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회장, 한나라당 제주도당서 입당 기자회견
"50m 달린 사람과 스타트 차이" 보상 있어야

   
27일 오전 전격 한나라당에 입당한 현명관 국제자유도시포럼 공동의장은 "경선이든 어떤 형태이든지 간에 당에서 정한 절차와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명관 의장은 "당에서 공정한 경선이 되기 위해서는 50m 이상 달린 사람(김태환 지사)과 이제 스타트라인에 선 사람의 차이를 위해 일정한 보상은 필요하다"고 말해 '전략공천'의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또 현 의장은 "한나라당은 제가 입당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영입차원에서 영입된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현명관 국제자유도시포럼 공동의장은 27일 오후 3시 한나라당 제주도당 사무실에서 제주도지사 출마 선언 및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5.31지방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입당 기자회견장에는 변정일 도당위원장, 현 회장의 정치적 후견인 현경대 전 의원, 양정규 전 의원, 양우철 도의회 의장 등 도의원들과 당직자 및 지지자 수십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현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제주도지사 출마 선언 및 한나라당 입당 발표문'을 낭독했고, 곧바로 40여분 가까운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기자들은 '전략공천'과 김태환 지사와의 경선, 왜 한나라당을 선택하게 됐느냐고 집중 질문을 벌였다.

# "전략공천은 없다", "당 결정 따를 것"…"50m 달린 사람과 스타트하는 사람 차이 있다"

현 의장은 '전략공천'에 대해 "저는 그 문제에 대해 당의 정한 소정의 절차와 규정대로 따를 것"이라며 "당은 공정한 경선을 하든지 어떤 형태가 되든지 간에 순수하게 당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현 의장은 "지금은 공개 정치시대이기 때문에 밀실에서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따라서 당의 요구와 방향 등도 밀실에서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지지도에서 김태환 지사와 상당한 격차가 나고 있어 사실상 경선이 이뤼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경선 문제는 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말한 뒤 "여론조사에서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갭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은 감안하지 않고 선거에 뛰어들지는 않는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현 의장은 "지사 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상대 후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전술과 전략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경선은 어떤 것이냐'고 거듭 경선에 대해 질문이 제기되자 현 의장은 "저는 정치초년생이자 아마추어로 당원을 한명도 집어넣지 않았다"며 "50m 달린 사람과 지금 스타트하는 사람를 감안해야 공정한 경선이 된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하는 것이 공정한 경선이 아니냐'는 물음에 현 의장은 "그런게 아니다.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 나에게는 없다"며 "오늘 처음 한나라당에 입당했고, 현명관이란 사람이 한나라당원인지 모른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보상해주는 것이 공정한 경선이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보상은 어떤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오늘 입당하자 중앙당에서는 경제활성화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겼다"며 "이런 것들이 보상이 될 수 있고,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입당이냐, 영입이냐'에 대해서도 현 이사는 분명하게 '영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 의장은 "오늘 입당식에서 김형오 인재영입위원장이 밝혔듯이 저는 '영입'된 케이스"라며 "제가 먼저 입당한 것이 아니라 영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열린우리당.한나라당 둘다 입당제의 받아"…이념.가치관 '한나라당'이 더 적합

현 의장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두 당에서 입당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저의 가치를 인정해 준 두 정당에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의장은 "저는 30년 넘게 실물경제분야에서 뛰어왔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세대 중 한명으로 이 세상에 공짜란 것은 없고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다"며 "저는 사유재산제.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란 이념과 가치관을 갖고 있어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상대적으로 나에게 맞고 제주발전은 물론 도민을 위할 수 있는 정당이 한나라당이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선택이유를 밝혔다.

'경제철학과 이념이 한나라당에 맞는 것이냐'는 질문에 현 의장은 "열린우리당에 맞는 것도 있지만 전경련 부회장시절부터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서는 일자리창출이 최우선돼야 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참여정부의 정책은 이런 나의 가치관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을 지내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현 의장은 "저는 정치계에 경제를 아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대접을 이만큼이나 받는 것은 정치.국방.문화 등 때문이 아니라 오직 경제로 우리 경제가 일본의 10분의 1, 중국의 2분의 1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제전쟁 투사인 경제인을 국정에 많이 참여시키기 위해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에 참여했고, 한나라당이 응했어도 참여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 김태환 지사는 오랜 공직, 순수하고 근면…하지만 21세기 자치경영에는 더 노력해야

 경쟁 상대인 김태환 지사에 대한 평가에서 현 의장은 "김 지사는 오랜 공직생활을 해온 분으로 순수하고 근면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또한 노력하는 분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의장은 "21세기는 자치행정시대가 아니라 자치경영시대로 1+1=2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1+1=10을 만드는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제주도가 살 수 있다"며 "글로벌시대와 세계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김 지사는 더욱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단점을 얘기했다.

# "도지사 명예직 아니다"… "제주만 갖고 있는 청정환경 경쟁력" 개발지상주의 불식

   
현명관 회장은 이날 자기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삼성의 무노조 문제와 개발지상주의 문제, 지사 포부 등을 비교적 솔직하게 답변했다.

'왜 도지사에 출마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저는 제주도지사를 명예직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며 "제주도는 20년전 서울에 이어 가장 잘 사는 곳 중 하나이지만 지금은 전국 꼴찌 수준으로 앞으로 3~4년 후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갖고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 의장은 "주변에서 경기지사나 서울지사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란 제주지사이기 때문에 출마를 결정했고, 제주발전을 위해 헌신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도지사가 되면 삼성 계열사들을 제주에 유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삼성물산 회장을 지냈지만 기업인들은 냉철한 사람들"이라며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수익없이 투자하지 않고, 내가 온다고 삼성이 손해보면서까지 제주도에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 의장은 "저는 삼성에 인맥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이 얘기하는 것 보다 더 먹혀들 수 있다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삼성의 무노조경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어떤 사회나 개인.기업이든 성공하기 위해선는 성장동력이 필요하고 그것은 바로 '경쟁'"이라며 "노동시장도 무노조경영과 유니온노조 둘이 경쟁을 통해 노동자의 복지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현 의장은 "노조의 목적은 조합원의 복리후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노조가 필요없을 정도로 종업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면 더 좋은 것이 아니냐"고 강조했다.

개발지상주의 우려에 대해서도 현 의장은 "제주도를 살리려면 경쟁력과 차별화시켜야 한다"며 "청정자연과 환경이 제주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것으로 독특한 문화와 역사, 관습을 상품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제주도에 제조업을 유치해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청정환경을 파괴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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