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절경 송악산 반드시 개발돼야 하는가?
세계적 절경 송악산 반드시 개발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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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칼럼> 외국자본의 개발 위기에 놓인 송악산을 바라보며

필자가 고향에 와서 시간을 내어 종종 찾는 곳 중 하나가 송악산 일대 지역이다. 쾌청한 날 거기에 가면 화력발전소가 우두커니 서 있어 다소 성가시기는 하지만 웅장한 산방산과 그 넘어 진 푸른 색깔을 발하는 제주의 영산 한라산을 볼 수 있다. 그 앞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한 가운데 다소곳하게 서 있는 형제 섬이 나를 반긴다. 한마디로 동양의 나폴리 항 입구에 왔음을 착각케 한다.

▲ 송악산에서 바라본 대정 바다의 절경. ⓒ백승주

어쩌다 건강관리를 위하여 송악산 주변 올레 길을 걷기라도 하면 눈에 마주치는 진지 동굴들, 억새들, 향기로운 소나무들, 지평선을 넘나드는 고기잡이배들, 웅장한 절벽을 상대로 맞장 뜨는 파도들, 저녁노을에 황금빛으로 채색된 마라도와 가파도,  송악산 꼭대기에서 만끽할 수 있는 사면팔방에 수놓아진 각양각색의 제주의 모든 것을 담은 전경(panorama) 등이 필자를 늘 반겨주곤 했다.   

이처럼 송악산 일대는 한라산, 성산일출봉과 더불어 제주절경을 상징한다. 아울러 그 절경을 쉽게 개발하지 않고 원형그대로 보존하여 오래오래 그를 보러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줄 가치가 충분한 절대보존 경관자원이다. 어쩌면 도 차원이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온존하게 보존할 필요성이 있는 공공재이자 제주의 고유한 유산이 아닌가 한다.

송악산 개발문제 쉽게 다룰 사안 아니다

최근 도정의 개발지상주의 정책을 폄에 따라 송악산 일대가 오름 훼손과 난개발이라는 홍역에 휩싸여 여론의 부정적 조명을 받고 있다. 이 일대가 행정에 의하여 송악산유원지지구로 지정된 지 20년 만에, 개발사업 승인이 취소된 지 13년 만에 외국자본에 의한 대규모 호텔·콘도미니엄인 소위 ‘뉴오션타운’ 사업이 이런 논란을 키우고 있다.

물론 지방 정치권이나 행정, 인접 지역 주민 대다수가 이에 반대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도정의 시책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논란에 시큰둥한 모양새를 드러내고 있다. 사단법인 올레나 몇몇 제주도내 환경시민단체만이 이런 저런 이유를 내세워 사업 추진의 부당성을 알리면서 경관 보전 등을 위하여 사업철회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송악산 개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이 일반적인 개발사업과 동일한 절차를 진행시키고 있고, 필요한 조사가 완결되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환경영향평가심의위에 초안을 공람하는 등 사업자의 편의만을 봐주는 개발행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이 오름 사면을 훼손하여, 호텔과 콘도를 짓는 것이고, 사업부지가 송악산의 일부라고 본다면 오름 사면을 절토(切土)하고 건축물을 짓는 계획에 대하여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행정이 오름을 훼손하여 건축물을 짓는 이번 개발사업을 특별한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고 허용할 경우, 이와 유사한 개발사업의 추진을 재촉하는 최악의 선례를 남기데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행정이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음에도 이를 방관하고 있다”면서 “작년 말에 절대보전지역 조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제주도정은 어떠한 보호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꼬집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 지역 일대에 일제시대의 전쟁유적이 곳곳에 산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송악산 해안에 ‘일오동굴’이라고 부르는 진지갱도를 비롯하여, 송악산 외륜과 알오름에 상당한 규모의 진지갱도가 분포하고 있다”면서 “이 ‘일오동굴’은 최근에도 붕괴되어 문제를 낳고 있고, 물론 해식에 의한 영향도 있지만, 해안절벽에 차량통행으로 붕괴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경우 무거운 하중의 공사차량 통행과 오름을 파는 과정에서의 진동이 전달되어 추가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 하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행정이 이번 송악산 개발 사업을 매우 정당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평가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며 “행정이 환경훼손을 막고, 외부자본에 대한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절차를 이행하기 이전에, 개발을 해서는 안 될 지역이라면 절대보전지역지정 또는 지리정보 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GIS))등급 상향 등 개발차단장치를 우선 마련하여 대처하는 급선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환경단체들은 송악산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제주도정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송악산 개발 사업에 대하여는 엄격한 환경영향평가 진행으로, 환경영향평가 심의 이전에 모든 필요한 조사를 갖추고, 평가를 진행하여야 한다.
둘째로 송악산이 보존 가치를 재인식하고, 사업주로 하여금 현재의 개발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고하도록 사업자를 적극 설득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정은 수동적으로 사업자의 개발 계획에 맞춘 조사에 의지하지 말고, 제주자치도 차원의 적극적인 영향조사를 선행하여야 한다.

환경보존 또는 경관보존을 위한 개발제한 현행 제도상으로 허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충분한 자연환경이 인위적 또는 인공적으로 훼손되는 것을 보호하고, 생태계와 자연경관을 보전하는 등의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다. 자연환경보전법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따르면 자연환경 기본원칙으로 자연환경을 이용하거나 개발하는 경우에는 생태적 균형이 파괴되거나 그 가치가 저하되지 않도록 하고, 자연환경보전에 따르는 부담은 공평하게 부담하여야 하며, 자연환경으로부터 얻어지는 혜택은 지역주민과 이해관계인이 우선하여 누릴 수 있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도 자연환경은 모든 국민의 자산으로서 공익에 적합하게 보전되고 현재와 장래의 세대를 위하여 지속가능하게 이용되어야 하고, 자연환경보전은 국토의 이용과 조화·균형을 이루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연생태와 자연경관은 인간 활동과 자연의 기능 및 생태적 순환이 촉진되도록 보전·관리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국민에게 자연환경보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자연환경을 건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증진되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는 국토의 개발 및 이용 등으로 인한 자연환경의 훼손의 방지 및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자연환경보전대책의 수립 시행 등의 조치를 강구하여 시행할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    
 
게다가 중앙정부에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지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지속가능한 보전관리를 위하여 생태적 특성, 자연경관 및 지형여건 등을 고려하여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생태․경관핵심보전구역, 생태․경관완충보전구역 및 생태․경관전이보전구역으로 구분하여 지정․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지정․관리되는 생태․경관지역 안에서는 국민 누구든지 그 지역 안에서 거주하는 주민의 생활양식의 유지 또는 생활향상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당시에 실시하던 필요한 행위를 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건축물 등의 신축ㆍ중축 및 토지의 형질 변경 등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시․도지사에게도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시ㆍ도 생태․경관보전지역의 보전ㆍ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관보호를 위한 개발제한 또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보호를 위하여 해당(토지)재산권 행사에 대하여 법적인 제한이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연보호영역과 동․식물생활공간체제 조성과정에 그런 제한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더 나아가서 최근에는 경관보호영역으로까지 그 제한 가능성이 확장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이 경우 행정이 어떻게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행 제주특별법은 자연환경의 보전과 적정한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서 상대보전지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이런 지역 안에서는 그 지역 지정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 그 밖의 시설의 설치 및 토지의 형질변경 등과 이와 유사한 행위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도지사의 허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 농업․임업․축산업․수산업을 영유하거나 농업․임업․축산업․수산업에 부수되는 공작물 또는 시설의 설치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제주특별법은 이런 조치에 따라 토지소유자 등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거나 주민 등 제3자의 이익이 침해 되는 경우에 어떻게 보호조치할 것이냐와 관련하여 이들을 위한 명시적인 보호조치 근거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하여는 부수적으로 입법정책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처럼 제주특별법에 의하여 자연보호 또는 경관보호를 위하여 특정(토지)재산권 행사에 대하여 법적으로 제한 조치가 가능하다면 그 제한되는 범위는 어떤가?  해석론에 따르면 토지소유자의 현재의 토지이용을 문서로 확정하되, 그 이용변경금지의무와 만약 경작지라면 영농을 위한 토지이용제한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이 행정에 의하여 자연보호 또는 경관보호를 위하여 특정토지이용이 제한되는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헌법상 재산권 보장 취지에 입각하여 소유자 등의 재산권 행사가 본의 아니게 제한되게 됨으로써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고, 만약 이를 주장하는 경우 공평의 관점에서 이에 대한 보상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개발예정지 주변지역의 주민 등 제3자가 특정토지의 개발이 제한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의 침해를 주장하는 상황이라면 이 또한 보상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환경단체주장들 논리적이고, 허술한 듯하나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송악산 개발 사업에 대하여는 엄격한 환경영향평가 진행으로, 환경영향평가 심의 이전에 모든 필요한 조사를 갖추고, 평가를 진행하여야 한다.”라는 주장 매우 시의적절하고 일리 있어 보인다.

주장하는 바와 같이 현재 사업자의 편의만을 봐주는 무개념의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해당 개발예정지에서 리조트시설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두고두고 공공재의 사유화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단할 수 있다고 본다면 당연히 관계법령에 따라 실질적인 환경영향평가절차를 이행하여 그 시시비비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 관계법령이 정하는 환경영향평가 기본원칙을 준수하여 엄격하게 절차를 이행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둘째로 “행정은 수동적으로 사업자의 개발 계획에 맞춘 조사에 의지하지 말고, 제주자치도 차원의 적극적인 영향조사를 선행하여야 한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위와 같이 실질적인 환경영향평가절차의 이행의 관점에서 보아 일리 있어 보인다.

마지막 “송악산의 보존가치를 재인식하고, 사업주로 하여금 현재의 개발 계획을 전면 재고하도록 사업자를 적극 설득하여야 한다.”는 주장 또한 일리 있다. 물론 송악산의 보존가치에 대하여는 자신이 처한 입장이나 인생관 또는 가치관에 따라 달리 말할 수 있으나 자연환경보존법령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재인식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특히 미래 제주의 제주다운 관광자원을 천연적으로 잘 본존하고 관리하여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행정은 이에 대하여는 매우 전향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행정은 관계법령의 입법 취지에 따라 필요한 절차 이행을 확실히 하고 제반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권한 있는 도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행정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왜냐면 이렇게 하는 것이 행정이 도민중심, 미래 중심의 제주개발을 도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제주유산들 원형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근본이다

이들의 주장에 비추어 개인적으로는 사업자 스스로 사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라면 “적법절차 운운하며 개발을 당연히 허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단정 짓기 이전에 행정 스스로 제반절차를 거친 후에 행정이 자연환경 또는 경관보호 등 충분한 사유를 들어 신청서류를 반려할 수 있음을 도민들에게 정중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백승주(행정·지방자치·지역개발·환경·협동조합전문가) C&C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더욱이 세계적인 천연절경을 사유화 논란으로 내모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린 도민중심의 행정을 펴주기를 학수고대한다. 물론 이렇게 행정이 엄한 조치를 취할 경우 토지소유자 등이 불이익을 주장할 수 있다. 노심초사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 일”은 없는 노릇이다. 그런 문제는 부수적으로 해결하면 그만이다. 어떻든 행정은 그 본분을 다하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아울러 필요한 제도의 수정보완도 마다하지 말았으면 한다. 왜냐면 가치 있는 제주유산들 돈 된다고 마구 팔아치우지 말고 오래 보존되어 관리되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이다. / 백승주(행정·지방자치·지역개발·환경·협동조합전문가) C&C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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