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남 의원, 우 지사 '그림자' 취급 특별한 혜택(?)...부지사에게 "지사 골프 추궁"

▲ 안창남 의원과 우근민 지사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굴욕을 당했다.

21일 열린 제312회 제주도의회 제2차정례회 도정질문에서 안창남 의원(삼양.봉개.아라동, 민주당)은 우근민 지사에게 특별한 혜택(?)을 줬다.

우 지사가 답변할 내용에 대해서 안 의원은 아예 우 지사에게 묻지 않고, 김선우 환경경제부지사를 상대로 질문했다. 안 의원이 우 지사를 '투명인간' 취급한 것이다.

일문일답 형식으로 오후 첫 도정질문에 나선 안 의원은 우 지사를 향해 "새누리당 입당을 축하드린다. 정치철새 놀음하느라. 골프치느라 노고가 많다"고 비꼬았다.

최근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 제거작업에서 부당을 입고, 닷새 후 생을 마감한 전 애월이장의 영결식말 새누리당 중진의원과 골프회동을 가진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어 안 의원은 지난 14일자 충청도에서 발간되는 일간지 '충청투데이' 칼럼을 인용해 우 지사의 정치철새 홍보를 도마에 올렸다.

칼럼 제목은 '비움의 계절'이었다. 5번이나 도지사를 한 우 지사가 6번째 도지사를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한 우 지사를 꼬집고, 내년 대전시장 출마를 접은 염홍철 시장을 비교한 내용이다.

"탐라도가 '비울 줄 모르는' 한사람 때문에 시끄럽다. 칠순을 넘긴 제주도 도백이 당적을 또 옮겼기 때문이다. 우근민 지사는 띄엄띄엄이지만 다섯 차례(관선2회, 민선3회)나 제주도 수장을 맡고 있다. 신구범, 김태환 전 지사와 9차례에 걸쳐 나눠가진 재임기간이 무려 23년이다. 그런데 지난 3년간은 민주당을 친정이라고 읊조리다가, 이번엔 새누리당이 친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벌써 일곱 번째 털갈이다. 어른스러운 정치를 보여주리라 기대했던 탐라 사람들은 그의 '변절'에 끌탕을 한다. 불현듯 2013년 8월, 세 번의 시장직을 끝으로 정치무대에서 용퇴한 염홍철 대전시장의 결단이 오버랩 된다. 하나는 제주의 '봄'을 말하는 것이고, 하나는 대전의 '봄'을 말하는 것이다."

안 의원은 "아주 착잡하다. 다른 지역에서 아주 웃기는 사람의 예로 (제주도지사가) 회자되는 게 도민으로서 상당히 부끄럽다"며 "그런 의미에서 질의하는 본 의원은 우 지사께서 편히 쉴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본회의장과 기자실에선 웃음이 쏟아졌다.

▲ 안창남 의원이 21일 우근민 지사 대신 김선우 부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다.
이어 실제로 안 의원은 김선우 환경경제부지사를 단상으로 불러 "부지사께서는 형님이나 동생, 삼촌이 돌아가셔도 골프 치러 가느냐"라고 물었다.

김 부지사는 "형님이나 동생이 사망해서 골프를 치러 간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안 의원은 "올해 9월2일 제주도가 재선충과 전쟁을 선포했다. 법에 따르면 재선충방제대책본부장이 지사"라며 "전시라면 지사는 사령관이다. 전우가 죽어가는데 사령관은 골프쳐서 되겠나"라고 다시 김 부지사의 견해를 물었다.

김 부지사는 "도지사라면 재선충 문제에 전력을 다해야는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주요 현안들을 무시하는 것도 옳은 처신은 아니"라고 우 지사를 두둔했다.

안 의원은 "전국생활체육협회 회장단 회의가 전날 있었고, 저녁에 만찬도 있었다. 골프를 치러가지 않아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2017년 세계생활체육대회도 확정된 것으로 행사를 치르려면 시간도 많이 남아 있는데 과연 골프가 시급한 사항이냐. 동의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 부지사가 "그날 골프를 단순한 유희라고 생각한다면 의원님의 지적이 옳을 수 있다"며 우 지사를 두둔하려 하자 안 의원은 "중요한 얘기라면 회의시간과 만찬에서 회장과 대화를 시간 나눌 시간이 충분했다"며 "서상기 회장이 대구출신 3선 국회의원이자 박대통령과 가근한 사이여서 우 지사가 (골프를 치러) 간 게 아니냐"고 따졌다.

김 부지사가 "생활체육회와 2개월 전부터 약속이 돼 있었다"고 답변하자 안 의원은 "생활체육인들이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도에서 시켜서 한 게 아니냐. 아직도 떼거리 정치를 하느냐"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김 부지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재선충 확산도 제주도가 행정체제개편에 집중하면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가뭄과 이상고온 현상도 있었지만 초동대처를 제대로 못해서 재선충이 확산됐다"며 "재선충이 확산될 때인 8월 제주도는 행정체제개편 도민설명회를 700회를 열고, 6만여명을 동원한 반면 재선충 방제에는 600명을 동원한 게 고작"이라고 질타했다.

안 의원은 "그 당시 행정체제개편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면 22만 그루 소나무를 잘라내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라며 우 도정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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