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 잇따라 ‘정체’ 논란...시민단체 정보공개 청구

 

▲ 블룸버그 통신이 10일 보도한 제주 관련 기사. 통신은 겐팅 싱가포르와 홍콩 란딩이 제주에 '카지노 리조트'를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신화역사공원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힌 홍콩과 싱가포르 업체들이 제주에 ‘카지노 리조트’를 지으려 한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JDC는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이들 업체가 JDC를 통해 밝힌 ‘세계적 수준의 복합리조트’ 사업의 정체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 뉴스통신사 블룸버그는 10일 겐팅 싱가포르(Genting Singapore PLC)와 홍콩 란딩국제발전유한회사(홍콩 란딩)가 중국인 도박꾼(Gamblers)을 대상으로 한국의 제주도에 미화 22억달러의 카지노 리조트를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한 후 전진했다(advanced)고 보도했다.

통신은 겐팅 싱가포르의 파트너를 ‘란딩국제개발 주식회사’(Landing International Development Ltd)로 표현했으나 양지혜(仰智慧, Yang Zhihui) 회장을 거론한 점으로 미뤄 홍콩 란딩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란딩은 이미 신화역사공원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해 10월 JDC와 부지 251만9000㎡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JDC는 홍콩 란딩이 테마파크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겐팅 싱가포르를 지분 증자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시켰다고 설명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겐팅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유명한 리조트월드 센토사를 운영중인 업체다.

겐팅 싱가포르와 홍콩 란딩은 지난 7일 홍콩에서 김한욱 JDC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협약을 체결했고, JDC는 이틀 뒤 이 소식을 언론에 알렸다.

‘22억달러’는 JDC가 밝힌 사업규모 약 2조3000억원과 맞아 떨어진다.

눈여겨볼 점은 카지노 리조트 개발 계획 발표 후 ‘전진’했다는 대목이다. ‘카지노 운영자’(Casino operator) 겐팅 싱가포르가 싱가포르 거래(시장)에서 3.2%, 란딩은 홍콩에서 27% 올랐다(jumped)고 한 점에서 주가 상승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난해 갬블링 수익으로 45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마카오 카지노 성장의 숨은 주역이라며 제주 프로젝트가 카지노 사업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통신은 또 제주 리조트를 ‘리조트 월드 제주’로 명명한 뒤 싱가포르의 두 군데 도박 리조트 중 하나를 모델로 삼고, 두 업체에 의해 50 대 50 합작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상세히 소개했다.

이와함께 제주 카지노는 외국인에게만 개방되는 카지노로서 ‘큰 손’들(high-stakes gamblers)을 위한 200개 테이블을 포함해 모두 800개의 테이블을 갖추게 된다고 양지혜 회장이 지난 7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제주 리조트는 230만㎡에 건설되며, 테마파크, 고급아파트, 호텔 3개(2800실) 등을 갖추게 되는데, 2017년에 열 수 있도록 첫 단계 건설이 올해 6월안에 시작될 것이라고도 했다.

카지노의 구체적인 규모와 리조트 내 조성시설, 건설 일정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홍콩 란딩이 구상중인 제주 신화역사공원 사업 조감도.
JDC는 두 업체의 협약 체결 뒤 ‘세계적 수준의 복합리조트’에 대해 페르시아, 잉글랜드, 잉카제국, 이집트 국가 등과 아시아(한중일)의 독특한 신화, 역사, 문화를 콘셉트로 하는 테마파크, 테마스트리트를 비롯한 컨벤션, 공연장, 위락.휴양 등이 어우러진 리조트라고 설명했다.

또 제주도의 전폭적 행정지원이 이루어지면 올해 7~8월 중 착공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부지 면적만 조금 다를 뿐 블룸버그 보도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JDC는 카지노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세계적 통신사 로이터도 겐팅 싱가포르와 홍콩 란딩이 제주 신화역사공원에 카지노 리조트를 만든다고 보도해 JDC가 긴급 해명에 나섰다.

겐팅은 전 세계에 ‘카지노 그룹’으로 각인된 업체다. 국내 강원랜드 경영권 인수를 두차례 시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지노와 관련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면서 복합리조트의 정체와 해외 업체들의 ‘노림수’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DC 관계자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낼 당시 “JDC는 카지노 허가에 대한 결정권이 없고, 카지노 도입에 관해 (두 업체와)협의한 적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홍콩 협약식에 참석한 JDC 관계자는 11일 "외신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보도했는지 몰라도 해외 업체들로부터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JDC는 정부 정책과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맞는 복합리조트를 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JDC가 카지노 결정 권한도 없을 뿐더러 해외 업체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지혜 회장이 직접 언급한 것처럼 해외 업체들이 카지노 사업 계획을 갖고 있는지, 뭔가를 노려 이른바 ‘자가발전’하는 것인지, 아니면 JDC와 모종의 이면 합의가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는 금융시장의 뉴스와 데이터, 분석 정보를 서비스하는 미국의 대표적 미디어 그룹이다. 뉴욕시장을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가 설립했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얼마전 미국을 방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만난 사실이 알려져 국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해외 업체들과 카지노 사업을 연관짓는 외신이 잇따르자 복합리조트 사업의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10일 JDC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구체적으로 협약서 전문과 ‘카지노 사업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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