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뜯어보니, ‘랜드마크’와 닮은 꼴
정부정책 맞물려 도-JDC-싱가포르 업체 교감 가능성...카지노 주목
  

홍콩 란딩이 구상중인 제주 신화역사공원 조성 조감도. <제주의소리 DB>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9일 제주 신화역사공원 사업에 아시아 최고의 복합리조트 ‘리조트월드 센토사’를 운영하는 겐팅 싱가포르(겐팅 그룹)의 참여 소식을 전했다.

기존 투자자인 홍콩 란딩국제발전유한회사(홍콩 란딩)는 테마파크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지분 증자 방식으로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겐팅을 사업에 참여시켰다고 설명했다.

사업의 내용은 테마파크, 테마스트리트, 컨벤션, 공연장, 위락.휴양 등이 어우러진 세계적 수준의 복합리조트 조성이다. 총 사업비는 자그마치 2조3000억원.

리조트월드 센토사(49만㎡)는 유니버설스튜디오로 잘 알려진 곳이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6만평에 △고대이집트 △잃어버린 세상 △할리우드 △SF도시(Sci-Fi City) △뉴욕 △마다가스카 △파 파 어웨이(Far Far Away) 등 7개 구역으로 나눠 쥬라기공원, 슈렉, 트랜스포머 등 23개 놀이시설을 갖췄다.

싱가포르 센토사 섬 북서쪽에 있는 리조트월드 센토사에는 유니버설스튜디오 말고도 관광호텔 5개(1840실), 마린파크(세계최대 해양수족관, 워터파크), 해양체험박물관(아시아 최대 해양 생태 박물관), ESPA(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최고급 스파시설), 컨벤션센터(6000명 수용), 돌고래체험관, 갤러리아 등이 있다.

2012년 기준 약 1600만명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주목할 점은 우근민 지사도 올초 관광객 2000만명 유치 방안에 대해 밝히면서 디즈니랜드와 함께 싱가포르 센토사,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1월2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예전부터 겐팅 싱가포르와 교감을 나눠온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한다.

당시 우 지사는 외자유치 정책에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면서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같은 시설을 유치해야 한다고 했다.

센토사와 유니버설스튜디오, 그리고 디즈니랜드는 기자들이 “투자하려는 업체가 있느냐”고 물은 뒤에 나왔다. 이에 대부분 언론은 유니버설스튜디오, 디즈니랜드가 제주 투자를 타진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으나 간담회에 배석했던 제주도 관계자는 ‘중국이나 해외 투자자들이 찾아왔을 때 (콘도나 별장만 아니라)가급적 테마파크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한다는 의미’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싱가포르)센토사 섬 테마파크 조성에 관여했던 해외 기업이 제주 투자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겐팅 싱가포르를 염두에 둔 얘기였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사실 디즈니랜드 든 유니버설스튜디오 든 하루아침에 나온 얘기는 아니었다.

2011년 수립된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들어있는 12대 전략사업 중 맨 앞자리에 있는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 건설 사업과 관련해 그 전 부터 내부 논의가 있었다.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의 내용은 컨벤션센터, 대규모 숙박시설, 엔터테인먼트 시설, 문화시설 등 집객(集客) 효과가 높은 다양한 시설을 민간 주도 사업으로 2조3000억원을 들여서 2021년까지 설치한다는 것이다. 2021년은 제2차 종합계획 완료 시점이다.

▲ 홍콩 란딩과 겐팅 싱가포르, JDC 관계자들이 제주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럼 복합리조트로 뭘 유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고, 이윽고 대규모 테마파크, 그 중에서도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적합한 모델로 제시됐다.

복합리조트와 싱가포르 사례는 우 지사가 지난해 11월15일 행한 ‘2014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문’에도 담겼다. 

시정연설에서 우 지사는 “작지만 큰 제주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합리조트가 필요하다”며 “싱가포르는 이미 성공을 거두었고, 우리나라도 지난 7월 대통령 주재 제1차 관광진흥 확대회의에서 육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결국 JDC가 밝힌 ‘세계적 수준의 복합리조트’나 제주도의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 모두 유니버설스튜디오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업 내용 면에서 너무 닮아있다. 

이날 JDC가 겐팅 싱가포르의 사업 참여 소식을 전하면서 “제주도의 투자유치 노력도 한몫을 했다”고 한 점도 그동안 긴밀한 내부 교감이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JDC 안팎에서는 우 지사가 겐팅 싱가포르 쪽과 몇차례 접촉했다는 얘기도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또 있다. JDC의 계획이 지난 2월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 때 언급된 복합리조트(IR)와 맥이 닿아있다는 점이다.

JDC 역시 이날 보도자료에서 ‘국내 최초의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 ‘최근 정부와 제주도의 핵심 정책사업인 복합리조트 유치’라는 표현을 썼다.

제주도 또한 1월14일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를 유치하기 위해 전문가 그룹을 꾸리겠다”며 정부가 추진중인 한국형 복합리조트(IR) 사업과도 연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와 JDC가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함께 움직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핵심은 유니버설스튜디오로 대변되는 대규모 놀이시설이다. 

문제는 외자에 의한 카지노 도입 여부.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 당시 정부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에 투자하는 외국인에 대해 신용등급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럴 경우 외국인의 국내 카지노 진출 벽이 낮아지게 돼 검증이 덜 된 외국자본의 유입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제주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계) 자본이 카지노에 눈독을 들인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더구나 겐팅 그룹은 ‘카지노 그룹’으로 전 세계에 각인돼 있다. 아니나 다를까 겐팅 그룹은 강원랜드 경영권 인수를 두차례 시도한 바 있다.

일부 외신은 겐팅 싱가포르와 홍콩 란딩이 제주신화역사공원에 카지노 리조트를 만든다고 보도해 JDC가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JDC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며 “JDC는 카지노 허가에 대한 결정이 없고, 카지노 도입에 관해 (두 업체와)협의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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