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김방훈 전 제주시장 “이미 밀리고 있는데...우근민 지사 경쟁력 없다”

김방훈 전 제주시장. 운으로 친자면 그의 만큼 관운(官運)을 타고난 사람도 드물다. 9급으로 출발해 토목직 공무원의 꽃인 도시건설국장을 지냈다. 그리고 행정직이 독점해 온 제주시 부시장과 제주도 자치행정국장을 잇따라 맡았다. 한발 더 나아가 제주시장에 발탁되면서 ‘토목직 시장’ 신화를 썼다. 김태환 제주도지사 시절 그는 ‘황황’ 날았다. 

김 전 지사 퇴진과 함께 그도 멈췄다. 주변에선 운이 다했다고 했다. 우근민 지사 시대가 열리며 ‘전임 사람’으로 분류된 그는 제주발전연구원 도정 연구관으로 밀렸다. 이곳에서 공직을 마감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얼마 후 우 지사 부름으로 기획관리실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역시! 김방훈’이란 말을 낳았다. ‘관운’이 아닌 뭔가 있었다. 우 지사가 그를 발탁한 배경엔 ‘원만한 대인관계와 뛰어난 조직 장악력’ 때문이라 후문이 뒤를 이었다. 2012년 9월 명퇴를 신청하자 우 지사가 ‘남아 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그는 퇴임 보름만에 대선 두 달 앞둔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속전속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주역이 됐다. 그리고 ‘제주도지사’란 준비했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방훈 전 제주시장은 ‘세대교체’ 깃발을 들어 이른바 제주판 3김으로 불리는 ‘우근민-신구범-김태환’과 대척점을 만들었다. 3김 대안 또는 반3김 표를 모으는 전략이 주효했을까, 그는 정가의 관측보다 빠르게 인지도와 지지도를 끌어올렸다. 12월16일 제주경제신문 여론조사에선 단순지지도에서 김우남 의원(19.5%), 우근민 지사(17.6%)에 이어 세 번째(14.3%)로 이름을 올렸다. 단순지지도는 적극적인 지지층을 의미한다.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에선 20.0%로 우근민 지사(30.1%)와 2강구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와 가상대결 구도에선 우 지사 보다 더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그에게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자신의 큰 정치적 자산인 ‘한림-한림고’를 넘어서는 게 관건이다. 정치판에선 자산이 때론 벽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외연을 확장시키느냐가 그의 정치력이자 경쟁력이다.

그는 16일 <제주의소리>와 인터뷰에서 “4년짜리 막차를 타면 우리 미래는 없다. 우리 미래를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지도자와 미래를 함께 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을 꺼냈다. 당내 경쟁상대인 우근민 지사를 ‘막차’로 표현했다. 막차는 목적지는 종점, 거기에 가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이미 상대당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밀리고 있지 않느냐”는 말로 우 지사가 본선 경쟁력이 없음을 지적했다.

김 전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는 어쩔 수 없이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전국적으로 이겨야 하는데 박 대통령이 내세운 ‘4대악’에 거스르는 흠결 있는 후보를 내세우면 그 결과는 뻔 한 게 아니냐. 세대교제가 이번 선거의 화두인데 어떻게 이길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토목직 한계론’에 대해 “도시행정은 인구 문화 주택 산업별 변화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세울 수 없다. 도시계획만큼 종합행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치행정국장, 제주시장, 기획관리실장으로 충분한 경험도 쌓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 사건에 대해 “매관매직이다. 충격적인 사건이다”라면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미리 터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읍면동장까지 줄 세우려 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지금까지는 선거에서 줄 잘서면 관례대로 승진하고, 줄을 잘못서면 숨 죽여 살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공무원 줄세우기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대교체와 관련해선 “세 분 다 제주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이제는 뒤로 물러서야 할 때”라면서 “원로로서 제주발전을 위해 자문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방훈 전 제주시장 인터뷰 전문

 

▲ 내년 제주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낸 새누리당 김방훈 전 제주시장. 그는 당내 경쟁상대인 우근민 지사를 향해 "4년짜리 막차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 제주의소리

  # 도민들이 새로운 변화, 열정적 지도자 원하더라
    전현직 지사, 원로로서 제주발전 자문해 주면 좋겠는데...   
    김태환 지사 찾아뵙고 도움 요청할 것

       
- 꽤 일찍 선거운동을 시작한 편이다. 많이 돌아다니는 건으로 안다. 도민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지난해 9월28일 명예퇴직하고, 14일 후 새누리당에 입당했으니 일찍 시작한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 총괄위원장을 맡아 도민과 당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새로운 변화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열정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거나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제, 사회 갈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변화의 시기가 오고 있다고 깨달았다.”

- 퇴임하자마자 정치를 시작했는데 그 이전부터 출마는 생각했나.
“재임시절 고위직 선배나 동료 실국장들 사이에서 ‘현 지사 이후 제주를 위해 일할 사람들이 누구냐’ 이런 이야기가 오고갈 때마다 생각해 왔던 게 있다. 기술직으로 행정과 기술을 넘나들며 40여년 공직 생활을 해왔다. 평가도 좋았고 무난한 공직 생활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을 하게 됐다.”

- 그럼 현직에 있을 때부터인가.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결심을 하게 된 건 대통령 선거과정을 거치면서다. 읍면동 민생 탐방 다니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지방선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어떻게 할 거냐. 나오지 않냐’고 제게 되물었다. 도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이야기를 들은 끝에 결심하게 됐다.”

- 어느 정도 가능성을 타진한 다음 결정을 하는데. 인지도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40여년 공직생활 하면서 청년회, 부녀회, 노인회 등 자치위원회와 교감을 수시로 가져왔기에 여론에 대한 부분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게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제주시부터 도청, 남제주군, 서귀포시청을 거친 다양한 경험도 도움이 됐다.”

- 출마선언과 함께 제주판 3김 퇴진론 깃발을 들었다. 고인 물은 썩는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그 분들이 지금껏 제주도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왔던 노력은 인정한다. 존경도 보낸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이제는 그 분들이 제주 원로로, 예를 들면 원로자문회의 같은 기구에서 제주가 나가야 할 방향을 지도해 주고 조언해 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그 주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세대에 맞는 리더십을 구축하자는 게 많은 도민들의 바람이었다.”

- 세 분을 평가해 보면 어떤가. 왜 교체하자는 건가. 두 분은 동의하지 않는다. 
“제 경험으로 보면 우근민 지사는 리더십과 친화력이 있다. 김태환 전 지사는 특별자치도 탄생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신구범 전 지사는 창조적인 지도자였다. 그러나 그들의 갈등에 도민들이 많은 걱정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갈등 피해는 도민들 몫이 됐다. ‘20여년 이제는 지루하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짜증난다’는 표현이 알맞을 정도로 세대교체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 공직사회 갈등이 대표적이다. 그로인한 사회적비용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7000여 공무원 전부는 아니지만 고위직 공무원 대부분은 자의든 타의든 편이 갈라져 있다. 누구는 우근민, 누구는 신구범, 또 저 사람은 김태환 사람이라며 편을 가르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에게서 창의적인 업무가 나올 수 없다. 아무리 일을 잘 해 봐야 줄 잘못서면 소용없다는 생각 때문에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 의욕 상실이다. 이래선 제주도의 미래가 없다.”

- 김태환 지사는 불출마 선언했다. 그 이후 두 분이 만난 적은 없나.
“김 전 지사께서 후배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할 여건과 기회를 주신다는 부분은 바람직하다. 앞으로 본받아야할 일이다. 공적인 만남은 아니고 최근 사적인 자리에서 뵌 적이 있다.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못했고, 인사드리고 조만간 만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올렸다.  그 분의 자문을 얻으면서 가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김 전 시장은 김태환 지사 시절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새누리당 예비후보 중에선 가장 가깝다. 당내 경선 등 김 지사 도움이 절실한데. 
“김 전 지사의 지도를 받고 싶은 심정이다. 솔직히 말하면 도움을 받고 싶다. 김 전 지사께서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새로운 세대가 있으면 적극적인 지원, 후원을 하겠다는 언급을 하셨다. 앞으로 김 전 지사를 수시로 찾아뵙고, 많은 조언과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

- 김 전 지사가 밀어주고 싶은 ‘3명의 적임자’에 김 전 시장은 없는데.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아직 제가 정치를 잘 모르지만 누구로부터 공개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게 상황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 김방훈 전 제주시장은 우근민 신구범 김태환 전현직 지사의 노력에 존경을 표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말한다. 세분들은 이제 원로로서 제주발전에 자문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제주의소리

  # 한동주 사건은 ‘매관매직’...언론이 명예훼손? 그런 판단이 안타까울 뿐
    미리 터지지 않았으면 읍면동장까지 줄 세울 수도
    설령 도지사가 지시해도 공직자로서 해선 안되는 일이 있다

 
-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 사건이 터졌다. 일부에선 터질게 터졌다고 한다.
“너무나 안타깝다. 매관매직이란 점에서 충격적이다. 축사 자리에서 쉽게 이야기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전에 준비된 내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많은 분들이 해서는 안될 발언을 했다고 말씀 하신다. 또 그 발언을 보도한 <제주의소리>에 10억의 명예훼손 소송(조정신청)을 제기 했던데,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언론이 헌신적인 노력을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언론의 사명을 지키고자 함이다. 그런데 명예훼손으로 몰아간다면...명백하게 녹취가 된 사항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판단이 나올 수 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 한 전 시장 사건은 공무원 줄 세우기가 도민들이 아는 것보다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안타깝지만, 그래도 저는 이 일이 미리 터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게 읍면동장까지도 확대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공직자들을 사전에 줄 세우려는, 그런 분위기에 휩싸일 수 있는 환경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서 안타깝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 정말 읍면동장까지 줄세우기가 가능하고, 그런 상황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되기에 드리는 말씀이다. 지금까지 선거에서 줄을 잘 서면 관례대로 승진 하거나 유리한쪽으로 갔고, 줄을 잘못 서면 그 반대로 숨을 죽여 살아야하는 환경이 현실이다. 그 때문에 이 번 사건이 한동주 전 시장 개인을 넘어 공무원을 줄 세우려는 시도들, 또 선거에 개입하려는 공직자들에게 철퇴가 가해지는 기회이지 않나 생각한다.”

- 김 전 시장은 공무원 줄서기에 자유로웠다고 말할 수 있나.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열정적으로 목적의식을 갖고 일을 하면 주변에서 자연스레 (승진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왔다. 그 (줄서기) 부분에 대해서는 부담 갖지 않는다. 다만 공무원은 자신이 모시는 상사가 어떤 업무 계획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계획에 따라 충실하게 일할 수 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 현직 지사가 부하 공무원에게 선거와 연관이 있는 부당한 지시를 했을 때, 해서는 안될 행동이지만 거부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직접 지시를 받았을 경우, 특히 부당한 지시를 받았을 때 판단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그것이 현직 공무원이 가져야할 자세다. 앞에선 거부하지 못하더라도 실행 과정에서는 공직을 벗어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상급자의 지시가 있다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 해서는 안될 일을 명확히 구분하는 게 공무원이 기본적인 자세다.”

- 일부 공무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선거에서 중립은 없다. 양쪽 모두 자신을 안도와주면 중립과 상관없이 무조건 ’저건 저쪽 편‘이라고 편 갈라버린다. 그래서 ’이왕 죽느니 아예 한 편에 줄이라도 서자‘고 말이다. 줄서기가 보험인 셈이다.
“현직에 있을 때 많이 들었다. ‘중도에 있으면 불리한 상황이 온다’고. 많은 공무원들이 이야기를 한다. 정치적 중립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이런 폐단은 없어져야 한다. 공직사회가 어두우면 제주미래가 어둡다. 도민의 행복을 끌어 낼 수가 없다. 창의적 제안이나 열정적으로 일 한 공무원들을 우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선거에 줄을 서지 않더라도 승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 지난 7월 기자회견 때 공무원 줄 세우기를 종식시키겠다고 했다. 김 전 시장은 정말 공직사회에 선거운동을 도와 달라고 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제가 길을 다니다가 개인적으로 만난 후배 공무원들에게, 또 우연히전화통화하게 되는 과정에서 사적으로 ‘도와 달라’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일부러 공무원을 불러다놓고 선거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일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계획도 없다. 내가 만약 당선됐을 대 인사하는 과정에서 제약이 될 일은 애초에 없게 하려고 한다.”

- 김 전 시장이 만에 하나 부탁을 하더라도 거부해도 괜찮다는 뜻인가.
“본인이 하지 말아야 한다. 공무원의 기본자세기에 개인이 판단할 일이다. 선거를 치르는 당사자들이야 그렇게 하고 싶겠지만 공무원들은 기본자세로 가야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 최근 들어 공직사회 비리가 시도 때도 없이 터진다. 도덕불감증이 너무 심각하다.
“공직생활을 하다보면 보이지 않는 지출이 있다. 민원인을 만나야 한다거나, 중앙에서 누군가 내려왔을 때 개인적으로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처리는 해야 하지만 접대할 수 있는 예산이 없기에...그런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과거이야기다. 이권부서에 있는 직원을 수시로 순환시켜주는 인사 제도가 필요하다. 비리와 연루될 수 있는 부서에 대해서는 지도감독을 수시로 해서 폐단이 없도록 해야 한다.”

 

▲ 김방훈 전 제주시장. 토목직 출신으로 제주시장과 기획관리실장을 거쳤다. 그는 토목직이야말로 도시행정과 도시계획을 다루는 종합행정가라고 말한다. ⓒ 제주의소리

   # 지지도 추세는 ‘정상적’...시간 흐를수록 달라질 것
     지방선거 박 대통령 중간평가...흠결 있는 후보 세우면 결과는...
     우근민 지사는 ‘막차’...이미 상대당 후보에게 크게 밀려

 
- 오늘 제주경제신문 여론조사를 보니 전체 지지도에서 3위, 새누리당에선 우근민 지사에 이어 두 번째다. 만족하나.
“다른 분들보다 인지도가 높기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쉽기도 하지만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고, 또 김태환 전 지사께서도 최근에 불출마 선언을 하셨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변화를 줄 수 있다.”

- 김 전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낮은가, 아니면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보나. 스스로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은 어디인가.
“낮지는 않다. 지금 추세는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엔 지지율에 변화가 올 것이다. 편 가르기는 아니지만 지역적으로 보면 아무래도 (김우남 의원이나 우근민 지사가 있는) 동부지역이 취약하다. 반대로 서부지역은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좋다. 변화를 요구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

- 1차 관문은 새누리당 후보다. 결국 우근민 지사와의 경쟁이라고 보이는데.
“지금 새누리당내 지지도에서 10% 포인트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왔다. 그런데 많은 도민들, 당원들의 바람이 ‘새로운 변화와 세대교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 차이는 해소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지율은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

-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는 변화를 원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김방훈을 보냈을 때 과연 민주당 후보를 꺾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어떨 수 없이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띨 수 밖에 없게 된다. 어느 당이 광역단체장 몇 석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중간평가 결과가 달라진다. 아시다 시피 박근혜 대통령께서 ‘4대악’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있다. 대통령이 말씀하셨고, 국민 대부분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그런 원칙을 거스르는 흠결 있는 자가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다고 할 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뻔하다. 아마 전국적인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새누리당 지지자나 당원들을 만나 보면 그런 이야기를 한다.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다.”

- 전국적인 선거판을 볼 때 그렇다는 건가. 
“전국적으로도 그렇고 제주의 미래를 봐서도 그렇다. 만약 우근민 지사를 당 후보로 선택한다고 치자, 변화와 세대교체가 이번 선거의 화두인데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 지금도 상대당 후보와 가상대결에서 절대적으로 밀리고 있지 않나. 또 하나는 우근민 지사를 선택한다면 우리 새누리당은 ‘미래를 포기한 당’이란 소리를 듣게 된다. 우 지사는 아무리 잘해도 앞으로 4년이다. 그렇다면 우리 선택은 고작 4년이다. 4년짜리 막차다. 막차는 더 이상 움직이질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데 무슨 미래가 있나. 미래를 외면하는 새누리당이란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를 보는 정당, 미래를 함께 할 후보를 내야 하는 이유다.”

- 명분도 좋지만 결국은 파워게임이다. 누가 많은 지지자를 확보하느냐다. 우근민 지사는 지지자 1만7000명을 이끌고 입당했다. 김 전 시장도 많은 지지자를 입당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 부적격자도 상당하다. 에러가 30% 정도가 된다는 언론보도를 봤다. 당원도 일반당원-책임당원에 따라 경선 참여 정도가 다르다. 또 그 분과 함께 입당한 당원 중 저와 형제 같은 분들도 상당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입당원서를 써준 분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 입당했다고 다 그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입당원서는 어쩔 수 없이 써 줬지만 올바른 판단을 하리라고 본다. 저를 아끼는 많은 지지자들도 함께 입당했다.”

- 최근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결국 김방훈이 접을 것이다. 중도 포기한다’는 이야기. 김 전 시장도 들었나.
“이틀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나를 돕는 청년조직에서 ‘중도에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왔다. 심지어는 내가 우근민 지사 쪽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고 한다. 정말 우스운 이야기다. 어느 쪽에서 흘리고 다니는지 충분히 감이 온다. 조작정치다. 나뿐만 아니다. 그 전에는 새누리당에 입당하려는 모 인사에 대해서도 ‘중도 포기 할 것’이라는 악의적인 소문이 나돌았다. 명맥한 여론조작이다. 흔들리는 지지도를 잡으려는 꼼수다..”  

  # 제주도정 20여년 ‘동부지역 출신’이 주도...서부지역 소외감 
    토목직 이야말로 도시계획 다루는 종합행정
    결단력 판단력 없으면 이 자리까지 왔겠나
 

- 지역적으로 한림, 출신고로는 한림공고가 가장 든든한 세력으로 보인다. 인정하나.
“내 고향이고 모교인 만큼 김방훈을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든든한 세력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연고일 뿐이다. 그런 연고만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할 수 있겠나. 많은 지역, 많은 도민들이 저를 격려하고 지원하고 있다. 또 도와주겠다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근 20년 넘게 도지사를 해 오셨던 분들이 전부 동부지역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서부지역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 공직 40년 중 대부분을 토목과 건설분야에 있었다. 도 자치행정국장, 제주시장, 기획관리실장도 했지만...도지사란 자리는 고도의 판단을 요하는 복합 행정이다.
“토목 기술직 최고위직이라 할 도시건설국장을 맡았고 행정직도 부러워하는 자치행정국장, 제주시장 기획관리실장도 했다. 인사 기획 예산 모두 경험했다. 또 토목직을 해하는데, 실제론 이 자리만큼 종합행정이 없다. 도시행정 도시계획은 인구 문화 주택 산업별 변화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세울 수 없는 종합계획이다. 이런 종합 행정을 해보지 않고선 지도자로서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

- 좋은 사람이란 말을 잘 듣는다. 정치에서 좋은 사람이란 평은, 때로는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로도 해석된다. 자신의 정치력 어떻다고 평가하나.
“결단력이나 판단력을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이 두 가지가 없었더라면 공직생활 40여년에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카리스마가 없다는 이야기도 듣고, 또 칼자루 쥐고 말 등에 타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도민들아 카리스마와 소통 무엇을 선택할 것으로 보나.  제주시장 시절에는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조직을 하나로 아우르기 위해 직원들이 써 준 시를 읍면동에서 직접 낭송해 줬다. 카리스마로 뭘 해결하겠나. 지금은 소통의 시대다.”

- 이제는 제주도지사를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인이 할 때라는 생각 안하나. 제주가 너무 관료가 지배하는 사회다.
“민간인도 할 수 있다. 다양한 분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 저 역시 짧은 시간이지만 사업도 해 봤기에 민간인들의 애로와 고충도 안다. 그러나 도지사라는 자리는 종합 행정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민원은 물론 개발행정 복지, 중앙과의 예산 절충 등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선 알 수 없는 업무다. 그렇지 않고선 이 일들을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것이다.”

- 김방훈이 도지사가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도민들이 바라는 사회갈등을 치유할 것이다. 변화를 주도하고, 열정적으로 제주 미래를 그릴 일꾼을 찾고 있다. 소통과 만남으로, 화합의 정치를 이루는거다. 그게 도민의 행복을 위한 길일 것이다. 제가 민생탐망을 하면서 느낀 게 도민과의 진정한 대화, 소통이었다. 도민과 행동을 같이하는 도지사가 될 것이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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