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 "지지도 1등  여론조사도 있다"

지난 2010년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패한 그가 눈을 돌린 건 ‘제주 알기’였다. 대학에 들어가며 고향을 떠난 지 40년만에 도지사가 되겠다고 내려온 그를 ‘그래 잘 왔다’고 선뜻 안아 줄 제주정서가 아니란 걸 그가 모른 건 아니었다. 한겨레신문 사장으로 중앙정계에 나름 이름을 날렸지만, 40년간 동네 일을 전혀 안 돌아본 그를 도민들이 안다는 게 무리였기에 그의 첫 도전 실패는 ‘고향 떠난 40년’에 값비싼 교훈이었다.

모르는 건 도민만이 아니었다. 고희범 자신도 제주를 너무 몰랐다. 항상 제주를 생각했고, 제주와 관련된 일이라면 빠지지 않았다고 자부했지만 선거판을 뛰어보니 자신이 아는 제주는 겉모습뿐이었다. 고향의 속살, 도민의 생각, 생활상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선거 다음날 그렇게 집을 떠나 제주를 돌기시작한지 이제 3년6개월. ‘정치’가 어색했던 그도 이젠 연륜이 쌓였다.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을 맡으면서 현실 정치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테크닉도 익혔다. 선술집이나 행사장을 돌면 악수를 청하는 도민들도 늘었다. 4년 전 고희범이 아니었다.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을 <제주의소리>가 만났다. 고 위원장은 “한동주 게이트 본질은 제주도지사가 공무원을 넘어 이제는 제주도민 전체를 줄 세우기 하려다 터진 사건”이라면서 “부끄럽지만 터질게 터졌다. 제주미래를 위해 잘 터졌다”고 비판했다.

고 위원장은 “그동안 우근민 지사의 인사에 대해 언론의 긍정적 보도를 단 한 차례도 본 적이 없다. 한동주 시장 임명 때도 동문들을 선거에 활용하는 것으로 약속하고 간다는 말이 파다했다”면서 “우근민 지사와 한 전 지사의 내면적 거래는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의 직접적인 수사를 압박했다.

고 위원장은 “제주도민 삶의 질이 나아지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면서 선거 조기과열이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내년 1월말쯤 가서 도당위원장직을 내려 놓고 공식 선거전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이른바 ‘제주판 3김’ 중 “신구범 전 지사만큼 비전과 열정이 있는 분은 없다”며 향후 연대를 위한 사전 포석을 깔면서도 “다만 도민사회를 화합시키는데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또 안철수 신당에 대해선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반작용이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안철수 새정치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면 상황은 바뀔 것”이라고 견제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 전략과 관련 “연대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단일후보를 내기 위해 (지역구를) 나눠먹기식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고희범 도당위원장과 인터뷰 전문

 


# 공복 공무원을 도지사 사익 위한 사병화
  공직사회 넘어 도민전체 줄 세우려다 사건 터져
  한동주 임명 ‘거래설’ 파다...몸통은 결국 우근민

- 한동주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서귀포시장 직무실과 한 전 시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뭔가
“그동안 공무원 줄 세우기가 심각한 문제였다. 또 그런 내면적 거래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공공연한 비밀로 나돌던 이야기가 당사자 입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충격적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터질 게 터졌다. 제주 미래를 위해 잘 터졌다.”

- 공무원 줄 세우기가 너무 노골적이다. 사회전반을 줄 세우려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맞다. 공무원사회는 제주에서 상당히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집단이다. 그들이 도민을 위해 일할 기회를 빼앗고 도지사 사익을 위해 사병화(私兵化) 하는데만 골몰해 왔다. 그런데 이제는 공무원 줄세우기에 그치지 않고 도민 줄 세우기로 번져가고 있음을 이번 사건은 보여줬다. 제주는 인구가 적고 도세도 약하다. 도민역량을 하나로 모아도 모자랄 판에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공무원-도민사회 줄세우기는 이번 일을 계기로 근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도 우파-김파-신파로 사람들을 분류하고 능력이 있어도 다른 진영이라고 배척한다. 중앙부처 파견공무원만 해도 인적네트워크를 동원해 중앙정부가 돌아가는 상황이나 예산 정보를 파악하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의욕 넘치는 공무원을 보내야 하는데 마치 귀양 보내듯 하니 상당히 안타깝다.”

- 공무원 줄세우기-사병화, 그리고 은밀한 거래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했는데, 이런 불법이나 잘못을 눈감고 묵인하는 제주사회의 잘못된 공동체 시각도 문제가 아닌가.
“제주사회가 워낙 좁다보니 모든 사람들이 관계로 얽혀있고 혈연, 학연, 지연, 친목, 자생단체 등 온갖 모임으로 얽혀있다 보니 그런 걸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쉽지가 않은 거다. 깨놓고 이야기하는 걸 조심스러워 한다.  이게 이번 사건을 가능하게 하는 온상이 되기도 한다.”

- 한동주 전 시장은 동문회 자리에서  ‘10개월짜리 시장’이라는 수근거림 때문에 감정적으로 지어낸 말이라고 했다. 또 언론의 자의적 추측성 해석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저를 처벌해주시고 앞으로 제주도 공무원 사회가 줄 세우기를 하지 않는 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마지막 희생양으로 삼아주십시오.’라고 하는 것이 도민들에게 취하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었나 싶다.”

- 민주당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동주는 깃털, 몸통은 우근민 지사로 지목했다. 근거가 뭔가.
“한 전 시장은 동문회 자리에서 ‘내가 되면, 너 서귀포시장 더 해라’ 그 이야기를 내면적 거래라고 표현 했던데 능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간의 정황을 보면 우근민 지사가 한 인사마다 문제가 되곤 했다. ‘이번엔 탕평 인사를 했다, 이번 인사는 능력 있는 사람들을 중요한 위치에 앉혔다’는 언론 평가를 받은 게 단 한 번도 없었다. 매번 선거 공신을 세웠다는 보도만 있어왔다.  한동주 서귀포시장 임명할 때도 항간엔 ‘○○○○동문들을 선거에 활용하는 것으로 약속하고 간다’는 말이 파다했다. 시장의 잦은 교체로 안정성을 담보 받지도 못하고 그러면서 시민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했던 문제의 한 원인이다. 그래서 한쪽의 당사자인 한동주 전 시장이 이야기한 내면적 거래는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거다.”

- 그럼 결국 검찰 수사가 우근민 지사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민주당은 이미 우근민 지사도 고발했다. 당사자인 한쪽에서 나온 이야기였기에 그동안의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사실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공직선거법상 매수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그 혐의로 고발 했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 도당위원장 내년 1월말쯤 사퇴
   조기과열 바람직 않아, 새누리당 조기과열로 망신살
   민주당 지지도 하락, 새누리당-보수언론 매도 때문

 -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준비 잘 되고 있나.
“제주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도지사뿐만 아니라 도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이겨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졌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는 정말 중요하다.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남북화해 등 지금까지 당이 계속 추구해왔던 가치이자 지난 10년 민주정부가 보여줬던 것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졌다. 그래서 더욱 절실하다. 제주도민 삶의 질이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도지사와 도의원선거 모두에서 이겨야 한다. 다수당이 되도록 해야 한다.”

- 민주당은 도의회에서 지금도 다수당이지 않는가. 그럼 어느 정도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도의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답답해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도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도 하고 잘못된 관행을 고치라고 야단도 치고 호통도 치지만 집행부가 집행을 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재선충 문제도 의회에서 끊임없이 지적했지만 제주도정은 왜곡 축소하기 바빴다. 결국 산림청장이 이야기하고 나서야 움직였다. 한-중FTA, 중국자본 문제 등 도민들이 걱정하는 문제가 얼마나 많은가. 우근민 도정이 답을 내 놔야 하는데, 도의회에서 지적하는 것마저도 하지 않으니 도정을 바꾸는 수밖엔 없다.”

- 고 위원장도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도당위원장을 내려 놔야 선수로 나서는데 언제 도당위원장을 그만 둘 계획인가.
“당헌당규엔 선거에 출마하려는 도당위원장은 120일전에 사퇴하도록 돼있다. 2월 초쯤이다. 그 전에 다음 도당위원장 문제나, 지방선거기획단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차질 없이 치르도록 잘 챙겨 놓는 게 중요한다. 법정 시한까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위원장직을 사퇴를 할 생각이다.”

- 지금 말한 일은 차기 도당위원장이 챙겨야 할 할 몫이 아닌가. 그럼 그 전까지는 선수와 감독을 함께 맡겠다는 건데,
“선거에 출마할 사람이 도당위원장을 계속 맡고 있으면서 경선을 하면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당헌당규가 정한 120일 전이면 2월 4일인데 1월 말에 사퇴한다고 해도 경선에 방해가 된다거나 선거 준비의 차질이 생길 염려는 없다.”

- 그렇게 시간을 끌다보니 도민들 눈에는 민주당 후보로 누가 나설 건지 알지 못한다. 문제 있는 판단 아닌가. 
“민주당에 아직 후보가 없다고 해서 도민들이 혼란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조기에 세몰이 입당하면서 말썽을 일으켜 도민들에게 불편함도 안겨드렸다. 선거가 조기에 가열되는 것은 제주도의 현안을 풀어 가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당장 해결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일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 지나치게 개인적인 유불리를 따지는 모양새다. 후보는 개인적 문제여서 그렇다 해도 도당위원장 직분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그거야 그 직을 수행하는 사람이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자기 선거나 챙기고 순수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도당위원장 역할은 제주사회에 민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노력, 이것은 나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당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 도의원 선거를 나설 좋은 인재를 구하는 일은 어떤가. 새로운 얼굴들이 있나.

 
“오늘도 좋은 분을 만나고 왔다. 후보로 나서겠다는 분들도 계속 있고, 인재영입 차원에서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으니 함께 해 나가겠다.”

- 민주당 인기가 썩 좋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가 상당히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왜 이렇다고 보나.
“지지도가 낮은 건 분명한데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이 이해 해주실 거라 믿는다. 그 이유는 정치라는 게 대화와 타협 조정하면서 나가는 건데 이게 딱 막혀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고, 민주당은 대선 국면에서 빠져나와 민생을 다뤄야 하는데 빠져 나오질 못하고 있다. 대선 불복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해서 국가 기반을 흔들어놓은 문제를 그냥 지나가선 나라의 존립이 위태롭기 때문에 민주당이 나서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마치 계속 정쟁을 벌이는 것처럼 국민들이 이해하게 돼 버렸다. 종편을 비롯해 이미 권력에 장악된 언론, 지상파 방송까지 일방적으로 민주당을 매도하고 있어 당 지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들이 정체를 알기 시작한다.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국민들도 알기 시작했기 때문에 점차 나아져 갈 것이다.”

- 새누리당과 권력에 장악된 언론 때문에 민주당 지지도가 낮아졌다? 국민들이 정말 그런 이유 때문에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다고 보나.
“민주당이 정쟁에만 빠져있고 했던 이야기만 또 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정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야당의 존재감이 없어진 거다. 그렇다고 우리 잘못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도 처음에 잘못 짚은 게 있다. NLL문제서부터 아젠다 설정을 잘못 잡은 측면이 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갔다던가, 장외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국민들 정서에 맞지 않는 전략들이 구사되고, 공안정국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야당이 맞냐는 비난도 받았다. 그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지지도를 떨어뜨리게 됐다.”

 # 고희범 지지도? 1등으로도 나온다
   독재 카리스마? 나에겐 없다...21세기 리더십은 소통과 협치
   ‘좌파인줄 알았는데 왼쪽 아니더라’ 이야기가 대부분
 

- 고희범 위원장 개인적 지지도 어떤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오는데. 대체적으로 중간그룹으로 분류한다. 동의하나.
“며칠 전 모 여론 조사에선 1등으로도 나왔다. 지금이야 후보군 구도가 짜이지 않은 상태여서 크게 의미를 두기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고희범을 생각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민주당 지지그룹에서 고 위원장에게 ‘뭔가 부족하다’고 한다. 그게 뭔지 아나.
“그런 이야기 듣는다. ‘조직도 없고, 돈도 없지 않나. 카리스마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다. 있을 만큼 있다. 카리스마와 관련해서는 과거 강하게 밀어붙이는 독재스타일 카리스마가 과연 21세기에 합당한지 의문이다. 과거 토목, 건설, 개발로 상징되는 성장위주의 시대와 달리, 환경 복지 문화 교육 이런 것들이 21세기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따르라는 지휘, 지시, 통치 리더십과는 달리 21세기 리더십은 소통, 협치 이런 것이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 고 위원장 스스로가 이런 건 보완됐다면 좋았을 텐데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기억력’이다. 한번만 보고도 기억할 수 있는, 행사장에서 한번 만난 후 또 만나면 기억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또 제 자세가 좀 구부정하다. 추워 보이고 없어 보인다고 하는데 좀 당당하고 어떨 땐 위압적이기도 한 모습을 생각도 한다. 그러면서 한 편으론 겸손하고 잘난 척하지 않는 자세가 몸에 뱄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본인의 정치 스펙트럼은 좌와 우, 중도 어디쯤에 있다고 생각하나.
“중도에서 약간 좌 쪽을 포괄한다.”

- 혹시 주변에서 ‘고희범 봤더니 좌파더라’하는 이야기 때문에 약간 오른쪽을 보려고 하는 일은 없는지. 
“아니다. 정반대 이야기를 듣는다. ‘만나보니 좌파더라’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저 사람 만나보니 이해 폭도 넓고, 부드럽고, 경청할 줄 알고 한겨레신문 사장을 했다고 해서 왼쪽인줄 알았는데 왼쪽이 아니더라, 기업에 대한 이해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때문에 사람들을 많이 만날 필요가 있구나 한다.”

- 자신의 정치 스펙트럼에서 보완해야 하겠다는 정책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저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이해를 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도지사를 지내신 분들과는 같지가 않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해묵은 논쟁을 다시 꺼낼 이유는 없지만 지킬 것은 확실히 지키고 개발할 것은 개발해야한다. 유네스코 3관왕을 차지했기에, 자연환경이 아름답기에 지켜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미래 가치이고, 세계가 주목하고 부러워하는 가치이기에, 저것으로 우리가 먹고 살고 후손이 먹고 살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에 지키자고 말하는거다. 곶자왈 오름 올레 걷기 위해 오지 누가 노형 60층 빌딩을 보기 위해 제주에 오냐. 제주가 가진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이유는 먹고 살기 위해서다.”

 # 안철수 신당, 보여준 게 없다. 실체 드러나면 실망
   연대 하겠지만 ‘지역구 나눠먹기’ 안 할 것
   ‘제주3김’ 중 그래도 신구범만 한 인물 없다

 
-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여론조사 지지도를 보면 민주당보다 훨씬 앞선다.
“제주도에선 아직 지지도가 높지 않다. 도민들의 정치 수준이 낮지 않기 때문에 제주도민들이 보고 있는 것이 오히려 전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안철수 신당 영향은 제주만 아니다.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도 민주당보다 지지도가 훨씬 앞선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반작용으로 드러나는 거지만 안철수의 새정치에 대해 국민들은 확인한 것이 없다. 실체를 모르는 거다. 이야기 할듯하면서 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찾던 차에 새 정치라고 해서 나오니까 기대를 거는 것이다. 지지도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사람이 나오고 후보가 가시화되고 정강정책이 드러나야 국민이 판단하는 거다. 실체가 드러나면 엄청나게 가변적인 것이어서 지금 지지도를 가지고 내년 지방선거를 가늠하는 잣대로 삼기엔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 표란 게 좋아 하는 세력에게 주지만 덜 미운 쪽을 밀어주는 경향이 있다. 고 위원장 판단처럼 민주당 잘못은 없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가 잘못 했고, 안철수 신당도 막연하다...너무 현실을 안이 하게 보는 게 아닌가.
“아직도 안철수 현상이라고 보이는데, 나조차 실체를 알 수 없어서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물론 민주당이 제대로 싸움도 못하고 그렇다고 국민들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지도 않고...그런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부족함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안철수 신당에 가는 것인데 실체가 드러나야 정확한 판단을 할 것이고 지금까지 상황을 미루어보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 안철수 신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도지사와 도의원 후보를 낼 방침이라고 한다. 구체적 인물아 아직은 없지만 야권이 분열되면 서로 힘들 게 아니냐는 분석이 주류다. 연대 전략은 있는지.
“연대가 가능해야 한다. 길을 찾아야한다. 다만 단일후보를 내기 위해 나눠먹기로 도민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제주 미래를 위해서 정책적으로 연대하면서 협조하고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다.”

- 고 위원장이 보는 내년 지방선거 이슈는 뭔가.
“시대 교체가 최고의 화두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관광만 해도 하와이는 8백만인데, 제주엔 1천만 명이 온다. 그런데 7백50만명이 온 2009년 제주 관광수입은 3조4천억이었다. 반면 하와이는 제주보다 적게 오지만 12조원을 넘었다. 이게 문제다. 이젠 정책을 바꿔야 한다. 숫자에만 매몰돼 제주를 싸구려로 팔아서는 안 된다. 21세기 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이다. 결국 ‘시대 교체’가 최고의 화두다.”

- 우근민 지사와 신구범 전 지사가 사실상 출마 선언했다. 김태환 전 지사도 정중동이다. 이미 은퇴했거나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던 분들이 재등장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거나 후진을 양성하는 일에 몰두해야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물리적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미래 비전이나 시대정신에 대한 투철한 이해, 뜻과 정열 의지가 중요하고 본다. 그런 면에서 신구범 전 지사가 좀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세 분 가운데 신 전 지사가 끊임없이 현안에 대한 고민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누가 그렇게 하나. 세 분 중엔 그 분밖에 없다. ‘한중FTA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삼아야한다, 친환경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는 신 전 지사 말에 동의한다. 그분과 딱 하나 다른 건 카지노 문제다. 제주도의 미래와 관련해서 방향이 분명하고 그것에 대한 적절한 대한을 제시하고 그런 노력을 볼 때 3김으로 몰아쳐서 퇴진하라는 좀 억울하게 들릴 수 있겠다.”

- 신 전 지사에 대한 극찬이다. 향후 연대 또는 고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염두에 둔 립 서비스로 들린다. 그럼 신 전 지사 출마에 동의하나.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대의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겠는가 하는 거다. 또 하나, 도민사회가 공직사회를 포함해서 화합으로 나가야하는데 이 세 분 어느 누구도 그것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분류하고 분류 당해온 책임이 있다. 신 전 지사가 굳이 출마해도 상관없다.”

- 이 세 분은 믿을만한 후배가 있다면  자신들도 나서지 싶은 않은데, 그럴 후배가 없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라고 한다.
“후배들에게 기회는 줘 봤는가. 어느 날 하늘에서 구세주가 나타나듯이 완벽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부족하고 많이 연마할 것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후보들로 거론되는 다음 세대 사람들이 제주도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심성은 어떤지, 뒷주머니 찰 녀석인지, 미래비전이나 실행력이 있느냐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한 번도 실험해본 적이 없으니 그걸로 심판을 받는 것이다. 그렇다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나오지 말라는 말도 아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도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다.”

 

   

 # 제주, 미래가치가 가득한 보물섬
   도지사가 제주땅 싸구려로 팔고, 소나무 죽어도 외면...
   ‘유니버설 디자인’ 모두가 행복한 제주로 만들겠다

   
- 자서전을 내는 것으로 안다. 오는 21일 출판기념회가 예정돼 있는데, 언제 부터 준비했나.
“2010년 7월부터 제주탐방을 진행했다. 제주 곳곳을 찾아다니며 전문가 이야기도 들으며 틈틈이 쓰다 보니 한 권의 책이 됐다.”

- 직접 다 본인 글인가. 아님 누가 어느 정도는 대필해 줬다든가...
“100% 내 저술이다” 

- 책 제목이 ‘고희범의 제주 깊이 보기- 이것이 제주다’. 고 위원장이 깊이 본 제주는 어떤가. 
“제주도의 현실과 관련해서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어마어마한 미래가치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가 가치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우리 것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한다는 전제 위에서 미래 비전을 만들 수 있을 것 아닌가. 미래 비전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아서 지금 우리가 이 모양이 아닌가. OECD 1등 자살율, 전국 6위, 범죄 발생률이 계속 늘고 있고 건강지수도 12위로 최악이고 도민이 행복하지 않다. 우리에게 꿈이 있다면 삶의 자세도 달라지고 행복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하자는 게 이 책의 요지다.”

- ‘이게 제주다’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미래가치로 가득한 보물섬’이다.”

- 그럼 고 위원장이 보는 제주의 가치, 이 보물섬은 지금 어디쯤 와 있나.
“지금은 이대로 가면 다른 사람들이 ‘아 저 아까운걸...’ ‘아까운 줄 모르고 마구 부셔서 나라도 가서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상황이다. 보물섬이 부서지고 있다. 나는 도민들이 그걸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지켜야할 것들이기 때문에 지켜야한다고 말이다. 싸구려로 팔려나가고 마구 부서지고 있는 걸 지키려는 거다.”

- 보물섬 제주가 싸구려로 팔리고 부서지고 있다? 왜 이렇게 되고 있나. 원인이 뭔가.
“미래 비전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다. 지도자들이 그걸 제시하지 못해서 그렇다. 도지사가 앞장서서 싸구려로 땅을 팔고 있다. 소나무가 죽어 가는데도 눈 가리고 있지 않는가.”

- 그럼 고희범이 꿈꾸는, 만들고 싶은 정치는 뭔가.
“사실 데모하기 싫어서 정치를 하는 건데...제주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분노와 슬픔, 하늘에다 대고 주먹질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기에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는 양날의 칼이라고 한다. 상대를 칠 수 있고 자신을 칠 수도 있다. 그러나 선한 목적을 가지고 정치라는 수단을 통해서 목적을 이루는 것인데, 제가 꾸는 꿈은 도민이 행복하고 밖에 사는 사람들이 치유 받고, 밖에 살던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살고 싶은 땅이 되는 것이다. 내가 그리는 그림은 제주를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만드는 거다. 약자들-노인, 임산부, 여성, 어린이, 장애인-도 똑같이 우리 사회를 살아가고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제주 사회 전체를 만들고 싶다. 그런 디자인 위에 제주도를 세우면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겠느냐. 약자가 편하면 모두가 편해진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거다.”

- 시기도 시기인 만큼 출판기념회를 겸한 출정식이 되겠다.
“출판기념회다. 와 주시면 고마운 일이다. 다만 정통적 방식의 출판기념회는 아니다. 내가 워낙 재미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출판기념회도 조금 재미있게 해 보려고 한다.”

 

 

고희범 그는 누구인가?

<경력사항>

                               민주통합당 제주도당 위원장
                               전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사장
2009.10 ~               제주포럼C 대표
2006.11 ~ 2009.03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
                               제주4.3진상규명 명예회복추진 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
2007.05 ~ 2009.08 제주금융포럼 회장
2006.01 ~ 2008.01 제주4.3진상규명 명예회복추진 범국민위원회 이사장
1995.02 ~ 1997.05 제주사회문제협의회 회장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편집국장

<학력사항>

1982 ~ 1985  한신대학교신학대학원 신학 석사
1969 ~ 1973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태리어학 학사
1966 ~ 1969  오현고등학교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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