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10대 뉴스] 차이나 공습, 행정개편, 강정마을, 제주 언론계 부침 

계사년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한해를 마감하는 이맘때면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입니다. 2013년 제주 역시 '다사다난'했습니다. 좋은 일보다 궂은 일이 더 많은 한해였습니다. 제주역사의 한 획을 그은 관광객 1000만 시대부터, 제주지역 언론계의 부침까지 <제주의소리>가 10대 뉴스를 선정했습니다. 2014년 갑오년에는 궂은 일 대신 좋은 일이, 제주도민 모두가 말처럼 건강하게 뛰어다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① 제주관광 1000만명 시대 개막...제주역사 한 획 그은 사건

▲ <제주의소리> 10대 뉴스
제주관광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1월28일에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1962년 관광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반세기만에 이룬 쾌거였다. 해외 유명 섬 관광지인 하와이, 오키나와, 발리까지 따돌렸다. 우근민 지사의 핵심 공약을 1년여나 앞당겨 실현했다.

1000만명 돌파는 고부가가치화와 질적 변화, 관광소득의 균형배분이라는 과제도 안겨줬다. 역시 우 지사의 공약인 외국인관광객 200만명 돌파도 눈에띄는 성과다.

하지만 80% 이상이 중국인일 정도로 중국에 편중된 문제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② 무사안일이 빚은 ‘재선충 재앙’...도민 2명 희생 

▲ <제주의소리> 10대 뉴스
제주 전역에 창궐한 소나무 재선충병은 한마디로 재앙이었다. 그것도 제주도의 판단 미스로 인한 인재였다.

제주도는 재선충병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상황에서도 재선충병에 의한 고사목은 얼마되지 않는다는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이다가 때를 놓쳐버렸다.

뒤늦게 ‘전쟁’을 선포했지만 고사목 제거과정에서 2명이 숨지는 등 애꿎은 도민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우근민 지사는 사망한 작업인부의 장례식날 골프를 즐겨 도덕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고사목이 30만그루가 넘는다는 추정까지 나온 상황.  올 여름 기상관측 이래 최장(59일)으로 기록된 극심한 가뭄도 재선충병 확산을 부채질했다.

③ 제주사회 충격 던진 ‘한동주 게이트’

▲ <제주의소리> 10대 뉴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지사와 시장직 거래를 했다는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의 발언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동주 전 시장이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열린 재경서고인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해 ‘내면적 거래’를 하고 왔다며 우근민 지사에 대한 지지 유도를 한 것. <제주의소리>가 이를 특종 보도하면서 제주사회는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시민사회 진영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현대판 매관매직’이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우근민 지사는 이튿날 곧바로 그를 ‘직위해직’ 처리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섰고, 검찰은 12월4일 한 전 시장 자택과 서귀포시 청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한 전 시장이 검찰에 불려나갔고, 우 지사에 대한 소환조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수사과정에서 관련 증거물과 진술이 확보되면 내년 지방선거판을 흔들 핵심변수가 될 전망이다.

④ 밀려드는 중국인·자본 ‘차이나 공습’

▲ <제주의소리> 10대 뉴스
‘변방의 섬’으로 취급받던 제주가 중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시대를 견인한 주역은 단연 중국이었다.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7~8명은 중국인일 정도다.

관광만큼이나 자본시장에서도 중국이 가져온 바람은 거셌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라는 특례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자본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집중되면서 소위 ‘먹튀’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명암이 교차했다.

수직상승하던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도 지난 10월부터 한풀 꺾였다. 저가점핑과 쇼핑관광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 중국 여유법 시행 때문이다.

양적 성장 위주에서 질적 성장으로 제주관광의 체질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관광이 1000만 시대를 넘어 2000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체질개선과 함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제주만의 차별화 된 전략마련이 시급하다.

⑤ ‘제주판 3김’ 종식, 지방선거 최대 화두

▲ <제주의소리> 10대 뉴스
‘제주판 3김 시대’의 종식이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가 됐다.

신구범·우근민·김태환 등 전현직 도백 세 사람이 쥐락펴락한 지난 23년의 공과(功過)에 대한 제주도민 민심이 ‘3김 시대’ 종식으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신·우·김 전현직 지사가 그간 제주정치와 도정 발전에 이바지한 공 못지않게 과 역시 차고 넘친다는 것이 도민 여론이다. 

최근 이들 중 김태환 전 지사가 제일 먼저 ‘불출마’를 선언하고 제주사회의 원로가 될 것을 선언했다. 도지사 선거 때마다 도민사회 편가르기와 공직사회 줄세우기가 만연했다.

신파니 우파니, 구좌니 성산이니, 또 최근에는 ‘조·배·죽’이라는 건배사까지 회자되는 패거리 정치문화 청산을 위해 도민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⑥ 자고나면 터지는…, 제주 공직사회는 올해도 '비리 복마전'

▲ <제주의소리> 10대 뉴스
청렴도 최하위라는 제주도 공직사회의 오명은 언제쯤 벗을 수 있는 것일까.

지난해 공직 청렴도 전국 꼴찌를 의식해 올 연초부터 청렴도 1등 실현을 목표로 '청렴 인프라 구축' 등 4개 분야 30개 과제를 추진해온 성적표는 너무 초라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2013년 광역지방자치단체 청렴도 측정결과’ 제주도가 7.06점(평균 7.20점)으로 전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2위인 3등급을 차지해 지난해 5등급 최하위 평가를 벗어났을 뿐 전국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작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대의 공무원 공금횡령, 음주운전과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까지, 거기에다 건설공무원들의 잇단 금품·향응 수수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는 등 ‘청렴감찰단’ 운영과 부서별 ‘청렴지킴이’ 제도는 유명무실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자고나면 터져 나오는 공직비리에 제주도민은 낯이 뜨거운 해였다. 

⑦ 행정시장 직선제 올인 제주도정...도의회 부결로 행정력만 낭비

▲ <제주의소리> 10대 뉴스
올 여름 제주를 뜨겁게 달군 건 사상 최대의 가뭄 뿐만이 아니었다. '행정체제개편' 논의도 제주사회를 뜨겁게 했다.

우근민 지사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 부활'을 공약으로 당선됐다. 당선 3년 간 지지부진했던 행정체제개편 논의는 행정체제개편위가 기초자치단 부활이 아닌 '행정시장 직선제'를 내놓으면서 제주사회를 찬반 갈등으로 내몰았다.

제주도정은 8~9월 내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행정력을 낭비했고, 제주 미래를 결정할 행정체제개편을 언론사 여론조사에 맡기는 꼼수를 썼다. 행정시장 직선제 찬반 문항만 놓은 여론조사 결과 85.9%의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제주도의회는 행정시장 직선 동의안을 부결시켰고, 우근민 지사는 결국 10월7일 담화문을 발표하며 '유보'를 선언했다.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행정시장 직선제에 제주도정이 목을 매는 동안 소나무 재선충은 급속도로 확산돼 '재앙' 수준으로 발전됐다. 

⑧ 8년째 아픈 손가락 '강정'...도정과 정부, 언제 갈등해소 나설까?

제주해군기지 공사 공정률은 50%를 넘어서고 있지만 강정마을 '갈등해소'는 여전히 요원하다.
벌써 햇수로 8년.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강정마을'은 제주사회의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해 대선을 기점으로 해군기지 반대 목소리는 움츠러들었고, 해군기지 공사 공정률은 50%를 넘어섰다.

하지만 강정마을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마을주민과 활동가 300명 이상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이고, 벌금액수만 5억원이 넘어서고 있다. 한달에 한번 제주지방법원은 강정마을 주민들로 넘쳐난다.

우근민 도정의 해군기지 '윈-윈 해법'은 정부와 해군의 윈-윈해법이지, 강정주민을 위한 해법은 아니었다. 최근엔 강정주민 사면과 갈등해소를 정부에 건의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우 도정과 박근혜 정부 역시 강정주민의 피눈물을 닦아주지 못했다. 

⑨ 영화 <지슬>, 대중 앞으로 4.3을 불러내다

▲ <제주의소리> 10대 뉴스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4·3 희생자를 위한 진혼곡으로 제사(祭祀)의 과정을 따르고 있는 이 흑백영화는 올 3월 공식 개봉한 이후 줄곧 이슈의 중심에 섰다.

제 19회 브졸아시아국제영화제 황금수레바퀴상, 제29회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 제3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제14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대상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 걸쳐 놀라운 성과를 얻어냈다.

오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국내에서 손꼽히는 독립영화감독으로 주목을 받게 됐고, 1948년 일어난 제주4.3이 전국적으로 다시 주목을 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14만3000여명이 관람하는 등 국내 독립영화 흥행 2위에 오르는 기록도 함께 기염을 토했고 제주에서도 3만명 이상이 관람하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⑩ 부도에 법정관리까지 올한해 제주 언론 최대위기

   
제주 언론계로서는 잊지 못할 한해였다. 제주일보가 부도처리되면서 신사옥 부지와 건물이 통째로 공매에 넘어갔다. 김대성 회장은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저축은행 파동으로 자금난에 놓인 한라일보는 도내 언론사 중 처음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원이 11월 최종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제민일보는 모기업 (주)천마가 제주일보 부동산과 윤전기를 낙찰 받아 인쇄업 영역을 넓혔다. 최근 자매지인 제주경제신문도 창간했다. 주간지 옛 제주프레스는 제호를 <제주신문>으로 바꾸며 제주일보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제주일간지는 5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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