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칼럼> 갑오년 새해 청마처럼 비상하기를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청말띠의 해이다. 언제부터인지 정확치는 않으나 인류는 태고적부터 새해의 운수를 예점(豫占)하려고 했다. 그 해에 태어난 아이의 운명과 성격을 띠 동물과 묶어서 운수를 예견하려 했고, 나아가서 생활 교훈과 행동 원리까지 얻었다. 이러한 예점은 중국, 그리스, 이집트, 바빌로니아등 문명의 발생지에서 시작하여 몇 천 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600년 만에 찾아 왔다는 황금돼지띠나 흑용띠 흑사띠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것도 같은 마음이다. 그러나 띠는 좋은 의미가 있는가하면 액운의 측면을 부여하여 맞지 않음에 대한 변명의 여지도 남겨 두었다. 띠의 좋은 의미는 기대감을 갖게 하여 활력을 불어넣고 나쁜 의미는 조심하여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지혜였다.

   청마(靑馬)의 의미 또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동양에서는 말띠의 성격을 원래 사회성이 좋고, 현실에 잘 적응 하며  특히 청말띠는 활달하고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여 친구가 많을 것이며 매우 영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번 화가 나면 걷 잡을 수 없는 불같은 성격을 가진 동물이다 서양에서는 청말띠는 유니콘에 해당하는 신비로운 힘과 순결의 상징이라는 가공의 동물이다. 한편으로는 <일각수(一角獸)>라고 번역되는데 ‘말의 이마에 긴 뿔이 나와서 온 나라의 백성을 모두 쓰러뜨리고 땅 끝까지 미친다’라고 하는 액운의 의미도 있는 전설의 동물이기도 하다.

   갑오년 새해는 청마의 좋은 의미만 가득하여 힘차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새해 대내외 상황은 녹녹치 않아 도처에서 몽니부리는 해가 될 런지 모르겠다.

세계 경제가 하향세이고 미국은 경제회복을 위하여 일본의 자위권 강화를 눈감아 주면서 아시아 복귀 전략을 꾀하고 있고, 중국은 이것을 직접적인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여 종전의 和平崛起 (peaceful rising)에서 ‘해야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主動作爲 전략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략은 미국과 일본을 의식한 시진핑식 강한 대외전략의 신호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는 감정의 골이 더 깊어가고 있으며 북한은 장성택을 처형하고 핵미사일을 손에 쥔 잔혹한 유일 1인 독재체제를 공공이 하고 있다. 한국을 에워싸고 있는 동북아지역은  먹구름이 가득하다  

   이와 같이 불확실한 대외적 변수 속에  국내 상항 또한 평화롭지 못하다. 좌 우의 갈등 , 진보와 보수의 대립, 여·야는 갈수록 막말 정쟁이 그칠 날이 없다. 

빈부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되어 사회는 불안한 상태이다. 마치 장기판에서 졸(卒)은 죽고 차, 포 가지고 멍군 장군하고 있는 형국이다. 훈수드는 국민들도 피로감에 지쳐있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6,4 지방선거가 다가와 여·야간  정쟁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치닫고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갑오년은 동학란이 떠오르고 이것이 청일전쟁의 도화선이 되면서 동북아 지역의 격변의 소용돌이 쳤던 해이다.  여러 가지 상황을 비추어볼 때 ‘강하면 부러진다’는 우리의 속담을 잘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해이다.
 
  이런 때일수록 강력한 유비무환과 강한 권력이 필요하지만 또 다른 불씨를 남기기 때문에 차분한 평상심으로 순리대로 하여야 한다. 교수들이 지난해 선정한 사자성어 ‘도행역시(倒行逆施)’도 그런 의미이다.

이제 분열과 대립시대를 종식하고 대화와 타협의 시대로 나가야한다. 청마도 비상하기 위해서는 잘 다져진  화해와 포용의 땅위에서만 가능하다.

 

▲ 김호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지난해는 만델라가 화해와 용서의 정신을 세계인의 가슴에 남기고 떠났다. 세계인이 그에게 경의를 표하는 가장 큰 이유를 되 새겼으면 한다. 그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기회를 누리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하였다. 인종 차별 철폐를 위해 무장투쟁 과정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동료들이 목숨을 잃고 그 자신도 27년간이나 감옥에서 보내는 고통을 겪었음에도, 적에게 보복의 칼 대신 담대한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내밀어 조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평화적으로 변혁시켰다.

  갑오년 새해는 이러한 화해와 포용의 정신으로 전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나 제주도가 청마(靑馬)처럼 비상하기를 기원한다. / 2014년 원단 김호성(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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