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사실상 '제한적 전략공천' 요구? 우 지사, 후보접수 준비 중단 '예의주시'

▲ 원희룡 전 의원과 우근민 지사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신당 창당에 합의한 후 새누리당은 원희룡 전 의원 차출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한 때 제주지사 출마에 부정적이던 원 전 의원이 사실상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새누리당 유력 후보인 우근민 지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 전 의원은 3일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제주발전을 위한 당과 정부의 자세, 경선 룰 등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최종 결심하겠다"며 "그 시점은 이번주 말쯤 될 것이다. 후보 신청 마감일을 넘기면서까지 시간을 끄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말했다.

늦어도 8-9일께 제주지사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본인의 의지 보다 당의 '부름'에서 출발한 만큼 '경선 룰'을 공정하게 해달라는 게 원 전 의원의 요구로 분석된다.

원 전 의원은 제주MBC, KBS제주와의 인터뷰에서도 "제주도당의 당원 구성이 전국적으로 봐도 이례적일 정도로 (기존 후보측 당원이 많아) 특수하지 않느냐"며 "이것을 당에서 뻔히 아는 입장에서 어떤 의사 결정을 하는 지 보고 제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근민 지사가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지지자를 대거 입당시킨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존 룰대로 경선을 하면 불리하다는 셈법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으로 새누리당 중앙당이 중진들에 대한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출마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우근민 지사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우 지사 측은 원 전 의원의 요구가 상향식 공천이 아니라 사실상 '제한적 전략공천'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단 중앙당과 원 전 의원이 어떻게 움직일 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 4일 시작된 공천 후보자 접수, 출마 선언 준비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우 지사는 중앙당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3일 오후 늦게 상경했다.

우 지사 측 관계자는 "주말부터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지방선거가 요동치고 있다"며 "원희룡 전 의원의 행보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천 후보자 접수와 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원 전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우리도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며 "아직은 정국 상황을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 상대적으로 우 지사의 당내 입지는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선 참여는 물론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불출마 등 향후 거취도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야권의 신당 창당, 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 우 지사의 향후 행보에 따라 제주정가는 더욱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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