 사이 아니다

- 선거와 맞물려 있는지는 몰라도 제주도와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것 같다.
"약간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은 동감한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어떻게 볼 지 몰라고 개발센터와 근본적인 의견 상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서귀포 미항만 해도 개발센터에서는 현실적으로 잘해보자는 의견접근의 표시이고, 도 당국은 국가의 재가를 받은 국가계획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끝까지 검토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견해차이다. 두 기관 다 제주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과정에서 다소 간에 있을 수 있는 의견차이 이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 진철훈 이사장 때문에는 아닌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런 것을 의식하고 공직생활을 해 본 적이 없다"

# 여론조사 결과 "잘하라는 질책으로 받아 들이겠다"
 
- 40년간 공직생활을 해 왔는데 어떤 지사로 도민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라나.
"저는 늘 이렇게 생각한다. 공무원은 명예를 먹고 산다. 그리고 저희가 공직생활을 접고 떠날 때는 그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공무원'으로 남고 싶다"

-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차기 예비후보 중 선호도 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솔직히 말하지만 저 자신은 그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그저 앞으로 더 많이 도정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질책으로 달게 받겠다. 더 많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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