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우도·아라동민 획정위 회의 실력저지
청사 진입 경찰과 대치 …'주민자치역량' 실종

▲ 추자 우도 주민들이 제주도청 청사로 진입하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기사보강]설 연휴를 하루 앞둬 제주사회가 심각한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의원 선거구획정과 맞물려 이에 불만을 품은 일부지역 주민들이 극한 행동을 보이면서 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둬 '주민자치역량' 실종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또 일부 주민들은 이와 관련 선거거부와 후보낙선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히는 등 자칫 선거쟁점으로 부상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7일 낮 12시에 열릴 예정이던 제주도의원 선거구획정을 위한 제5차 회의가 제주시 아라동과 추자·우도주민들의 실력저지로 2시간이 넘도록 아직까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50여명의 아라동 주민들이 선거구획정위 회의가 열리는 도청 4층 회의실 출입구를 원천봉쇄, 획정위원들의 출입을 실력으로 저지한데 이어 오후 1시부터는 추자·우도주민들이 도청으로 몰려와 김태환 지사와 획정위원들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추자·우도 주민들은 상복을 입고, 관을 들도 도청 정문까지 들어와 도청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를 막고 있는 경찰과 대치상태에 있다.

▲ 추자 우도 주민들은 상복을 입고 관까지 들고 와 추자 우도주민들은 제주도민이 아니냐며 도청 청사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대치 중이다. ⓒ제주의 소리
이들은 '도민정서 외면하는 선거구 획정 반대한다' '독도는 대한민국 땅, 추자 우도는 제주도 땅'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우리들을 전라도로 보내달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주민들의 청사 진입으로 도청 본관 출입은 완전히 통제됐으며, 점심식사를 하러 외부로 나갔던 선거구획정위원들조차 도청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구 획정위 5차 회의는 계속 지연되면서 자칫 이날 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날 선거구획정위가 열리지 못할 경우 28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돼 법적으로 제주도에 제출해야 하는 이달 31일 시한을 맞출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 아라동 주민에 이어 추자 우도주민들이 도청으로 몰려들어 선거구 획정 재조정을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제주의 소리
선거구 획정위가 이날 열리지 못하게 될 경우 5.31지방선거는 상당한 파란이 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추자 우도주민과 아라동 주민들이 선거구 획정 변경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들의 주장을 수용할 경우 전체 29개 선거구 획정 기본 구도 자체가 크게 흔들리게 돼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1신 :낮 12시 38분] 아라동민,선거구획정위 회의장 봉쇄 '파행'
선거구 획정에 불만, 위원면담 요구하며 회의 진행 막아

▲ 아라동 주민들이 획정위원 면담을 요구하며 획정위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별도의 대회의실에 진입하기 위해 이를 막고 있는 도청 공무원들과 거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 소리
27일 낮 12시에 열릴 예정이던 제주도의원 선거구획정위 제5차 회의가 제주시 아라동 주민들의 회의장 봉쇄로 30분이 지난 현재까지 열리지 못하면서 파행을 빚고 있다.  

아라동 주민 5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선거구획정위 회의가 열리는 도청 4층회의실 정문을 가로막아 획정위원들의 면담을 요청하며 거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아라동 주민들이 획정위원들의 면담을 요구하며 회의진행을 가로막고 나선 것은 아라동 선거구 획정 때문.

아직 선거구획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라동이 삼양, 봉개동과 함께 같은 선거구로 묶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활권이 같지 않은 동과 어떻게 선거구를 합칠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봉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삼양은 인접해 있지 않을 뿐더러 생활양식도 달라 같은 선거구가 될 경우 도의원이 지역의 의사를 대변하기가 힘들다"며 삼양동을 떼고 아라,오라,봉개동을 같은 선거구로 묶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아라동 주민들이 획정위원을 면담하고 온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제주의 소리
주민들은 획정위 면담을 요구하며 회의장 진입을 시도, 이를 막는 도청 직원들과 거센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신행철 획정위원장은 "동민들의 의사는 문서로 받아 충분히 검토하고 있으며, 추자 우도주민들의 경우도 면담 대신 서면으로 검토해 아라동민들만 면담할 경우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동민들의 면담을 거부하고 서면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획정위원들은 오후 1시가 넘도록 회의를 열지 못하자 점심 식사를 한 후 회의를 열기로 해 5차 회의는 오후 2시부터 열릴 전망이다.  

한편 이날 획정위 회의장은 아라동민들의 회의장 진입 시도와 이를 막고 있는 도청공무원들의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으나 현장에 있던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치안부재 상태를 노출했다.

또 각계에서 추천한 대표들이 참가한 획정위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활동이 선거구 획정에 반발하고 있는 일부 지역주민들의 항의와 원성에 시달리는 등 진통을 겪고 있어 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둬 주민자치역량에 '적신호'를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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