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회사 4곳 20조 투자 계획...중국보리북방실업 2030년 완공 목표

▲ 한국교통연구원이 구상한 제주-목포 해저고속철도
사실상 무산됐던 제주~목포간 해저터널 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이번엔 한국 국책사업을 중국 국영회사 4곳이 한국에 20조원 규모의 투자 의사를 타진해 왔다.

<뉴시스>에 따르면 유방(劉方) 중국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 대표이사는 최근 "중국 철도그룹과 건설그룹, 교통건설그룹, 갈주바그룹 등 4개사가 제주~목포간 해저터널사업에 1140억 위안(한화 약 20조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유방 대표는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건설진흥회가 협력파트너로서 (해저터널 건설의) 큰 틀을 짜고 있다"면서 "현대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 등 한국 건설사 3곳과도 시공 참여 여부를 협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는 중국 대련에 위치한 군(軍) 소속회사 대련보리연합국제무역공사의 관계사다. 신재생에너지.부동산.건설 등 국외 민간.국책사업을 중국 정부와 연결해주는 회사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총연장 167㎞의 제주~목포 간 해저터널 건설사업을 주선하고 있다.

제주~목포간 해저터널 사업은 지난 2009년 4월 한국교통연구원에서 해저고속철도 건설 구상을 발표하면서 본격화 됐다.

당시 한국교통연구원은 제주-호남 해저고속철도 사업비는 14조6000억원이 소요되고, 목포에서 해남까지(66km)는 지상, 해남에서 보길도(28km)는 해상교량, 보길도-추자도-제주(73km)는 해저터널로 연결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사업비는 목포-해남 지상구간 2조8000억원, 해남-보길도 해상교량구간 3조원, 보길도-추자도-제주도 해저터널구간 8조8000억원이 소요되며, 사업기간은 타당성.기본계획 수립 1년, 기본설계 1년, 실시설계 1년, 시설공사 8년 등 총 11년으로 예측했다.

제주-호남 해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목포-제주가 40분, 대구-제주 2시간 30분, 오송-제주 1시간 40분, 서울-제주 2시간 26분이 소요돼 육지와 제주도는 1일 생활권으로 편입된다.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요금을 항공요금의 71%로 적용해 2026년이면 1500만명이 고속철도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제주도의 경우 신공항 우선 정책, 천문학적인 사업비 문제 등으로 사실상 계획은 무산됐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영회사 4곳이 기부채납 방식으로 자금을 대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국의 승인이 나면 즉각 양해각서(MOU)를 맺어 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4년여 간의 기본·실시 설계를 하고 10년 공사·2년 시운전 작업에 들어간다는 게 중국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 측의 복안이다.

완공 후 이용 수요는 연간 1200만명, 투자금 회수는 최소 30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방 대표는 완공까지 예상 소요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5년이지만, 이전에 용역 발주한 적이 있어 타당성 조사 기간은 많이 단축될 것"이라며 "공사비는 난이도가 높은 해저구간의 설계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항공료의 70~80% 수준으로 예상하는 요금 체계도 향후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나, 투자 방향이 자금 회수와 같은 '돈벌이'가 아닌 양국 간 협력관계 형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영회사가 한꺼번에 한국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한국이 안전한 투자처인데다 중국인 관광 수요가 한류(韓流)를 등에 업고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한국 내 SOC 사업 외에 부동산 매입과 금융기관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유방 대표는 "한국의 부동산 가치를 매우 좋게 보고 있다. 대치동 포스코빌딩·송도무역센터빌딩 등 수천억원대 대형 매물이 여러 개 시장에 나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조만간 매입할 예정"이라며 "금융까지도 폭넓게 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보리북방실업투자회사는 한중 합작 민간경제단체인 동북아평화경제교류협회(가칭)를 다음 달 말께 창설할 예정이다.

협회 이사장으로는 양국 각 1명씩 둘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증배염(曾培炎)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이사장이 이미 추대됐으며, 한국의 경우 설 연휴 전후로 확정된다.

중국 자본의 해저터널 사업이 실현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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