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회계법인 3곳 압수수색…회계장부 확보
지방선거 직전 소환,선거구도 영향·정가 귀추 주목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지난달 말 삼성그룹 관련 회계법인 3곳을 압수수색, 에버랜드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회계자료를 확보해 분석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검찰은 회계자료 분석이 마무리되면 이건희 삼성 회장, 홍석현 전 주미대사 등 오너 일가와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당시 비서실장) 등 핵심 피고발인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회계분석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3∼4월쯤 이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특히 검찰이 이 회장 일가와 현명관 회장 소환시기를 잡고 있는 3~4월은 차지 도지사 선거에 나서려는 현 회장 입장에서는 당내 경선 또는 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시기라는 점에서 차기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현 회장이 정당선택을 미루고 있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마저 나오고 있어 지방정가가 예의 주의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하순 삼성그룹의 회계를 담당했던 회계법인 사무실 3곳을 압수수색,회계자료가 담긴 CD 10여개와 상자 20여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한 자료에는 1996년 CB 발행 당시 에버랜드의 주주 계열사뿐 아니라 삼성그룹의 다른 주력 계열사의 자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다 가져왔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대검으로부터 회계분석팀을 지원받아 에버랜드 CB가 발행됐던 1996년 전후 시기 계열사들의 재정실태 등을 분석중이며, 이 분석이 끝나는 데로 삼성그룹 패밀리에 대해 소환조사를 할 방침이다.

검찰은 참여연대로부터 고발된 이건희 회장 일가와 현명관 회장 등 33명 중에서 핵심관계자 20여명을 소환해 조사했으나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또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 비서실을 비롯해 실무자와 참고인 40여명 조사를 마친 상태이다.  검찰은 1996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 등 남매가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인수할 때 삼성 비서실 실무진이 일부 관여했다는 진술도 확보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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