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회견, 신당 설명회, 출판기념회 등 정치이벤트 줄줄…예비후보들 “바쁘다 바빠”

▲ 제주도지사 선거 ‘9龍’. ⓒ제주의소리

6.4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선 가운데, 여론의 최대 변곡점이 될 설 명절을 앞두고 선거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출마 기자회견이나 출판기념회, 의정보고서 발간, 신당 설명회 등을 개최해 명절 밥상 민심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인터넷언론 6사를 비롯해 도내 대부분의 언론들이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각 캠프에서는 초반 레이스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기에다 무소속으로 완주할 것 같던 신구범 전 지사가 ‘안철수 신당’ 합류를 전격 선언하면서 제주도지사 선거는 그야말로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당사자들이야 피를 말리는 싸움이지만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다이내믹’ 그 자체다. 관전 포인트가 늘면서 선거전은 더욱 흥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주 신구범 전 지사의 ‘안철수 신당’ 합류로, 이제 제주도지사 선거판은 ‘빅 매치’로 전환됐다. 이는 기존 새누리당과 민주당, 무소속 후보 ‘2강 1중’ 체제에서 3자간 세력이 거의 비등한 ‘3강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제주도지사 후보군은 9명 내외.

새누리당에서는 김경택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김방훈 전 제주시장, 양원찬 재외제주도민회 총연합회장이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현역인 우근민 지사는 출마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지방정가에서는 그의 출마를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고희범 제주도당 위원장과 김우남 국회의원이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도지사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던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깃발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안철수 신당’에 신구범 전 지사가 이미 합류했고,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의 추가 합류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 노출 빈도를 조금씩 높이며 ‘존재감’을 알리던 이들은 여론의 최대 변곡점이 될 설 명절을 앞둬 대규모 정치이벤트를 통해 밥상 민심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주에만 도지사 후보 출마 기자회견이 둘이나 잡혀 있고,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제주방문 일정도 잡히면서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 고희범 도당 위원장은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를 행복자치도로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21일에는 김우남 국회의원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둘은 각자의 출마 기자회견 때 배석해 축하와 격려하기로 하는 등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본선 경쟁력을 배가시킨다는 전략이다.

21일에는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추진위원회가 제주를 찾아 신당 설명회를 개최한다. 윤여준 의장을 비롯한 공동위원장 4명, 송호창 소통위원장, 금태섭 대변인 등 10명이 안 의원과 함께 제주를 찾는다.

이들은 제주에 도착한 후 4.3평화공원을 방문한 뒤 신당 설명회(오전 10시), 기자간담회(오전 11시30분)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안 의원이 직접 ‘안풍’(안철수 바람) 재점화에 나서는 만큼 ‘안철수 신당’ 깃발을 들고 출마하려는 예비주자들에게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난 주말 양원찬 재외도민회총연합회장이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통해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한 김경택 전 부지사, 김방훈 전 시장은 도 전역을 샅샅이 훑는 민생투어를 통해 인지도 및 지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세 명은 정책연대를 통한 ‘반(反) 우근민 전선’을 구축, 경선에 대비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 입술이 바짝 타들어가는 사람은 우근민 지사다.

그 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선두 자리를 내주더니, 최근에는 가상대결에서조차 승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오면서 여권 내부에서조차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방정가에서는 중앙당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공천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파다하다.

이 때문인지 우근민 지사는 지금까지의 연두방문 관례를 깨고, 직접 읍·면을 순회하며 도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태환 변수’도 급부상하고 있다.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22일 오후 3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발전포럼’을 창립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정치색을 뺐다고 하지만, 지방정가에서는 6.4지방선거에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김 지사는 당적을 달리하고 있는 김우남 의원과 친인척 사이다. 김 지사는 이러한 점을 의식해서인 듯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안다”며 김 의원과의 연대설을 일축한바 있지만,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되는 정치 특성상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4개월 앞으로 다가선 지방선거 본선과 그에 앞선 예선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예비주자들은 ‘설 밥상 민심’을 놓고 격돌을 벌이게 됐다. 설 민심을 얻으면 6.4고지 점령은 그만큼 더 눈앞으로 다가선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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