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홍의 세상사는 이야기 ②> 오늘의 시련은 내일의 도약을 위한 발판

열대 우림의 나무에는 나이테가 없다. 추위를 견뎌 이겨낸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고, 상처난 조개가 진주를 만든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시련과 고통을 견디고 상처를 극복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

온실 속의 화초는 비바람에 넘어지고 만다. 그러나 야생화는 온갖 풍상을 다 겪었기에 어떤 고난도 물리칠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학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80%가 빈곤 가정 출신이었고, 그 중에는 고아 출신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내 개인적 경험을 봐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웬만한 시련에는 내성이 생겨서 겁나지 않는다. 또 젊은 시절의 군대 체험은 나를 더 강하게 했다. 용광로에서 달구어진 쇠붙이가 더 단단해지듯이 최전방 병영 생활은 나를 강인한 인간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니까 “부모 잘 못 만나서...”, “가난하지만 않았다면”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동화 작가 안데르센은 “가난했기 때문에 ‘성냥팔이 소녀’를 썼고, 못 생겼기 때문에 ‘미운 오리새끼’를 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神)으로 일컬어지고 마쓰시타 정경숙을 세워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마쓰시타는 자기는 세 가지(가난, 병약, 무지) 덕분에 성공했노라고 술회했다.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는 하늘이 나에게 내려준 축복이요,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괴테도 “신은 위대한 일을 하려는 사람에게 먼저 시련을 준다”고 했다. 오늘의 시련이 내일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된다.

 

▲ 장일홍 극작가

성경에서도 “눈물로 씨앗을 뿌리는 자가 기쁨의 단을 거둔다”고 했다. 고난과 역경의 강을 건너지 않고 안일하게 살면서 행운을 바라는 자는 몽상가에 지나지 않는다. 생은 ‘고통의 축제’이다. 고통 속에 맞이하는 축제, 고통을 무릅쓰고 얻는 축제가 인생이다.

마약, 도박, 섹스처럼 쉽게 얻는 쾌락은 우리를 파멸로 이끈다. 진정한 쾌락은 고통 속에 이미 잉태되어 있는 것이다. 새디즘이나 매저키즘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고통을 겪고나서야 진짜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말이다. “고통이여, 오라! 내가 너를 즐겁게 맞이할 것이다”

2014년 청마의 해, 우리 모두 고통과 싸워 승리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 장일홍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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