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관심 없다→고민 중” 정치수사 진화…고민의 종착역은?
4년 전 지지율 바닥 김태환 불출마 선언…우근민 지사 행보 ‘초미관심’

   
원희룡 전 의원이 110여일 앞으로 다가선 제주도지사 선거의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진차출론·징발론으로 여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말까지 “출마하는 일은 없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던 그가 최근에는 “절대 안 된다는 게 어디 있느냐”고 가능성을 열어놓더니, “고민 중”이라고 진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10일 언론인터뷰에서는 당 지도부에 교통정리를 에둘러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출마로 기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원희룡 변수’가 뜨자 함께 부상하는 게 ‘우근민 변수’다. 원희룡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같은 당 소속 우근민 지사의 행보에 지방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제는 원희룡 전 의원의 제주도지사 출마다.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와 관련한 최근 언론보도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자.

당장 정치적 행보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지방선거에 뛰어들어야 할 상황도 아니고 관심도 없다”. (2013년 8월15일 제주의소리)
서울시장·제주도지사 선거 안 나선다. (내가) 전혀 모르는 일을 주변에서 왜 이야기 하는 지 모르겠다”. (2013년 12월24일 제주의소리)
생각해 본적도 없고, 앞으로도 생각이 없다. 당에서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정중히 거절할 생각이다”. (2014년 2월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사실 절대로 안 된다는 게 어디 있나. 1% 정도의 여지는 있다고나 할까”. (2014년 2월7일 조선일보)
지금 열심히 뛰고 있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선뜻 응할 수 있겠나”. (2014년 2월10일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
제주도지사 출마 문제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대화를 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2014년 2월10일 JTBC 뉴스큐브6)

지난해 8월 1년여 동안의 해외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도, 그리고 지난 연말연초 ‘중진차출론’이 처음 나올 때까지도 원희룡 전 의원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러던 것이 차출론을 넘어 징발론까지 거론되며 당 지도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최근에는 “고민 중”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2월10일 TBS와의 인터뷰에서는 “지금 열심히 뛰고 있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선뜻 응할 수 있겠나”라며 사실상 당 지도부에 교통정리를 요구했다. 사실상 언론에서는 출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원희룡 전 의원의 출마는 제주도지사 선거의 새판짜기를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역인 우근민 지사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시계를 4년 전으로 되돌려 보다.

당시 제주도지사 선거는 선거법 위반으로 지사직을 내려놨던 우근민 전 지사가 귀환하면서 요동쳤다.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당시 김태환 지사의 지지도는 바닥을 헤맸다. 결국 김 지사는 선거를 100여일 앞둔 2월17일 전격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하게 된다.

4년이 지난 지금 우근민 지사의 처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중앙언론이 전국 16개 시·도지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 지사는 매번 꼴찌를 기록했다. ‘재신임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0~70%나 됐다. 도정수행 평가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압도했다.

4년 전 상황과 닮아도 너무도 닮았다.

4년 전 김태환 지사는 “도지사 선거에서 당선될 때 이미 차기 불출마를 결정했다”며 ‘용퇴’를 택했다.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주민소환을 추진했던 반대 진영으로부터도 “제주사회의 새로운 활력을 위한 용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근민 지사 역시 4년 전 도민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차기 불출마를 약속했다. 아직까지 그의 입에서 6.4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1만명이 넘는 지지자들과 함께 새누리당에 동반 입당한 것을 두고 사실상 출마 수순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제 6.4지방선거까지는 남은 기간은 110여일. 4년 전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데자뷰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방정가뿐 아니라 유권자들의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물론 2006년 지방선거로 정치시계를 8년 전으로 더 되돌려보면 현역 도지사(김태환)가 있음에도 다시 후보(현명관)를 영입하자 당(한나라당)을 박차고 나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판단은 우 지사의 몫이지만 심판은 유권자들이 하게 된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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