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양원찬·강상주 ‘중도하차’…야권은 ‘새정치’ 단일대오…우 지사 거취 ‘최대변수’

▲ 6.4지방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유력후보를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시작되면서 제주도지사 선거구도가 재편되는 ‘조정’ 국면으로 진입했다. ⓒ제주의소리

6.4지방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유력후보를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시작됐다. 바야흐로 제주도지사 선거구도가 재편되는 ‘조정’ 국면으로 접어든 셈이다.

24일 하루에만 제주도지사 예비주자 2명이 중도하차했다.

새누리당 양원찬 예비후보(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장)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예비후보직 사퇴와 함께 도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월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며 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도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도지사의 꿈을 접겠다”고 알렸다.

이 둘의 사퇴 배경에는 공교롭게도 가장 뒤늦게 도지사 선거에 뛰어든 ‘원희룡’이란 그림자가 드리운다.

양원찬 예비후보는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함께 공유하면서도 이를 더 훌륭하게 실현하고, 제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원희룡 전 의원이 있었다. 이제는 원 전 의원을 통해 21세기에 도전하는 담대한 도민의 꿈을 실현시키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원희룡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이다.

강상주 전 시장은 “제가 평소 좋아하고 제일 기대해 마지않는 훌륭한 우리지역 정치인이 제주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출마하는 것은 저를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는 불출마 이유를 댔다. 이 역시 원희룡 후보 지원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다음달 10일 ‘100% 여론조사’로 치러지는 새누리당 경선 대결구도는 원 후보를 비롯해 김경택·김방훈 예비후보 등 3명으로 압축됐다.

당초 ‘빅 매치’가 예상되던 새누리당 경선은 ‘경선 룰’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던 우근민 지사의 경선 불참과 양원찬 후보의 중도 하차로 다소 맥이 빠지게 됐다.

새누리당의 도지사 후보군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야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보수 성향의 두 명의 후보가 중도하차 한 날 야권은 60년 전통의 민주당에 안철수표 ‘새 정치’라는 동력을 가미한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을 창당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고희범 전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 김우남 국회의원,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아름다운 경선’을 약속한 상황. 24일 창당대회에서 이들은 본선 맞수가 될 확률이 높은 원희룡 전 의원(새누리당)을 정조준 해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본선을 염두에 둔 견제구의 성격이 짙다.

소수 정당의 움직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상황으로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여야 1대1 맞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변수는 하나 있다. 새누리당 경선 불참을 선언한 우근민 지사의 거취다. 만약 우 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다시 선거판은 ‘3파전’으로 재편된다.

문제는 우 지사가 언제까지 침묵을 지키느냐다. ‘숙고’에 들어간 그의 입을 주목하는 이유다. 본인이 직접 선수가 아닌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선거판은 다시 ‘6월4일 승자’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미궁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숙고 모드로 진입한 우 지사의 거취 표명은 대략 4월3일 이후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VIP 참석까지 거론되는데다 올해 첫 국가기념일로 치러지는 4.3위령제까지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내놓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우 지사 측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일단 무소속 출마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변수는 있다. 최근 우 지사를 둘러싸고 터지는 각종 비위사건이다. 부하직원이 고발한 ‘서귀포시교육발전기금’ 사건이라든지, 25일 새롭게 언론에 등장한 ‘판타스틱 아트시티’ 특혜의혹 수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여하튼 우 지사가 이러한 난국을 돌파한다면 제주도지사 선거는 4년 전에 이어 여·야, 그리고 무소속 후보의 ‘3파전’이 될 공산이 크다.

집권여당의 후보는 4월10일 제일 먼저 가려진다. 이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한 새정치민주연합은 4월말쯤 본선 진출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그 사이 어떤 방식으로든 우 지사가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최종 대진표는 4월말은 돼야 짜질 전망이다. 4월말까지는 아직도 40여일이 남았다. 하루 지나 상황이 달라지는 게 정치판이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생물’과도 같다.

유권자의 마음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 후보들이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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