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대, 힘내라 가족회사] (10) 디자인-브랜드 전략 컨설팅 업체 CMI커뮤니케이션

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이 ‘동반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산·학 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산업체는 대학으로부터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제공받고, 대학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우수 인재를 취업시키는 상생모델로서 지역대학과 지역기업 간의 네트워크인 ‘가족회사’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제주의소리>가 지난해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 전문대학으로 선정된 제주한라대학교와 업무제휴를 맺고 대학 가족회사들을 집중 소개함으로서 지역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산학협력 선순환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장광남 CMI커뮤니케이션 대표. ⓒ제주의소리

타 지방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그 기반 마련에 어려움이 많았던 산업분야가 있다. 디자인이 대표적인 예다.

10여년 전만 해도 사실상 디자인의 불모지였던 제주지역에도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업체들이 들어섰고, 2010년에는 제주디자인기업협회도 출범했다.

이 성장기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관찰해 온 CMI커뮤니케이션의 장광남 대표(43)를 만났다.  그의 회사에 관해 또 제주 디자인산업계 전반에 대해 평소 품어왔던 이야기를 꺼냈다.

CMI커뮤니케이션은 흔히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디자인진흥원이 공인한 산업디자인 전문 회사’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단순히 인쇄 디자인 정도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기업의 핵심은 ‘기업의 브랜드 전략 컨설팅’이다.

장 대표에게 가장 대표적인 결과물이 어떤 것이 있냐고 묻자 ‘제주광어’ 얘기를 꺼냈다.

“제주에서 감귤 다음으로 산업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광어입니다. 7년여 동안 제주광어 브랜드부터 시작해서 광고홍보, TV CF, 공항 와이드칼라 광고, 지하철 광고, 홍보 브로셔, 카탈로그까지 제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뭇가사리 브랜드 개발, 그리고 여기에 따르는 제주웰갱 상품 디자인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주웰갱 같은 경우 관광기념품 전국 공모전에서 장관상을 차지했던 경험도 있구요”

그는 디자인이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워낙 많은 상품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 한 번 산 제품을 재구매하도록 이끄는 전략들이 필요하다는 것. 이와 더불어 클라이언트가 자기 상품에 대한 철학, 비전과 같은 마인드 아이덴티티를 접목하는 것도 필수라고 설명한다.

지난 2010년 제주디자인기업협회가 출범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서로 경쟁만 하는 대신 함께 힘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다. 장 대표는 초대 회장으로 취임해 지금까지 협회를 이끌고 있다. 그러다보니 업계 전반의 흐름, 애로점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제주의 클라이언트가 제주도내 디자인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요. ‘과연 제주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을까’, ‘대도시에 있는 회사가 잘하겠지’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역전이 돼서 서울의 업체와 제주 업체가 붙으면 예전보다 승률이 더 높아졌습니다. 인터넷의 발달, 정보 교류, 교육으로 도내 업체들 역량이 많이 강화됐어요.”

그에게 살며시 ‘그래도 아직은 육지업체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 게 현실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심사진으로 참가했을 때 경험들을 회상하며 수도권 대형업체가 능사가 아니라고 답했다.

“제주도내 클라이언트들과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같이 만나서 고민하고 의견을 자주 나눠야 하거든요. 그런데 메일로만 주거 받거나 웹하드로 주거 받거나 해서 얼마나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겠냐 의문점도 있죠.

두 번째가 서울에서 잘 나가는 회사가 있다고 했을 때, 그 쪽의 메인 광고주는 대기업이죠. 그런데 도내 업체들은 덤이란 느낌이랄까요? 수석디자이너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한 번 테스트를 해보는 정도로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주도 같은 경우 계속 만나기 때문에 지역밀착형이잖아요. 자주 만나고, 자주 고민하고 이런 활동들이 더 많아야 한다는 거죠.”

그는 디자인 회사들이 스스로 힘을 키워나가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동시에 현재 회사들이 제주도내 시장 뿐 아니라 중국, 미국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장광남 CMI커뮤니케이션 대표. ⓒ제주의소리

이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단연 ‘인력’.

제주도내 디자인업계에서는 현재 디자이너를 못구해서 안달이라고 한다. 환경, 제품, 시각 디자인을 통틀어서 해당되는 문제다. 도내 대학 디자인 학부 졸업생들의 인력풀이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마저 제주도를 벗어나려고 한다는 것.

그가 제주한라대 가족회사로 함께하는 이유도 이와 밀접하다.

CMI 커뮤니케이션은 매년 3명씩 학생 인턴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일반 직원처럼 함께 고민하고 결과물을 만든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현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 네이밍부터 시장조사, 브랜드 전략, 최종 디자인까지 참여한다.

“타 지역에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을 굳이 말리지는 않죠. 거기에 가서도 경험을 쌓고 희노애락을 느끼겠지만, 보다 가치있게 쓰여질 곳은 제주도 입니다. 여기가 워낙 사람도 못 구해서 난리기도 하고, 한 번 들어오면 여기 모든 선배들이나 대표들은 애정을 쏟고 가르치기도 하고 중요한 프로젝트도 맡겨서 발전속도는 좀 더 빠르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제주도는 일할 거리는 굉장히 무궁무진 한 거 같습니다. 기회이 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젊은 학생들이) 중요한 위치에서 중요한 일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입니다”

디자인기업협회로, 또 지역대학과의 연계로 산업계 전반을 튼튼하게 다지려는 그는 ‘네트워크의 힘’을 통한 변화를 꿈꾸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CMI의 지향성도 ‘지속가능함’에 맞춰져 있다.

“저희는 클라이언트와 단발성 작업보다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가는 편입니다. 광어도 7년째고, 호텔도 10년이나 된 곳이 많습니다. 하나하나의 개별 디자인 서비스를 해주는 것도 있지만 한 번 인연을 맺으면 그 회사의 마케팅까지 같이 고민합니다.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척하면 척 알아들을 수 있는 시스템, 그게 CMI커뮤니케이션의 장점입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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