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전 11시40분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항구에서 오조리 쪽으로 500m 가량 떨어진 지점의 한 공사장 도랑에서 청둥오리 사체가 발견돼 긴급 수거와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종합] 천둥오리-흰뺨검둥오리 2마리 시료 채취 역학조사...방역 강화

제주지역 최대 철새도래지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반경 2km 내 2개 지점에서 폐사한 야생 오리가 연이어 발견돼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항구에서 오조리 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지점의 한 공사장 도랑에서 청둥오리 사체가 발견돼 긴급히 수거작업이 이뤄졌다.

마을주민이 항구 근처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2~3마리씩 청둥오리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해 제주시에 신고하면서 추적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곧바로 담당 공무원과 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내 공사장 도랑에서 폐사한 청둥오리 1마리를 확보했다.

외국인들이 가져간 수량을 감안하면 청둥오리 사체는 7~8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장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청둥오리를 들고 사라진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만일 AI 감염시 가금류 등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들의 신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는 철새분변 검사를 진행하던 동물위생시험소 직원들이 흰뺨검둥오리 사체를 추가로 발견해 가검물을 채취했다.

▲ 21일 오전 11시40분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항구에서 오조리 방향 500m 지점의 한 공사장 도랑에서 청둥오리 사체가 발견돼 긴급 수거와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2마리에서 시료를 채취해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냈다. AI 정밀조사 결과는 일주일 후쯤 나온다.

폐사 오리가 잇달아 발견되자 제주도는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방역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도내에는 구좌읍 하도리와 애월읍 수산리, 한경면 용수리 3곳이 철새도래지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으며 지난해 하도와 용수에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다.

제주도는 철새도래지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이를 알리는 입간판과 현수막을 설치했다. 현장 방역도 주당 3차례로 확대하고 야생조류가 사육가금과 접촉 못하도록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AI 유입을 막기 위해 철새도래지를 경유하는 제주올레 4개 코스를 임시 폐쇄했다.

대상지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21코스), 애월읍 수산리(16코스), 한경면 용수리(13코스),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2코스)를 경유하는 올레 코스다.

방역당국은 소독과 예찰 등 긴급 방제작업을 확대하면서도 현장에서 발견된 오리들이 AI가 아닌 독극물에 의한 오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하도리와 종달에서 폐사한 오리가 발견돼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AI 감염인지 독극물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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