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지질트레일] (3) '지속가능 선순환' 어떻게? 

천만 관광객 시대에 접어든 제주에서 '지질 관광'과 '생태 관광'의 결합이 승부수로 뜬다. '유네스코'를 내건 브랜드 활성화 사업의 일환인'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이 개장했다. <제주의소리>가 80만 년 만에 베일을 벗은 지질트레일을 3차례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

 

▲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마을 주민이 직접 마을지질해설사로 나섰다. ⓒ제주의소리

지난 5일 첫 선을 보인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처음 와본 이들에겐 마냥 신기한 관광지이고, 마을 주민들에겐 별스럽지 않은 일상 풍경이었던 이 일대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제주 서귀포시 사계리-덕수리-화순리가 '역사문화지질트레일'이라는 테마를 내건 도보 코스로 엮인 것이다.

지질트레일이란 제주의 지질자원과 지역색을 띤 역사·문화 등 인문자원이 융복합된 '지질관광' 상품이다. 지질공원 활용으로 마을 주민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 '생태관광'을 목표로 한다.

이번 지질트레일은 사계-덕수리를 돌아오는 A코스(14.5km)와 사계-화순-덕수리를 경유하는 B코스(14.4km), 명소만 고른 단축코스로 구성됐다.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진풍경은 물론 인근 마을의 문화와 역사, 전설, 생태 등을 두루 체험할 수 있도록 짜였다.

마을주민의 참여로 관광으로 인한 이익이 마을주민에게 돌아가고, 마을주민은 지역유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선순환 구조'는 지질트레일의 궁극적 지향점이기도 하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개발 추진 단계에서부터 마을 주민이 중심이 되는 자생적 관리운영 방안에 염두를 뒀다. 이날 성대한 환영 행사가 준비된 것도 이들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날 행사에는 단순 탐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탐방객들의 구미를 끌 다양한 아이템이 매대에 올랐다. 지역특산물은 물론 이를 활용한 조리식품이 판매돼 호응을 끌었다. 앞으로 마을 주민들이 농수산물&가공품 판매코너 운영을 맡아 마을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또한 용머리해안, 하모리층의 모습을 본떠 만든 카스테라, 쿠키 등의 지오 푸드(Geo Food)가 인근 마을 제과점마다 표준 레시피가 제공돼 상품화가 진행 중이다. 

▲ 지난 5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길열림 행사에서 각 마을마다 홍보 부스를 운영했다. ⓒ제주의소리

지질트레일 1호로 지난 2011년에 개장한 고산 수월봉 지질트레일은 지질관광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제주에서 지질관광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꼽힌다. 이들이 내세운 열쇳말은 '주민 참여'.

김정두 사계리장(51)도 이번 지질트레일의 성공 여부는 '마을 주민'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을 담보 받기 위해선 주민들 스스로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제주관광공사에서 판을 벌여줬으니 앞으로는 우리가 중심이 돼서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며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끔 마을 자체적으로 발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편의시설과 상설 매장을 준비하고, 한 달에 한 번이나 분기마다 행사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역 주민들의 의식 전환도 중요한 열쇠라고 짚었다.

그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호응도 커지고 '꼭 가야하는 곳'이라는 소문이 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꾸준한 노력이 소득으로 돌아온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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