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선거구 새누리 강완길·김계환, 민주 고후철 탈당…예선전도 못 치를라? ‘속앓이’

▲ 지역구 1호 도의원 노리는 여성후보들. Z방향으로 2선거구 강민숙(민주), 6선거구 고순생(민주), 이선화(새누리), 7선거구 김영심(통합진보), 9선거구 김효(새누리), 14선거구 박주희(무소속), 16선거구 방문추(민주), 24선거구 현정화(새누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여성후보 의무공천제’가 벌써부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남성 후보들이 제대로 된 경선도 치르지 못하고 공천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예 ‘통 큰 양보’ 형식의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본선 진출 의지를 다지며 탈당까지 불사하는 두 가지 양태로 나타나고 있다.

6.4지방선거가 110여일 앞으로 다가선 가운데 제주도의원 선거에서 ‘여성후보 의무공천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여성후보 의무공천제’란 각 정당들이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여성후보를 반드시 1명 이상 공천하도록 한 제도다. 여성정치인들의 제도권 진출을 돕기 위해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국회의원 선거구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의 등록을 무효화시키는 강력한 패널티가 주어진다.

이번 6.4지방선거에는 유독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여성후보들이 많아 당내 경쟁자들이 일찌감치 탈당하거나 탈당을 신중히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예 출마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

새누리당 새누리당에 따르면 제주도의원 선거 제6선거구(삼도1·2, 오라동)에 출마를 준비하던 강완길, 김계환 예비후보가 구두로 탈당 의사를 통보해왔다.

이 선거구에는 4년 전 비례대표로 제9대 의회에 입성한 이선화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 당내 경쟁자만 이 둘 외에도 고상호, 이기붕, 임계령, 한광문씨 등 7명이나 된다. <제주의소리> 취재결과, 고상호 전 의원도 최근 출마 의사를 접고, 공천받은 후보를 적극 돕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3개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이미 여성후보들이 1명씩 포진해 있는 상황. 제주시乙지역에는 김효 제주도당 미래창조위원장이 제9선거구(아라·봉개·삼양동)에, 서귀포시지역에는 현정화 의원이 제24선거구(중문·대천·예래동)에 출사표를 던졌다.

제9선거구에 출마를 준비 중인 남성후보 3명(김용일, 김철우, 오종훈)도 여성후보 의무공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24선거구에서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기성 전 도의원은 최근 출마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도 제6선거구에서 탈당자가 나왔다. 4년 전 민주당 간판으로 선거에 나섰던 고후철 삼도2동 주민자치위원회 자문위원이 지난 1월초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여성후보(고순생 제주도여성단체협의회장) 의무공천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제주시甲지역에서는 제16선거구(애월)에서도 여성후보(방문추)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어느 지역이 여성후보 의무공천 대상이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탈당은 아니지만 애월읍의 맹주였던 박규헌 의원은 아예 불출마를 선언했다. 의회 안팎에서 ‘양반’이라는 소리를 듣는 박 의원은 여성후보와의 공천경쟁 대신 ‘통 큰’ 양보를 택했다.

제주시乙지역에서는 제2선거구가 변수다. 강민숙 제주도당 민생희망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박호형 한국청소년지도자연맹 제주도협의회 회장의 고민이 깊어 가고 있다.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는 여성후보가 없어 고민이다. 4년 전에도 막판까지 여성후보가 나서지 않아 당직자를 ‘의무방어전’ 형태로 출마시킨 바 있다.

제주도당 관계자는 “서귀포지역에서 아직까지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여성후보가 없어 고민”이라며 “아직 우리 당 예비후보가 없는 선거구를 중심으로 여성후보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거나 준비 중인 여성후보는 현직 의원(비례대표) 5명(김영심, 박주희, 방문추, 이선화, 현정화)을 포함해 8명에 달한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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