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신구범 향해 "도민 요구 받아들여 불출마 결단 동참해 달라" 촉구

▲ 김태환 전 지사가 10일 기자회견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태환 전 제주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른바 '제주판 3김'의 일원인 김 전 지사는 대신 '세대교체의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10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지방선거에 도지사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우근민.신구범 현.전 지사를 향해서도 "지금의 정치 행보를 접고 세대교체란 시대적 소명과 도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불출마 결단에 동참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김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우 지사를 향해 '노욕' '부적절한 처신' 등의 표현을 쓰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향후 4년 제주도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직 도지사가 민생은 외면한 채 차기 선거에 올인하면서 제주사회는 끝모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김태환 전 지사가 10일 기자회견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지사가 기자회견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그는 "현직 지사는 지난 선거에서 '차기 불출마'를 도민에게 약속하고 당선됐지만 최근 약속을 저버리고 무더기 거짓입당 등으로 전국에 부끄러운 화제를 몰고 오더니 급기야 현대판 매관매직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유발했다"며 "덩달아 도정의 실책으로 빚어진 재선충 사태는 잇달아 귀중한 목숨을 희생시키는 등 도무지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이런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는 것은 일찍 점화된 선거분위기에 문제가 있다"며 "특히 그 중심에는 현직 도지사의 부적절한 처신과 노욕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8월말 출판기념회에서 제주사회의 세대교체, 사회통합, 특별자치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전현직 지사 3명의 공동 불출마를 제안한 바 있다"며 "그 제안 이후 3개월을 기다렸지만 도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김 전 지사는 "저부터 오늘 내년 도지사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자 한다"며 "아울러 다른 분들도 지금의 정치행보를 접고 세대교체란 시대적 소명과 도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불출마 결단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도 김 전 지사는 분명하게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세계를 주도하는 미국이나 중국의 예를 보더라도 40대에 대통령이 된 오바마와 역동적인 시진핑 주석으로의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안희정 충남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등 젊고 역동적인 지도자들이 변화를 선도하고, 염홍철 대전시장은 불출마로 '비움의 미학'으로 주변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 무더기 입당 사태에 대해 '나와 무관하다'고 하는 현직 지사의 변명은 누구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당당하게 '매관매직의 내면거래' 운운했다는 서귀포시장 파문을 앞에 두고 '정치적 중립 훼손 행위는 엄중 처벌한다'고 해봐야 금이 간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는 "현역 제주지사는 사태의 심각성을 헤아려 민심과의 역주행을 멈추기 바란다"며 "사법기관의 수사와 관계없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우 지사를 압박했다.

김 전 지사는 "남은 재임기간 동안 산적한 민생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정에만 전념하기를 기대한다"며 "도민기대와 요구에도 민심과 천심을 저버리고 오로지 도지사 선거에만 몰두한다면 제주의 자존을 살리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도민들과 연대해서 세대교체의 불길을 확산시키는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뜻을 밝힌다"고 '반(反) 우근민 전선'에 앞장설 것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전 지사는 "한때 제주도정을 책임졌던 제가 이런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편치 않다"며 "도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저의 충정을 십분 이해해 달라고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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