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후보들 "위원장이 비서실장이냐" 부글부글...강지용 "편든 적 없다" 펄쩍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새누리당 제주도당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불협화음의 중심에는 강지용 도당위원장이 있다. 제주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중립을 지켜야 할 강 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다.

제주지사 예비후보들은 강 위원장이 대놓고 특정후보를 지지하진 않지만 간접적인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이 강 위원장이 우근민 지사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느낀 때는 언제일까? 그 시기는 지난 3일 도당에서 발표한 논평부터다.

이날 새누리당은 '제주도, 경제만족도·주거만족도 전국 지자체 1위 쾌거  새누리당 우근민지사, 낮은 자세로 위민(爲民)도지사 돼야'라는 긴 제목의 논평을 냈다.

새누리당은 "지난 3년간 우근민 도지사를 중심으로 도정과 도민 모두가 노력한 값진 결실이며, 그만큼 도민적 자긍심을 높였다는 점에서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야 할 일"이라며 "제주도와 우근민 도지사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이러한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새로운 발전의 전기로 삼아주길 당부한다"고 극찬했다.

이 논평에 대해 한 예비후보는 "우 지사가 다른 당으로부터 공격받지도 않아 보호할 필요도 없고, 다른 후보들도 있는 데 용비어천가 수준의 우 지사 치켜세우기 논평이었다"고 꼬집었다.

최근에는 도당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제주도 기획관리실장과 환경경제부지사를 불러 도정현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우 지사를 위한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다른 후보는 "도정현안 공유가 아니라 우 지사 치적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게 뻔하다"며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은 놔두고 우 지사에게 편파적으로 도당 차원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냐"고 강지용 도당위원장을 겨냥했다.

실제로 20일 연석회의에서도 도청 기획관리실장이 도정 홍보를 하려고 했지만 예비후보들의 반발로 취소된 바 있다.

새누리당 모 부위원장은 "도당위원장이 중심을 못잡고 있다"며 "이러다가는 큰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큰 일이란 우 지사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김태환 전 지사 세력의 집단 탈당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인 듯 했다.

또 다른 부위원장은 "우근민 지사 입당을 못하게 막았던 도당위원장이 이젠 우 지사 비서실장이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며 "공정한 경선을 위해 도당위원장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고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지용 도당위원장은 자신은 불편부당하다고 펄쩍 뛰고 있다.

강 위원장은 "특정 후보를 위해 움직여 본 적이 없다"며 "일부 후보들이 우근민 지사를 편들고 있다고 하는 데 저는 가장 강력하게 우근민 지사 입당을 막았던 사람이었다"고 하소연을 했다.

강 위원장은 "우 지사가 새누리당에 입당했기 때문에 저는 우 지사 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 모두 새누리당 지사 후보로 취급한다"며 "어떤 후보가 어려움에 처하면 도당위원장이 앞장서 해결해 줄 것이다. 4명 모두 다 당의 소중한 자산이고 자원"이라고 말했다.

도정 현안을 공유하는 문제에 대해 강 위원장은 "다른 3명의 예비후보가 도정 치적 홍보의 장이 된다는 우려를 받아들여 하지 않았다"며 "제가 특정 후보나 지사를 위해 행동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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