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출자 재검토” 사실상 중단 주문…오재윤 사장 “철저히 준비”강행 의지

제주도개발공사가 내년 8월 출시를 목표로 미국의 브루클린사와 공동출자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크래프트맥주’ 사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도의회가 제안사(社)에 대한 신빙성을 문제 삼아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를 신중히 하라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업 중단’ 주문인 셈이다.

◇ 환경도시위, “제스피 운영 보면서 재검토 하라”…사업 제안社 신빙성 도마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18일 제313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제주크래프트맥주(가칭) 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타당성 용역결과 및 출자계획(안)’과 관련해 “사업성 및 출자의 타당성을 재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출자를 재검토해야 하는 사유는 많았다.

먼저 용역진이 “비용 대비 수익 비율(B/C)이 1.1로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부터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내 유통망 분석이 적정하지 않고, 매출 및 손익분석 또한 신빙성이 결여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가칭 ‘제주크래프트맥주’(JBC) 설립을 위한 투자구조가 복잡하고, 출자자의 신뢰성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JBC는 미국 브루클린브루어리가 MBH홀딩스에 51% 이상 출자해 MBH홀딩스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고, 다시 MBH홀딩스가 브루클린코리아에 51%를 투자해 브루클린코리아를 설립, 또 다시 브루클린코리아가 제주맥주법인에 출자하는 복잡한 구조를 거쳐야 설립된다.

미국 브루클린브루어리가 개발공사(43억8000만원)보다 적은 돈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사실상 소액주주들을 모아 대주주인 개발공사 대신 경영을 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제안사가 제시한 각종 판매 현황이 정확한 지를 위한 현장 확인 결과, 제시한 자료와 실제 판매현황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 “실적을 과도하게 부풀리기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구나 제안사의 재무제표와 공인회계사가 인정한 재무제표 사이에도 차이가 발생,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환경도시위원회는 한 마디로 “제안사가 못 믿을 회사”라며 개발공사에 사실상 ‘제주크래프트맥주’ 사업 추진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안건 심사에서도 의원들은 제안사인 MBH홀링스에 대한 신뢰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특히 김명만 의원(이도2동 을, 민주당)은 미국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제시하면서 “2011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3억7000만원이던 것이 2012년에는 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온다”며 재무상황 위·변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파트너에 대한 신뢰성이 없는 게 사실이다. 미국에 출자했다가 망한 ‘호접란 사업’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며 신중한 사업추진을 주문했다.

◇ “출자금 가장 많은데, 경영권은 왜 뺏기나”…오재윤 사장 “공사 경영 능력이…”

신관홍 의원(이도2·일도1·건입동, 새누리당)은 “출자계획을 보면, 단일 출자가 가장 많은 곳은 개발공사다. 다른 곳은 각자가 모여서 지분을 51% 확보하고,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며 “누가 대주주냐”고 따져 물었다.

하민철 위원장(연동 을, 새누리당)도 “출자구조 방식을 누가 제안한 것이냐”고 묻고는 “MBH홀링스(제안사)가 제안했다”고 답변하자 “그 회사가 미국에서 크래프트맥주 업계 11위라고 자화자찬하는데, 우리가 현장조사를 한 결과 국내 판매실적이 너무 부풀려졌다. 제2의 호접란이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정관에 이사 3명 중 1명, 그리고 감사 1명을 우리가 확보하도록 하고, 의결권도 이사 70% 동의로 행사토록 하는 등의 제어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자에 따른 ‘제2의 제주항공’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최초 공장설비에 198억원이 투입되는데, 이는 10년차 생산규모(1만550㎘/년)를 감안한 것”이라며 “최소 10년까지는 증자할 수 없다. 증자를 하더라도 이사회 의결과 관련한 제어장치를 둔다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업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제주도가 제출한 출자계획(안)에 따르면 제주크래프트 맥주사업을 운영하게 될 가칭 ‘제주크래프트맥주(JBC)’는 자본금 120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미국 브루클린사의 자회사격인 브루클린코리아가 51%인 61억2000만원, 개발공사가 36.5%인 43억8000만원, 도민주가 12.5%인 15억원의 지분을 갖는 구조다.

경영권은 브루클린 코리아가 행사하고, 사업장은 구좌읍 용암해수단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생산규모는 1년차에 연간 1000㎘으로 시작해 10년차에는 1만55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출시목표는 내년 8월이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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