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말 쯤 최종 결심...이왕 갈 거면 본선에서 승리해야" 여운  

원희룡 전 의원. <제주의소리 DB>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제3지대 창당’ 합의 이후 새누리당 중진차출론이 힘을 얻으면서 제주도지사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전 의원이 다시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그는 3일 일부 언론이 제주도지사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언론의 분석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뒤 “빠르면 이번 주말쯤 최종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의원은 이날 <제주의소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제주도지사 출마와 관련한 당과의 협의 과정과 출마 선결 요건, 경선 방식, 결심 시점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그는 2주전 쯤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과 협의에 응하겠다고 한 이후 자신이 처한 상황과 제주도의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민했고, 그 시간은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당은 당대로 자신은 자신대로 새누리당의 제주지역 대선 공약과 제주발전 방안에 대해 짚어보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당과 정부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제주도를 발전시킬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지, 하다하다 안되니까 나가라고 하면 안된다는 문제의식에서 고민이 길어졌다고 했다.

그동안 서울시장, 당 대표, 대권에 도전하면서 줄곧 중앙에서 정치를 해온 사람에게 지방정치를 하라고 하면 이른바 ‘무대’를 바꾸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원 전 의원은 “당에서 ‘지방정치를 하라’고 할 때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제주발전에 대한 토론과 합의의 과정이다. 하다 안되니까 나가라고 하면 나도 그렇도 당도 그렇고 제주도민을 모욕하는 얘기”라며 “이러한 선결요건이 정리되고 내가 확신이 설 때 결심을 밝히는게 기본적인 예의이자 정치적인 도리”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전제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과의 관계 설정 부분이다.

원 전 의원은 “(예비후보들은)저와 다 호형호제하는 분들이다. 뒤늦게 뛰어들어서 각박한 투쟁을 해서 되겠느냐는 생각이다.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공정하면서도 도민들이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방식을 확정지어 줘야 저도 결심할 수 있고, 다른 분들도 입장을 정리할 수 있다”면서 “지금 가서 머리 박고 싸우라고 하면 응할 수 없다”고 먼저 당이 ‘공정한 경선 룰’을 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부 언론이 이를 ‘사전 정지작업’ 요구로 보는 시각에 대해 그는 “그게 가능한 얘기냐”고 일축했다.

그는 출마 여부에 대한 결심 시점에 대해 10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0일은 도지사 후보 신청 마감일이다.

원 전 의원은 “이 두 가지(제주발전을 위한 당과 정부의 자세, 경선 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최종 결심하겠다. 그 시점은 이번주 말쯤 될 것이다. 후보 신청 마감일을 넘기면서까지 시간을 끄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제주를 비롯해 강원, 경기 지사의 경우 ‘제한적 전략공천설’이 나도는 것에 대해 그는 “전략공천은 당헌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다만, 공천심사위 결정에 의해 경선을 도민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를 수는 있다. 여론조사도 엄연히 경선의 하나다. 여론조사가 사실상 전략공천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얘기이지 않겠느냐. 누구를 낙점하는 전략공천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상 출마로 기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원 전 의원은 거듭 “후보 결정 방식이 먼저 정해져야지 그게 불확실한 상태에서 주관적인 결심은 무의미하다”며 “규칙은 당이 정하는 것이지만 이왕 갈 거면 본선에 가서 승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원 전 의원은 “출마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제주도의 과제, 현지 상황, 도민 의견 등을 많이 들여다보고 있다”며 “경선 방식이 결정되면 내 정치인생을 걸고 어떤 쪽으로든 결심을 한 뒤 정확한 입장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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