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학계 등 80명 참여 21일 ‘기념사업회’ 발기인대회…기념·현양사업 ‘시동’ 

▲ 맥리린치 신부 기념사업회 창립을 위한 발기인 대회가 21일 오전 11시 한림읍체육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 신부(85), 한국 이름 임피제 신부는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소속으로 1954년 제주에 첫발을 디뎠다. 그는 1961년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한라산 산간 지대의 황무지를 목초지로 바꾼 이시돌 목장을 개척했다.

목장 이름은 천주교 성인이 된 스페인 농부 이시돌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의 제주사랑은 이후 양로원과 말기 암 환자 요양원, 피정센터 등으로 확대됐다. 목장 앞에는 그의 이름을 딴 ‘맥그린치로(路)’ 표지도 있다.

제주와 제주도민 너무나 사랑한 목자인 임피제(P.J.맥그린치) 신부의 업적을 기념하고, 임피제 신부의 정신을 현양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된다.

21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체육관. 한림에서 내로라하는 유지들이 모였다. 게 중에는 교수와, 정·관가 출신, 오랫동안 지역 일을 돌봤던 자생단체 임원들도 눈에 띄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6.25전쟁과 4.3사건 등으로 가난과 빈곤의 절망 속에 살아가던 어려운 때에 한림에 터를 잡고 평생을 제주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데 헌신한 임피제(P.J.맥그린치) 신부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해보자며 뭉친 것이다.

▲ 맥리린치 신부 기념사업회 창립을 위한 발기인 대회가 21일 오전 11시 한림읍체육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 맥리린치 신부 기념사업회 창립을 위한 발기인 대표. 왼쪽부터 양승문 전 도의원, 양영철 교수, 박승준 상임대표, 임문철 신부. ⓒ제주의소리
맥그린치 신부가 한림읍을 중심으로 펼친 봉사와 희생정신을 기리자는 여론은 오래전부터 뜻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논의돼왔다.

지난 4월부터 논의가 탄력을 받기 시작해 7월16일에는 한림읍 자생단체장들을 중심으로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공식적으로 출범시키기에 이른다.

이날은 기념사업회를 공식 출범시키기 위한 전 단계인 발기인 대회.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승준 한림읍발전협의회장이 발기인 상임대표로 선출됐다. 이와 함께 임문철 신부(화북성당 주임신부), 양영철 제주대 교수(행정학과), 양승문 전 제주도의원이 공동 대표로 뽑혔다.

발기인에는 강창일 국회의원, 장정언 전 국회의원, 양우철 전 도의회 의장, 강택상·김방훈 전 제주시장, 김부일 전 환경부지사, 김택남 제민일보 회장, 박원철·하민철 도의원 등 80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발기문을 통해 “때늦은 감이 있지만 뜻을 모아 P.J.맥그린치 신부님이 우리 고장에 남기신 높은 공적을 현양하기 위해 한림읍민은 물론 전 도민이 뜻을 모아나가는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면서 현양사업 추진의 시작을 알렸다.

▲ 맥리린치 신부 기념사업회 창립을 위한 발기인 대회가 21일 오전 11시 한림읍체육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내년 1월 중으로 창립총회를 갖고, 도민사회에 기념사업회의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박승준 발기인 상임대표는 “신부님은 밭농사 위주의 농업이 대부분이었던 제주에 중산간 황무지를 개간해 초원을 만들고, 축산업과 낙농업을 도입해 농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면서 “이 같은 봉사와 사랑을 함께 한 성공사례는 세계에서도 보디 드문 일로, 오직 신부님의 높으신 신앙심과 도민들을 사랑한 불굴의 의지의 성과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앞으로 신부님의 업적을 기리로, 사랑과 봉사의 ‘맥그린치 정신’ 전파하는데 우리 기념사업회가 앞장서겠다”면서 도민사회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했다.

맥그린치 신부는 1954년 4월 한림공소(성당) 초대 주임신부로 임명된 후 한림 및 성이시돌 성당 설립, 성이시돌 의원 및 양로원 설립, 한림신용협동조합 설립, 4-H클럽 조직 통한 종자은행·가축은행 개설, 양모산업, 이시돌 목장 개발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업적을 남겼다.

성이시돌 농촌산업개발 협회 창설을 통해 공동체 의식 함양, 일자리 창출, 자립 기틀 마련 등 농촌계몽 운동의 선구자로 맥그린치 신부의 성공사례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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