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도지사 경선방식 ‘공론조사 50%+여론조사 50%’ 확정
고희범 “환영”-신구범 “어떤 것이든...”…김우남 ‘반발→칩거’ 거취 주목

▲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앞두고 ‘경선 룰’ 문제로 불협화음이 일면서 자칫 경선이 파행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제주의소리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공론조사 50%+여론조사 50%’라는 경선 룰에 반발한 김우남 국회의원은 8일부터 모든 선거일정을 접고 ‘칩거’에 들어갔다. 사실상의 ‘무력시위’에 들어간 것이다.

새누리당 경선 불참을 선언, 장고를 거듭하던 우근민 지사가 당초 예상을 깨고 거취 표명과 관련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김우남 의원의 거취 문제까지 얽히면서 제주도지사 선거판이 또 다시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7일 제주도지사 경선 후보로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김우남 국회의원,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3명으로 압축했다.

경선 룰도 결정했다. 제주는 ‘공론조사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 방식으로 결론이 났다. 9일 예정된 당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치면 경선 룰은 최종 확정된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공론조사는 각 후보들이 같은 수로 모집한 선거인단(배심원)이 토론회 등을 통해 후보들의 정보를 제공받고 지지후보를 정하는 방식이다. 선거인단은 중앙당이 해당 선거구의 유권자에게 전화면접조사에서 공모에 응한 유권자를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하향식이다. 규모는 1000~15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공식 당원이 없고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안철수 신당’ 출신들을 배려한 측면이 강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름다운 경선’에 합의했던 고희범·김우남·신구범 세 명의 경선후보들이 막상 ‘공론조사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라는 경선 룰이 정해지자, 삐걱대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김우남 의원의 반발이 너무 거세다. 경선 룰이 결정된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 사실상 ‘칩거’에 들어갔다. 측근들은 향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참여경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칩거에 들어간 건 일종의 ‘무력시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의원 측은 경선 룰이 최종 확정되는 최고위원회 결정까지는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8일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이대로 가도 김 의원이 당 후보가 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지금이 아니라 본선 경쟁력”이라며 “경선이 흥행하지 않으면 본선에서도 강력한 새누리당 후보와 (겨뤄) 승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의원은 경선 참여 여부와 불출마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장고에 들어갔다”면서 “본인을 포함한 후보들의 유·불리를 떠나 본선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국민참여경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고위 결정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희범 예비후보 측은 ‘공론조사 50%+여론조사 50%’ 방식으로 결정된 후 “환영” 입장을 내놓았다. 이 방식은 고 후보 측이 선호했던 방식이다.

고희범 후보는 8일 논평을 내고 “새정치민주연합 도지사 경선은 세 후보간 아름답고 치열한 정책경선을 통해 도민적 축제와 관심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며 “갈등과 논란을 빚은 바 있는 100% 여론조사에 이어 도민의 알권리를 사실상 무시하는 새누리당처럼 형식적인 합동연설회 방식이 아닌 정책경선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흥행 요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론조사선거인단투표 자체가 새로운 흥행 방식의 요소를 도입한 것”이라고 평가한 뒤 “TV토론 등을 통해 정책축제의 경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름답고 치열한 경쟁과정은 본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거품을 걷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TV토론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구범 예비후보는 “어떤 방식이든 좋다”며 가장 ‘쿨’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구범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직은 (경선 룰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나. 최고위원회와 의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제 개인적으로는 어떤 방식이 됐든 다 좋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렇지만 100% 여론조사 방식은 당원이 100% 배제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은 갖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이 채택한 ‘100%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이렇듯 경선 룰을 둘러싸고 세 후보간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경선 자체가 파행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원희룡이라는 ‘스타 정치인’ 출현으로 새누리당에 비해 지지율이 반 토막에 머물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선 파행’악재까지 겹칠 경우 이번 도지사선거는 의외로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는 섣부른 관측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선 룰 싸움이 단순한 의견차에서 끝이 날지, 아니면 또 한번 선거판을 뒤흔들 결말로 이어질 지 제주정치권의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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