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활성화 세미나..."지역사회·주민에게 이익-가치 담보돼야"

 

▲ '제주지역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김정훈씨. ⓒ제주의소리

예비법조인들이 제주의 새로운 미래가치에 대해 '협동조합'이라는 실마리를 제시했다.

대규모 자본에 의한 개발이나, 개방만이 능사가 아니라 도민에게 직접 이익이 돌아가는 협동조합의 활성화가 새로운 비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2일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제주지역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세미나'에는 이 대학원 소속 학생들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지역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김정훈씨는 안티고니시 운동을 통해 제주 협동조합 운동 방향을 내놓았다.

안티고니시 운동은 1920년대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에서 협동조합을 통해 지역경제를 되살려낸 혁신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역사회의 중심의 성인교육'과 '공동 출자, 소비자 협동조합, 신용조합, 공동시장'의 방식으로 인구가 다시 늘어났고, 암울했던 도시 분위기가 활성화된 것은 물론 지역주민에게 개발이나 유통, 상품판매 이익이 직접 돌아가게 됐다.

그는 "현재 제주의 비전처럼 언급되는 '국제자유도시'는 물질적 풍요만 강조해 경쟁만 가속화시켰고 결국 폐해는 도민들에게 돌아갔다"며 "끊임없는 사회교육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새로운 정신적 가치를 강조하는 협동조합 운동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김씨는 "단순히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하는 국제자유도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행복 등 정신적인 가치를 보다 중요시하면서도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새로운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며 "제주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안티니고시 운동과 같은 사회교육운동과 협동조합운동을 추진하는 것이 하나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현실화 하기 위해서 '육성기금 마련'과 '전문 컨설팅'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뽑았다.

이어 발표에 나선 송재우씨는 가장 관건이 될 협동조합들의 기금 마련을 강조했다.

협동조합으로 만든 천국이라는 명성을 얻은 스페인의 몬드라곤 방식의 자체적 금융기관을 만드는 법은 현재 한국 협동조합기본법에서 협동조합의 금융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이 현실.

송씨는 캐나다의 데잘당 신협 사례를 소개하며 "신협이 주도적으로 협동조합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 4월 서울시와 신협 서울지역협의회와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한 융자를 주 내용으로 하는 협동조합 활성화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며 "금융업을 다룰 수 있는 신협과 지자체가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표를 들은 토론 패널들은 입을 모아 '교육'과 '컨설팅', '기금'을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3대 요소로 꼽았다.

또 단순히 철학 없이 정부의 보조금을 타 내거나, 지원만을 바라는 것은 협동조합의 기본정신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한 판'을 만드는 데 오히려 부작용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신용인 교수는 "제주대학교가 지역사회에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대 로스쿨 자체가 컨설팅 전문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제주대 리걸클리닉센터와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제주 협동조합의 현실적 과제와 앞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공동으로 기획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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