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공론조사 50%+여론조사50%’ 셈법 분주…‘칩거’ 김우남 최종 선택은?

▲ ‘경선 룰’을 둘러싸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 ‘공론조사 50%+여론조사 50%’ 방식에 반발한 김우남 국회의원의 ‘칩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어떤 카드로 도민 앞에 나타날 지 관심이 뜨겁다. ⓒ제주의소리
새누리당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도 ‘경선 룰’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자칫하면 ‘아름다운 경선’은 커녕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6.4지방선거 전체를 ‘죽 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왜 김우남 국회의원은 ‘칩거’에 들어간 것일까. “예고된 수순”이라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를 것을 뻔히 알면서도 ‘중대 결심’까지 내비친 그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노림수는 과연 뭘까.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주도지사 경선방식으로 ‘공론조사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로 결정하자, 각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제주도지사 경선 후보로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김우남 국회의원,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3명으로 압축했다.

경선 룰도 결정했다. 제주는 ‘공론조사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 방식으로 결론이 났다. 당초 9일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면 경선 룰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다음 회의로 순연됐다.

확정된 ‘경선 룰’에 대해 각 후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우선 김우남 의원의 반발이 너무 거세다. 경선 룰이 결정된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 이틀째 ‘칩거’ 중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참여경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칩거에 들어간 건 일종의 ‘무력시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방정치권에 떠도는 ‘불출마 수순’이라는 분석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단언컨대 ‘불출마’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경선 룰에 대한 유·불리를 떠나 본선 경쟁력을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참여 경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고위 결정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희범 예비후보 측은 ‘공론조사 50%+여론조사 50%’ 방식으로 결정된 후 “환영” 입장을 내놓았다. 이 방식은 고 후보 측이 선호했던 방식이다.

신구범 예비후보 역시 확정된 ‘경선 룰’에 대해 “어떤 방식이든 좋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100% 여론조사 방식은 당원이 100% 배제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면서 새누리당이 채택한 ‘100% 여론조사’ 경선방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렇다면 당초 ‘선당후사’를 거론하며 중앙당이 정한 ‘경선 룰’을 따르겠다고 했던 김우남 의원은 왜 반발하고 있는 것일까.

겉으로는 ‘경선흥행’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이로운 경선방식을 주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공론조사는 각 후보들이 같은 수로 모집한 선거인단(배심원)이 토론회 등을 통해 후보들의 정보를 제공받고 지지후보를 정하는 방식이다. 선거인단 구성은 중앙당 몫이다. 해당 선거구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에서 공모에 응한 유권자들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하향식이다. 규모는 대략 1000~15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거인단 구성 과정에 제주도당이나 후보들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이는 공식 당원이 없고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안철수 신당’ 출신들을 배려한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김우남 의원 측이 요구하는 ‘국민참여 경선’은 후보들이 직접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조직력과 선거경험이 풍부한 후보가 아무래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 비용이 많이 들고, 동원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반면 공론조사는 인지도나 인기에 치중하던 기존 경선의 부작용을 줄이고 객관적으로 후보를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우남 의원 측의 “불출마 수순은 아니”라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결국 김 의원은 ‘칩거’에 돌입한 것만으로 ‘경선흥행→본선 경쟁력 강화’에 버금가는 컨벤션 효과를 봤다고 볼 수 있다. 칩거가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아도 원희룡이라는 ‘스타 정치인’ 출현으로 새누리당에 비해 지지율이 반 토막에 머물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선 파행’ 악재까지 겹칠 경우 이번 도지사선거는 의외로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는 섣부른 관측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룰의 전쟁’이 단순한 의견차에서 끝을 맺을 지, 아니면 또 한번 선거판을 뒤흔들 결말로 이어질 지 제주정치권의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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