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새누리 “보수표 결집” 표정관리-민주 “지지층 분산” 긴장...셈법 복잡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제주도지사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무소속으로 완주할 것 같던 신구범 전 지사가 ‘안철수 신당’을 선택하면서 이른바 ‘안풍’(安風)이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야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지난해 9월 제주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신구범 전 지사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 신당’(새정치추진위원회)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소위 ‘제주판 3김’(신구범, 우근민, 김태환)으로 묶여 세대교체 대상으로 몰렸던 그가 안철수 표 ‘새 정치’를 들고, 판을 키우며 ‘이슈 메이커’로 등장한 것이다.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면서 내건 명분은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으로 제주의 변화와 희망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기존 정당정치를 ‘앙시앙 레짐’(구체제)로 규정한 것이다. 그는 또 제주의 미풍양속인 ‘궨당문화’를 오염시키고 부패시킨 제주의 하류정치를 개혁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신구범 전 지사의 ‘안철수 신당’합류로, 이제 제주도지사 선거판은 ‘빅 매치’로 전환됐다.

이는 기존 새누리당과 민주당, 무소속 후보 ‘2강 1중’ 체제에서 3자간 세력이 거의 비등한 ‘3강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물론 신 전 지사가 ‘안철수 신당’을 선택했다고 해서 곧바로 도지사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새정치추진위원회도 이날 “가입은 환영한다”면서 “(신 전 지사가) ‘새 정치’에 부합한 지는 검증을 거쳐봐야 한다. 후보 결정은 그 후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의 합류도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창당을 하고 나면 어떤 식으로라도 후보를 낼 것으로 보여, 현재로선 신 전 지사의 공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야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새누리당보다는 민주당 쪽에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단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표정을 관리하는 분위기다.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신 전 지사 지지그룹 중 ‘골수’를 뺀 보수 성향의 지지자들은 새누리당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게다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지지도가 50%를 상회하고, 당 지지율도 40% 이상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3자 필승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민주당도 이를 모르는 바 아니다. 여기에 더해 안철수 표 ‘새 정치’에 호감을 갖고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 중 ‘안철수 신당’으로 말을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선거일이 다가서면서 ‘야권 연대’ 논의가 힘을 받을 경우, 무소속 신구범보다는 ‘안철수 신당’신구범과의 후보 단일화가 더 쉬울 것이란 시각도 많다.

‘안철수 신당’ 창당의 제주지역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내일포럼은 딜레마에 빠졌다.

출범 당시 ‘제주판 3김 동반퇴진론’을 내걸고 안철수표 제주판 새정치를 주창했지만, 결국 신구범 전 지사가 제 발로 걸어 들어오면서 부메랑이 됐기 때문이다. 들어오겠다는 사람을 내칠 수도, 그렇다고 ‘중용’할 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세력을 더 키워 선거전에 임하더라도 결국은 ‘3자 필패론’이 고개를 들면서 야권연대 압박 수위는 점점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투에서 이길 것이냐, 전쟁에서 이길 것이냐를 놓고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무소속 변수 하나는 제거됐다. 새누리당-민주당-‘안철수 신당’ 빅3 대결로 사실상 굳어지는 분위기다. ‘빅3’ 정당의 최종 주자가 누가 될 지, 유권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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