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태풍↑ or 미풍↓ 시험대…제주, 도지사후보 등 인재영입 난항

▲ 28일 신당창당 추진을 공식 선언한 무소속 안철수 국회의원. ⓒ제주의소리DB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8일 ‘국민과 함께하는 새 정치 추진위원회’ 출범 계획을 밝히고 공식적인 정치세력화 추진을 선언, 한국 정치에 새로운 변화가 밀어닥칠 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덩달아 제주지역 안철수의 사람들도 바빠지고 있지만 ‘새 정치’를 상징하는 새 얼굴 발굴에 어려움을 겪으며 ‘안철수 바람’이 제주에 상륙할 지는 미지수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면서 “공식적인 정치세력화를 시작하려고 하며, 오늘 그 첫 걸음을 디디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정치세력화의 지향점으로 신당 창당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창당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 지방선거 전 창당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안 의원은 “‘새 정치 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 속도감 있게 인재영입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한국정치의 재편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자신의 새정치 추진 목표라고 내세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재편이 뒤따를 가능성을 예고했다.

제주지역 안철수 사람들의 구심체인 제주내일포럼은 중앙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신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할 실행위원 추가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1차 실행위원 명단에는 9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렇지만 파급력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송창윤(일도2동 을), 강성민(이도2동 을), 양경택(노형동 을), 강철남(연동 을)씨가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 그룹에서는 손영수 제주대 의대교수(보건의료복지), 허경자 제주내일포럼 공동대표(여성), 정민구 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시민사회), 노상준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교육), 양승석 제주중앙지하상점가조합 이사장(골목상권)이 가세한 정도다.

실행위원 면면이 안철수 식 ‘새 정치’에 맞는 인물이냐를 놓고도 정치권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일부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일부는 과거 불미스런 일에 연루됐거나, 지난 지방선거 때 타 정당 문을 노크했던 경험 때문에 새 정치와는 거리가 먼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새 정치를 상징할 도지사 후보 등 ‘거물급’이 없어 당장 내년 선거에서 안철수 바람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창당의 구심체가 될 제주내일포럼 측도 ‘거물급’ 인재 영입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포럼 측은 도지사 후보군에 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 문정인 연세대 교수,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 등을 올려놓고, 여러 경로를 통해 영입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은 포럼 측의 ‘일방적인 구애’에도 불구하고,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 인사의 경우는 “고민해보겠다”는 정도로 여지를 남겨, 포럼 측이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길현 제주내일포럼 공동대표는 28일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후보군은 많다. 아직은 선뜻 답을 주지는 않고 있다”면서 “(인재영입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조만간에 도민들 앞에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실행위원 선임과 관련해서는 “몇 분은 확정이 됐다. 10명 정도를 목표로 한 만큼 한꺼번에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안철수 의원이 언제 제주를 방문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측에서 제주의 상징성도 있고 하니 전국순회 대상지 중 가장 먼저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일단 안 의원도 전국순회 계획을 밝힌 만큼 좋은 소식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포럼의 다른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우근민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으로 내년 도지사선거가 ‘세대교체-시대교체-정치교체’를 원하는 ‘안철수 바람’을 다시 점화시킬 절호의 기회로 본다”면서 “새누리-민주당 틈새를 공략한다면 충분히 대안세력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베일에 쌓였던 안철수 신당 창당 추진이 공식화되면서 도민의 관심사는 안철수의 새 정치가 구체적인 현실정치로 어떻게 발현될 지에 집중되고 있다.

물론 그 첫 시험대는 내년 6.4지방선거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 휘몰아쳤던 ‘안철수 바람’이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띤 제주에서 태풍으로 성장할 지 아니면 미풍으로 잦아들 지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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