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우도 홍조단괴 해빈 학술조사 착수···연말이면 보존 대책 나올 듯

 

▲ 최근 우도 '홍조단괴' 해빈의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시가 유실 피해를 겪고 있는 천연기념물 우도 '홍조단괴 해빈(紅藻團塊海濱)' 보호를 위한 조사연구를 본격화한다.

제주시는 지난 17일 '우도 홍조단괴 해빈 모니터링 및 조사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이 날 보고회에는 제주시 문화재관리 관련 공무원, 용역 수행기관인 주식회사 미래해양 용역진 3명, 중앙 문화재위원, 문화재청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 6명 등 총 15명이 참석했다.

자문위원들은 입을 모아 "우도 홍조단괴 해빈이 희귀하고 보존가치가 높은 지질유산인데도 현재까지 연구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충실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절별 관측, 여름·겨울철 태풍·폭풍 전후 관측, 연도별 관측 등 4~5년 정도의 지속적 모니터링을 주문했다. 또 파랑, 조류 등 관측조사는 30일 이상 연속관측하고 관측항목에 수온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지난 10월 용역 수행기관으로 주식회사 미래해양을 선정하고 1억5000만원(국비 1억500만원, 지방비 4500만원)을 투입해 우도면 연평리 '홍조단괴 해빈' 일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측량조사, 해양조사, 수치모형실험 통해 보전대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작년 11월 시작된 조사는 올 11월까지 1년간 이어진다.

제주시는 이번 보고회에서 제안된 전문가의 자문을 설계에 반영해 올 3월 1차 중간보고회, 올 7월 2차 중간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0월에 최종보고회를 연 뒤 11월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용역을 최종마무리한다.

▲ 최근 우도 '홍조단괴' 해빈의 모습. ⓒ제주의소리

이미 제주시는 2011년 5월부터 7개월 간 이 일대를 조사했다. 당시 훼손의 주된 요인으로 해빈 옆에 설치된 호안벽과 해안도로가 지목됐다.

당시 조사에서는 '2차 정밀 학술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번 조사 역시 이 연장선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2차 조사에서도 호안벽이나 해안도로가 문제로 지목될 경우 문화재청 뿐 아니라 국토부 등에서 예산을 추가 확보해 보존관리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또 태풍이나 조류, 풍속 등 자연현상이 원인으로 나오면 인공구조물을 설치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부산 해운대의 경우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모래 유실에 대한 용역이 추진되고, 20차례 이상 학술조사 용역이 진행되어왔다"며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조단괴는 홍조류가 퇴적된 알갱이(덩어리)를 이룬 것을 말한다. 붉은색을 띠지만 죽어서 유기물이 분해되면 하얗게 변한다. 해빈은 이들이 해안선을 따라서 덮고 있는 지역을 말한다.

과거에는 흰 빛깔 때문에 산호가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잘못 알려져 '산호사 해수욕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미국의 플로리다, 바하마 등 지역에서 홍조단괴가 보고되지만 우도에서 같이 홍조단괴가 해빈의 주 구성퇴적물을 이루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2004년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지난 2010년부터 이 부근이 유실되고 있다는 민원이 언론과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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