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김경택 전 제주도정무부지사 “세번째 도전, 이번이 마지막”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도전이 됐다.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2004년 그로부터 정무부지사 선택을 받았기에 과감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우근민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재선거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열린우리당 당내 경선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리고 2006년 참여정부 지원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란 스펙을 쌓은 후 이번엔 한나라당으로 옷을 갈아입고 2010년 도지사선거에 다시 나섰지만 또 다시 경선 벽을 넘지 못했다.

잘나가는 국립대 교수를 과감히(?) 포기하고 정치인으로 변신한지 7년째다. 그나마 편했던 JDC 이사장 때를 제외하곤 나머지는 사실상 ‘풍찬노숙(風餐露宿)’과 다름없는 신세가 됐다. 수년 동안 제주도를 몇 바퀴 돌며 도민들을 만나 이야기 했지만 결과는 ‘허공의 메아리’였다.

그 때마다 그는 자신을, 제주사회 변화를 가로막는 ‘괸당정치’ 벽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절감했다. 교수를 하면서, 정무부지사와 이사장 할 때도 위력을 느꼈던 터다. 하지만 ‘세력(勢力0’ 자신을 보호해 줄 ‘세력’이 없는 ‘야인(野人)’에겐 절벽이었다.    

김경택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그는 이번 삼세번 도전이 ‘마지막’이란 배수진을 쳤다. 누구처럼 그냥 ‘아니면 말고’는 안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다른 지역 단체장들에 비해 결코 젊지 않은 나이임을 안다고 했다. 마지막 도전이 실패하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편안히 살겠다고 했다.

김 전 부지사는 이번 마지막 도전에서 그 높게 보였던 ‘괸당정치’를 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여년 제주도정과 정치를 좌지우지 했던 이른바 ‘제주판 3김’을 무너뜨리겠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김경택 전 부지사는 <제주의소리>와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출마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나이가 젊기 때문에 해야 되고, 많이 들었다고 그만해야 되는 건 아니”라며 나이에 의한 세대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고는 “그러나 그 세분들이 도정을 이끌었던 지난 20년 제주도민의 삶의 질이 후퇴된 것은 그들의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제주지역 평균 연간 가구소득은 전국 16개 시도 중 최하위인 반면, 부채 규모는 여섯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부지사는 “후보 때는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지만, 당선되는 순간부터 다음 선거에만  관심을 갖다보니 중요한 일들이 후순위에 밀려나게 된다. 또 지사가 바뀌면 전임 지사 정책이 완전히 없었던 일이 되던지, 아주 규모를 축소시켜버려 정책이 승수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면서 “지금 제주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도정을 이끌어 왔던 ‘제주판 3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생탐방을 하면서 도민들로부터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그는 “도민들이 바꿔야 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표를 찍을 때는 또 다시 그 분들에게 몰아준다”며 전현직 지사에 대한 너그러움이 지금의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하고는 “괸당정치라는 것도 이당 저당을 바꾸더라도 자신들을 계속 지지해 줄 것이라는 생각과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라면서 도민들의 정치의식 변화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김 전 부지사는 현 우근민 도정에 대해 “취임 초기에는 의욕을 가지고 뭔가 하려했지만,  결국 모든 정책을 내년 지방선거에 맞추다 보니 상당히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면서 3년6개월 우근민 도정에 대해 낙제점을 겨우 면하는 ‘65점’으로 평가했다.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 게이트에 대해선 “우발적으로 이뤄진 발언이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작심하고 터트린 거다”라면서 한 전 시장의 ‘우발적 발언’해명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근민 지사의 스타일상 내면적 거래를 할 분은 아니지만 도민들이 의혹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정기관에서 밝힐 것은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지사와 인터뷰는 지난 3일 제주시내 한 커피숍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김경택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와 인터뷰 전문.

# “한동주 발언, 우발적 아니다. 의도적으로 작정하고 터트렸다” 
   “우근민 지사 도민의혹 받아...사정기관에서 확실히 밝히고 가야”
 
     
-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 불법선거운동 사건이 터졌다. 이른바 한동주 게이트다. 어떻게 보나.
“공직자 선거개입이자 밀실거래에 의한 매관매직이다. 한동주 시장을 직위해제 시키면서 공직자 선거개입 논란 확산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밀실거래에 의한 매관매직(발언)은 이게 한동주 시장의 자가발전이라면 우근민 지사도 희생양일수 있다. 밀실거래가 없었다면 우 지사가 사정기관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우 지사도 이제는 새누리당 당원이다. 이 문제로 당에 누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 우근민 지사와 한동주 시장과의 ‘내면적 거래설'이 초점이다. 즉 한동주 발언 배후에 정말 우근민 지사가 있냐는 거다. 한 전 시장 스스로 “우 지사와 내면적 거래를 하고 왔다”고 밝혔기 때문에 몸통으로 우 지사가 지목되고 있다.
"그런 얘기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우근민 지사는 그런 이야기를 쉽게 함부로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한동주 시장) 자가발전일 가능성이 더 높다. 어쨌든 도민들이  의혹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사의뢰를 통해 사정기관에서 확실히 밝히고 가는 게 좋지 않겠나.”

- 예전에 제주도 정무부지사도 했었다. 김 전 부지사가 볼 때 이렇게 노골적인 매관매직이나 공사 몰아주기가 과연 가능한가.
“밝혀지지만 않았을 뿐 그런 밀실 거래는 과거에도 있었을 것이다.  ‘여러분들이 밀어주시민 앞으로 큰 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고등학교든, 종친회든 어떤 단체에 가서는 충분히 오고 갈 수 있었을 것이다.”

- 공무원 직급별로 서귀포지역 각 고등학교 출신이 몇 명이 있는지, 이렇게 까지 자세히 준비하고 그럴 내세워 지지를 부탁했다는 게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다.
“본인이 작심하고 그 얘기를 하려 했기 때문에 그 통계를 가지고 간 것이다. 그러지 않고 순간적으로 생각한 거라면 그런 자료를 가져갈 수도 없다. 미리 계획하고 작심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 그 분은 이야기 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이렇게 됐다고 하는데.
“우발적인 게 아니다. 상식적으로 판단 할 수 있지 않나. (취중도 아닌 기념축사에서 한 건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맨 먼저 터트린 거다. 상당히 의도적일 수 있다.”

- 오늘(2일) 우근민 지사가 처음으로 새누리당 자문위원 회의에 참석했다. 어떻게 보면 우 지사에 대한 환영식 성격도 있는 것 같은데 분위기는 어땠나.
“차분했다. 우 지사만 해 준 게 아니라 김태환 전 지사 입당식 때도 해 드렸다.”

- 우 지사가 1만7천명 지지자들을 이끌고 입당했다. 상당한 인원이다. 김 전 부지사는 몇  명 입당시켰나.
“저의 지지자도 몇 천 명 있지만 이야기 않겠다. 숫자가 큰 의미가 없다. 1만7천명 입당했다고 했지만 거르다 보면 아마 1만명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입당 시점으로 보면 책임당원에 포함되지 못할 사람들도 다수 있다. 6개월 이상 당비를 낸 사람에 한해 선거인단에 포함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가격이 안 되면 일반당원으로 처리된다. 나중에 후보들끼리 어떤 합의를 통해 6개월 안된 당원들도 책임당원으로 하거나, 중앙당 어떤 방침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러지 않은 상황에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 우근민측 2002년 경선서 김경택 등 돌리고 오재윤 손 들어줘
  나이로 출마-불출마 결정 안되지만, 노회한 섬 이미지 벗어야
  “재선 권력 욕심으로 중요 정책 밀려...지역 낙후 3김 전적 책임”
  

- 우 지사 진영에서는 세 과시를 위해 1만7천명을 입당시켰을 수도 있다. 이른바 위압용으로.
“그 정도에 쫄겠나. 그 분들이 보름이나 한 달만 일찍 입당했다면 모르겠지만 그 시기를 놓친 것 같다.”

- 김 전 부지사는 우 지사와 가깝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것도 우 지사가 계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대 교수로 있을 때 국제자유도시개발추진위나 농어촌특별대책위 같은 위원회를  6~7개 맡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제주도에서 전국 최초로 정무부지사를 전국 공모했고 내가 지원했다. 2003년 3월 정무부지사가 됐는데 그게 우 지사와 만남이었다.”

- 사전에 우 지사와 교감이 있어 내정된 건 아니었나.
“그 때는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저도 상당히 불안했었다. 제가 정무부지사 된 후 공식적인 자리에서 우 지사는 ‘이번에 정무부지사는 육지사람이 되고, 행정부지사는 제주도 사람으로 하려 했는데 거꾸로 됐다'는 이야기를 두어 번 하셨다. 권영철 행정부지사가 육지분으로 행자부부에서 내려왔었다.”

- 정무부지사는 정무직인데 아는 사람을 택하는 게 맞지 않나. 전혀 인연 없는  사람을 했다는 게…
“정무부지사는 그 전에 보면 4.3사업소, 공보실, 도의회, 언론 그 정도 맡았었다. 그런데 제가 할 때는 거기에 더해 국제자유도시와 1차산업 전반적인 업무도 맡았다. 그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원했기 때문에 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런데, 우 지사가 선거법 때문에 낙마하면서 재보선 선거에 나섰다. 대리인 측면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정책적 계승, 그리고 그 양반에 대한 한을 풀어주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경선에 나섰다. 결국 고배를 마셨지만...”

- 그 때 오재윤 현 제주개발공사 사장도 기획관리실장을 그만두고 경선에 나섰다. 둘 다 우근민 지사 사람으로 경쟁구도가 됐다. 결국 둘 다 떨어졌는데, 힘을 합쳤으면 어땠을까.
“둘이 힘을 합쳤으면 됐을 거다.”

-그런데 왜 못 합쳤나.
“우 지사 측근들이 처음엔 저를 지지하는 걸로 하다가, 어느 날 오재윤 사장이 나오더니 그쪽으로 확 기울어지더라. 상당히 불쾌했고 배신감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우 지사와 상의도 했었는데 가타부타 해라 말라 하지 않았다.”

- 왜 돌아섰다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김 전 부지사보다는 오 사장을 우 지사 사람으로 본 게 아닌가.
“오재윤 사장은 우 지사의 아주 오래된 핵심 측근이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측근들은 우 지사가 한 번쯤 건너뛰면 다음 선거에 다시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생각했고, 그런 면에서 보면 내가 되는 것보단 오 사장이 하는 게 더 편안하다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 그 때부터 우 지사와 서먹한 관계가 된 건가.
“서먹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가 모셨던 분인데 해마다 설날에 세배도 드리러 갔다. 그런데 2010년 도지사 선거에서 서로 갈리면서 다소 소원해졌다.”

 

   

- 신구범  전 지사가 이미 출마를 선었했다. 김태환 전 지사도 검토 중이다. 우 지사도 새누리당 입당으로 재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이미 정계를 은퇴했거나 할 것으로 알고 있었던 제주판 3김의 재등장이다. 어떤 느낌인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출마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주변에서 ‘당신들 시대적 소명이 끝났으니, 나이도 들었으니 그만해야 한다'고 한데 묶어 쳐 내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정말 능력이 있고 잘한다면 몇 번이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세대교체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젊기 때문에 해야 되고,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만 해야 되고 그건 아니다.”

- 세 분 능력이 출중하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런데 그 분들이 도지사를 맡은 지난 22년간 제주도민 삶의 질은 후퇴했다. 제주도민 평균 소득은 전국 최하위로 떨어졌고, 부채는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 결국 못하는 섬이 됐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제가 부지사로 2년 있으면서 느꼈던 것은 이게 민선시대 폐단이라고 생각했다. 후보 때는 제주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지만 당선되는 순간부터 표 관리를 잘해서 다음 선거에 또 당선되는 쪽으로만 관심을 갖다보니, 계속 하고 싶은 권력 욕심 때문에 중요하게 해야 할 일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됐다. 그러다보니 제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낙후되고 발전에서도 뒤쳐지게 됐다.”

- 그렇다면 결국 그 분들에게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맞다. 그분들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

- 그런데도 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건 어폐가 있지 않나.
“또 어떤 문제가 있냐 하면 지사가 바뀌면 정책 연결도 안된다. (전임 지사가 세운 정책이) 완전히 없었던 일이 되던지, 아주 규모를 축소시킨다던지 변색 또는 퇴색되다 보니...정책이란 게 승수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마이너스가 돼 버린다. 제주가 지금 안고 있는 문제는 어느 한 사람 문제가 아니다. 이제까지 쭉 해 오셨던 분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 지금 민생투어 하면서 많은 도민의 소리를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제주판 3김에 대한 도민들의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뭐라고 하나.
“가급적 민생탐방하면서 정치적인 얘기를 잘 안하려고 했다. 지역 현안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주민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미래비전이 제시하는데 주력했다. 다만 3김에 대해선 ‘아 이제랑 그만 허 주게. 이젠 바꿔 사 주게'하는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 세계 정치 경제 선진국을 보면 정치지도가 나이가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일본도 마찬가지다. 원로정치로 유명했던 중국도 이제 공산당 차원에서 70세가 되면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있다. 능력과 관계없이 젊은 역동성을 필요로 하는 시기다. 이른바 심리적 가이드라인이 있는 게 아니냐.
“제주도는 참 이상한 데가 있는 것 같다. 도민들이 제주판 3김에 대해 상당히 너그럽다. 바꿔야 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표 찍을 때는 그 분들에게 몰아준다. 이런 선거문화가 세 분이 돌아가면서 도지사를 하게 된 게 아닌가. 어쨌든 이번 기회에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노화돼 있는 지역에서 벗어나서 새롭고 역동성 있는 지역이 됐으면 한다.”

 

   

# 이번이 마지막. 안되면 후배들에 길 터줘야
  제주도민 ‘괸당정치.철새정치’에 관용...안된다 하면서 또 뽑아준 탓
  우근민 도정 3년6개월 점수 준다면?...“100점 만점에 65점”

- 김 전 부지사도 개인적으론 이번 도전이 세 번째다.
“맞다. 제주사회가 참 어렵다. 제가 가진 커리어나 경력 가지고 육지부에서 정치하려고 했으면 상당히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사회는 괸당문화가 아주 뿌리 깊게 박혀있고, 전현직 지사 프리미엄이 상당히 높다. 새로 출발해서 도전 하려는 신인들에게는 상당히 핸디캡이 있다.”

- 이번에 뜻을 이루면 좋겠지만 만약 안된다면, 다음에 또 나올 생각인가.
“우리 나이로 올해 59살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후배들이 크고 있고 길을 터줘야 한다. 만약 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도전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저도 47살에 부지사했고, 우 지사는 49살에 도지사를 했다. 다른 지역 도지사와 비교해서도 지금 제 나이가 적지 않다. 이번에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해야겠고, 만약 잘 안된다면 편안히 사는 길을 택하겠다. 65세까지 보장된 국립 제주대 교수직을 사표 냈다. 19년 근무하고 1년만 더 하면 평생 받게 될 연금도 포기하고 정치에 나선 것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제주도, 도민들을 위해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서 봉사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부지사도 해봤고 JDC이사장도 해 왔다. 공직으로서 그렇게 아쉬울 건 없다.”

- 각종 여론조사를 보니 아직은 중하위권이다. 많이 끌어올려야 하지 않나.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최근 많이 올라와 있다. 내부적으로 서울에 믿을만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자체 결과가 있는데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다. 아주 고무적이다. 지금까지는 제가 인지도 면에서 다른 분들에 비해 약한 게 사실이다. 시간이 갈수록 나아질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

- 최근 신구범 전 지사가 제안한 정책연석회의 참여 여부를 놓고 양 진영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캠프 논평도 한 차례씩 주고받았다.  어떻게 된 일인가.
“신구범 전 지사쪽 정경호 대변인이 중간에서 실수를 상당히 많이 한 것 같다. 신 전 지사야 고등학교 선배시고 평소 존경해 왔다. 신 전 지사께서 직접 전화로 연석회의를 제안했을 때 ‘좋습니다' 긍정적 대답을 했다. 그리고 ‘실무적으로 협의할 시간을 가집시다'라고 말했고 내용을 이메일로 주고받았다. 지금도 이메일을 전부 갖고 있다. 정경호 대변인이 우리측 대리인에게 질문서를 보내 답변서를 요구해서 검토한 결과  ‘사안이 민감하고 당 후보도 아닌 상태에서 시기적으로 너무 빠르다. 다음에 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캠프내에서 내려졌다. 그래서 정 대변인에게 ‘참석 못하겠다'는 답변서를 이메일로 보냈고, 정 대변인과 확인 전화도 했다. 그런데 이게 신 전 지사께 전달이 안된 모양이다.”

- 신 전 지사와 첫 통화에는 ‘좋다’고 한 후 실무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협의하는 유보하자자고 했다는 건데, 참석 못한다는 의사는 확실히 전달했나.
“신 지사 측에서 연석회의 보도자료 내보내기 하루 전 날 전달했다. 정경호 대변인에게 보냈고 정 대변인으로부터 ‘받았다’는 연락도 왔다. 그게 신 전 지사께 전달이 안됐을 거 같다는 느낌이 오더라. 내가 신 지사께 그 얘기를 하면서 확인해 보시라고 했더니 정 대변인이 우리 측 대리인에게 전화해서 ‘그래도 참석 하시죠’라고 다시 전화가 왔다. 그래서  ‘무슨 얘기냐 안하겠다고 분명히 이메일 보낸 자료를 갖고 있는데. 이제 와서 참석해라 말라 그건 말이 안된다’고 했더니 그 쪽에서 보도자료를 내면서 아주 명예 훼손적인 용어를 쓰길래 우리도 반박 보도 자료를 한 번 냈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 한국 정치도 그렇고 제주도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정당정치가 아직도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괸당정치가 정당정치를 억누르고 있다. 
“글쎄, 이게 민선 폐단이 아닌가. 다른 데도 있지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제주는 바닥이 좁다보니 쉽게 노출이 되는 거다. 다만 제주가 더 심한 이유는 ‘제주판 3김정치’가 20년을 독점해 왔다. 그들과 이어져 왔던 정치인들,  신세진 사람들, 관계된 사람이 많다 보니 괸당정치가 만들어졌다.”

- 괸당정치와 함께 철새정치가 유독 심하다. 제주에선 도지사나 후보들이 손바닥 뒤집듯 당을 바꾼다.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상상이 허용이 안 되는 모습이 제주에서 이뤄진다. 
“표현하자면 그게 철새정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도민들 스스로가 정당에 대한 개념, 뿌리가 상당히 약한 곳이 제주도인 것  같다. 어떤 인간관계나 괸당문화로 얽혀져 있으면 그 사람이 국회의원에 나오든 도지사선거에 나오든 마지못해 당원이 되거나 지지를 했다가, 또 그 사람이 그 당을 그만두게 되면 도민들도 다른 쪽(정당)으로 갈 수도 있고...그렇게 해서 성공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더라도 문제없이 도민들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런 괸당정치가 제주사회에 있는 게 아닌가.”

- 도민들이 단호하지 못하는 것, 혈연 지연 학연 연고를 받아주는 걸 정치인들이 자기 구도에 유리하게  이용한다?
“판단은 정치인 스스로가 한다. 당을 (이리저리 쉽게) 옮기는 것도 내다 다시 저 정당으로 가더라도 정말 나를 따르는 많은 도민들이 계속 나를 지지해 줄 것이다란 생각 때문에 가는 거다. 그랬던 경험이 과거에 있었기 때문에.”

- 결국 우리 도민들의 잘못된 선택이 정치의 악순환을 만들었다?
“네. 그렇게 보면 되요.”

- 김 전 부지사는 최근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행정체제개편분과위원회 자문위원에 위촉됐다. 어떤 일을 맡게 되나.
“국가 전체의 행정체제 개편 관련된 업무에 대해서 자문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보면 된다. 자문위원이라는 게 많지도 않지만 제주에서는 저 혼자 위촉 됐다. 앞으로 행정체제 개편이라든지 또 지방의 발전적인 차원에서 건의해야 될 시스템 이라든지 전반적인 것들을 많이 챙길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 거다.”

- 행정개편하면 제주가 제일 뜨겁다. 우 지사도 지난 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 부활도 얘기했고, 제주형 자치모델을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물론 최근엔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공약으로 한 적이 없다’면서 행정시장 직선제를 들고 나왔다. 
“자문위원 위촉장 받으면서 그런 얘기를 좀 했다. 제주도가 2006년 7월 1일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행정 계층구조 개편을 했는데 기형적인 두 개의 행정시와  읍면동이 있는 시스템으로 가게 됐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바람직한 게 행정시를 아예 없애거나, 아니면 2개 자치시로 가던지 하는 방안을 놓고 연구를 한다면 좋은 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개인적으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둘 중에 하나를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 자치시 2개가 있는 모델, 행정시를 아예 없애버리는 모델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해선 비판적인 것 같다. 지난번엔 행정시장 직선제를 ‘사생아적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행정시는 전임 지사가 만들었고 우 지사는 지난 선거 때 자치시로 부활하겠다고 공약했다.  임기 초에 의욕을 가지고 하려다가 중간에 보류시키고 임기 말에 가서 하려다 보니 모든 게 다 흐지부지 돼 버린 상황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행정시장에게 권한과 임기를 더 주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년 지방선거로 출범하는 차기 지방정부에다 넘겨야 한다. 그게 맞다.”

- 제주도정이 이제 마무리고 가고 있다. 지난 3년6개월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나.
“어려운 질문이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제주도 총체적 난국’이라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데, 제주도정이 상당히 어려운 난국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총평을 한다면 임기 초에는 80점이었지만 3년 6개월이 흐른 지금은 65점 수준이다.”

- 그렇게 점수를 주게 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65점이면 낙제를 겨우 면한 점수다.
“우 지사께서 2010년 취임 직후에는 굉장히 소신 있게 의욕을 가지고 뭔가 하려고 했던 걸로 듣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에도 사력을 다해 매진하지 않았나.  그런데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들 중 일부가 여론의 뭇매도 맞고 문제가 있는 걸로 부각되면서 추진동력을 조금씩 잃기 시작했다. 우 지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새누리당 입당한 것도 차기 선거에 출마하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인데, 결국 모든 정책을 내년 지방선거와 고려하다 보니 상당히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고 본다.  재선충 문제도 사전에 조기대응을 했으면 이렇게 많은 피해를 가져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중FTA도  준비해야 할 게 많은데 대응도 느린 것 같다. 도민들이 생각할 때 ‘우 지사님 3년 반 동안 획기적인 것 했다, 저 분이 지사니까 이런 일 했어’ 이런 걸 보여줄게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우 지사는 7대 자연경관을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는 이것도 중간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 뭐다 하면서 갑론을박이 돼 버렸다.”

- 편한 국립대 교수를 던지고, 세 번씩이나 도전하면서 보여 주고 싶은 김경택의 정치는 뭔가.
“저가 다음 지방정부에서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저를 도와준 몇몇 사람들만 편의를 봐주고 그 분들만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  65만 도민 모두가 행복한 그런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대학에서도 1차산업 연구를 많이 했지만 정무부지사를 하면서 국제자유도시 업무와 1차산업 문제를 많이 다뤘다. 이 분야에선 전문가다.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세계인들이 많지만  삼성 브랜드는 삼성이 일본 회사가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제주라는 브랜드도 세계 속의 브랜드로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작업들이 필요하다. 그렇게 될 때 세계인들이 제주를 찾고,  많은 투자들이 이뤄지고,  고급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이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 왔다. 정책설명회 자리에서도 발표했지만 2천만 관광객 시대를 대비하는 제주, 그 중 1천만명은 외국인이 되는 시대를 맞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하늘길로는 어렵다. 하늘길을 더 열려면 공항도 새로 짓고 인프라를 만들려면 10년 20년 어느 세월에 될지도 모르고, 예산이 얼마나 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읍면동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동서쪽에 크루즈항 건설을 제안했다. 서쪽은 중국과 가깝고, 동쪽은 러시아 일본과 가깝다...김경택의 정치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도민사랑'이다.'   

 

 

김경택 그는 누구인가?

<경력사항>

2013.11 ~                대통력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새누리당 제주도당 고문
                               제주미래사회연구원 이사장
2006.09 ~ 2009.02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2002                       제주도 정무부지사
1998                       제주대학교 교수

<학력사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박사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고려대학교 농학과 학사
오현고등학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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