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제3기를 이끌 풀뿌리 일꾼을 뽑는 6.4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섰다. 하지만 선거가 막상 시작되면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도지사선거가 나머지 선거와 이슈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버린다. 그러다 보니 도의원선거는 유권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일쑤다. 예비후보로 등록해 제한적이지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도 90일 밖에 안 된다. 이에 <제주의소리>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도의원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정책대결을 유도하기 위해 ‘유권자의 힘!’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 허진영-윤춘광-강충룡
[유권자의 힘] 제주도의원 선거<2> 제20선거구(서귀포시 송산·효돈·영천동)

제20선거구(서귀포시 송산.효돈.영천동)는 현역 대 현역 대결 가능성이 큰 곳이다.

서귀포시 동지역에서 유일한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있는 허진영 의원과 민주당 비례대표 윤춘광 의원이 맞대결을 펼친다.

여기에 정치신인으로 40대 초반의 강충룡 효돈동연합청년회장이 민주당 깃발로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20선거구는 서귀포시 동지역 동쪽 끝지역으로 해안가 있는 송산동부터, 감귤 주산지인 효돈동, 중산간 마을은 영천동까지 지역구가 넓은 편이다.

20선거구는 허진영 의원이 터줏대감이다. 효돈중 출신인 허 의원은 36세에 서귀포시의원에 당선된 후 2002년부터 내리 당선됐다. 시의원-도의원 경력을 합치면 16년째 의원이다.

윤춘광 의원은 35년 정치베테랑이지만 연고가 전혀 없는 곳에 도전하는 셈이다. 현재 살고 있는 곳도 서홍동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선대본부장 5번 했는 데 자신이 도운 사람 모두 효돈 사람"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효돈동 토박이인 강창룡 회장은 관광과 감귤산업 발전을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경선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패기를 보이고 있다.

# 허진영 "4선 도전이 마지막, 하드웨어보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 주력"

▲ 허진영 도의원
허진영 의원(1963년생)은 1995년 32살의 나이로 서귀포시의원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이후 단 한번도 패하지 않고 승승장구해 왔다.

지난 2006년 특별자치도가 출범한 후 선거구가 합쳐지면서 치러진 도의원 선거에서도 92표 차이로 신승을 거두며 재선에 당선된 바 있다.

2010년 선거에서는 여성 후보인 민주당 강유정 후보에게 2000표 이상 넉넉하게 압승을 거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새누리당 공천은 따놓은 당상이다.

4선 도전의 마지막 관문은 같은 현역 의원인 윤춘광 의원이다. 허 의원은 "연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새누리당과 민주당 1대 1 구도 선거가 가장 어렵다"며 "(윤 의원 출마로)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 오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허 의원은 "지역주민의 선택을 받아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열심히 했고, 더 열심히 하라고 해서 3선, 4선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맞받았다.

10대 의회에 입성하게 되면 역점 사업으로 허 의원은 "기존 하드웨어 시설 중심보다는 마을 자생력을 키우고,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을 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을 지방의원으로 마지막 도전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윤춘광 "35년 민주당맨, 연고.지연 없지만 당선가능성 높다"

▲ 윤춘광 도의원
정치생활 35년 베테랑인 윤춘광 의원(1952년생)은 그동안 직접 선수가 아니라 참모로 줄곧 뛰어왔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지역구에서 선수로 나선다. 하지만 그 지역구에는 연고가 전혀 없는 제20선거구다.

윤 의원은 "정치를 35년 동안 해오면서 대선을 제외하고, 선거대책본부장만 5번 맡아왔는데 5번 모두 후보가 효돈사람이었다"며 "선거구에 연고가 없어도 지인들은 많다"고 말했다.

그가 20선거구를 선택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유일하게 민주당 현역 의원이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곳은 없다. 민주당 후배들과 싸울 수는 없었다"며 "시민들만 믿고 나간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제 개인을 위해 정치를 해 본 적이 없다. 지연이나 학연이 없는데 어떻게 가능하느냐고 묻기도 하는 데 도민들과 시민들에게 잘만하는 당선되는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의정생활을 하면서 나온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그는 "분명히 잘못한 일이다. 그 당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 강충룡 "40대 청년의 패기...더불어 잘사는 사회 만들고 싶어"

▲ 강충룡 효돈동연합청년회장
강충룡(1974년생) 효돈동 연합청년회장은 젊음이 무기다. 효돈동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기도 하다.

정치 신인으로서 아직은 얼굴 알리기에 부심하는 모습이지만 당당히 윤춘광 의원과 경선을 통해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2004년 민주당에 입당했다가 청년회 활동으로 탈당, 지난해 12월 다시 복당한 바 있다.

강 회장은 "현역 윤 의원이 20선거구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을 해야 할 것"이라며 "경선을 제대로 해야 서로 윈윈할 수 있고, 결과에도 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의회에 입성하게 되면 1차산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활성화 하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그는 "관광과 의료산업을 좀 더 활성화시켜서 1차산업에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더불어 잘 사는 제주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선거구 관전포인트

제20선거구는 서귀포시 동쪽 동지역 3개 동이 모인 곳이다.

총 인구는 송산동 4924명, 효돈동 4994명, 영천동 5005명으로 1만4923명이며, 만 19세 이상 선거인 수는 송산동 4049명, 효돈동 4099명, 영천동 4089명으로 총 1만2237명이다. 선거구 3개 동의 인구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3개동 중 송산동과 영천동의 경우 각각 3개와 4개 자연부락으로 이뤄져 효돈동 출신이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해 왔다.

눈여겨 볼 관전포인트는 허진영 의원이 5회 연속(시의원 1회 포함) 당선되느냐다. 특히 허 의원의 경우 서귀포시 동지역 유일 새누리당 도의원으로 상징성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연고가 없는 윤춘광 의원이 도전도 만만치 않다. 윤 의원이 허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다면 파란을 일으키는 셈이다.

허 의원은 "당당하게 지역주민의 선택을 받아 당선됐고, 주민들이 더 열심히 일하라고 해서 4선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은 "3개 동으로 이뤄진 선거구에서 한 동네 사람이 계속해서 오래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엔 바꿔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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