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청와대 교감설 파문] 우 지사·공직자 거짓해명 한통속…공직자 선거중립 도마

▲ 새누리당 입당과정에서의 ‘사전교감설’을 언급한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발언이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새누리당 입당과정에서의 ‘사전교감설’을 언급한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발언이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우근민 지사가 이를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견강부회”, “확대해석”,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파문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거짓해명으로 파문을 더 키우고 있다.

게다가 우 지사와 몇몇 측근 공직자들이 한통속이 돼 언론과 도민을 상대로 ‘협박’한 셈이어서,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의 선거중립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먼저 지난 3일 제주상공회의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주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나온 우근민 지사의 인사말을 그대로 옮겨보자.

“저는 새누리당에 들어오는 과정에 어려움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만은 저는 저 뜻을 다른 곳에 가서 전달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께서 일을 하실 때 지방정부의 버팀목이 절대 필요하다는 얘기를 저한테 해주셨습니다.
‘중앙정부와 함께 제주도 발전을 위해서 우 지사가 같이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 하는 얘기를 듣고 의기투합했고, 이심전심으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렇다면 우근민 지사와 제주도(1월4일자 보도자료)는 이에 대해 어떻게 해명했을까.

“새누리당 입당 과정에서 저의 뜻을 다른 곳에 전달한 적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책을 잘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버팀목 역할을 잘 해줘야 된다”.
“제가 중앙정부와 함께 제주발전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의기투합하고 이심전심으로 뜻을 모아 입당했다”.

여기에 더해 “박근혜 대통령의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 새누리당 소속 도지사로서 제주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중앙정부와 새누리당 제주도당, 그리고 제주자치도가 함께 동참하자”는 뜻이라는 자의적 해명을 곁들였다.

하지만 둘 사이를 자세히 뜯어보면 왜곡 수준을 넘어 작정하고 거짓말을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 지사는 먼저 자신에게 ‘지방정부의 버팀목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한 주체(박 대통령)를 누락시켰다. ‘저한테 해주셨습니다’라는 말도 빼버렸다. 신년인사회 때는 분명 말해놓고도 ‘사전교감설’이 제기되자, 교감설의 주체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을 삭제한 것이다.

이쯤 되면 ‘해명’자료가 아니라,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거짓·왜곡’ 자료를 낸 셈이 된다.

그렇다면 토요일 밤에 해명자료를 급박하게 낼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는 것일까.

제주도가 보도자료를 도청 웹하드에 올린 시간은 토요일 밤 8시58분. 이 시각 우근민 지사는 <제주의소리>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적도 없는 데 어떻게 입당을 권유하겠느냐. <제주의소리>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중앙당이 김정현 부대변인 명의로 ‘우근민 지사가 밝힌 청와대 입당 교감설에 대해’논평을 낸 시간은 4일 낮. 제주지역 언론들이 이를 토대로 ‘우근민 새누리 입당 청와대 교감설 일파만파’ 기사를 쏟아냈고, 이 기사들은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급기야 이날 오후부터는 공중파 방송에까지 뉴스가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서둘러 진화하지 않을 경우 권위주의 시대에나 있음직한 ‘공작·관건선거’가 제주에서 터졌다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는 상황. 무엇보다 우 지사 본인의 정치행보(6.4지방선거 출마)에도 이래저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우 지사의 거짓해명은 또 다른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견강부회”, “확대해석”,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던 언론과 도민사회를 향해 어떤 해명을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