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계적 관광지로의 도약]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안내 표지판이 제주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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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가 약 5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조성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 (Zaha Hadid)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개관했는데 “마치 액체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환유의 풍경’ 콘셉트에 기반한 DDP의 형태는 공간적 유연성은 물론, 한국적 전통과 끊임없이 변모하는 디자인의 미래를 모두 담고 있다"라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하디드가 설계하고, 건축한 DDP는 참으로 대단한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아래 게시한 사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안내 표지판 설치계획수립 예산만 약 20억 원 정도를 투입한 DDP 표지판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하디드는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고 DDP를 설계했으나 표지판 설치계획을 수립한 사람들은 DDP에 내재된 하디드의 자연과 인간을 연계한 건축철학과 개미집과 같은 연계통로 시스템에 따른 건축물 내부구조에 대한 이해미흡 및 1992년 이후에 시작된 공공 안내표지판의 혁신적인 국제 트렌드와 관련연구들을 소홀히 하면서 표지판 디자인 재능만을 믿고 과업시행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주축으로 캐나다, 영국, 스위스, 호주 등과 같은 구미 선진국들이 1992년 이후부터 방문·관광목적의 이용자를 위하여 천재 디자이너인 Paul Arthur와 Romedi Passini의 노정탐색 디자인 이론 (Wayfinding Design Theory)을 바탕으로 제작·설치하도록 한 표지판 연계 시스템에 의해서 목적지까지 신속하고, 편안하며,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단일 국가단위 <방문·관광안내표지 표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여 선진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요인을 깊이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 때문에 요약하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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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현대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 사회적 요인들 즉, 약자계층의 지속적 증가와 약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정부의 관련정책과 법제개선 등에 의해서 약자계층의 평등권 (Equal Right) 보장을 보편화하게 되었다. 그래서 안내 표지판의 경우, 약자계층과 정상계층 모두가 함께 편안하고 안전하게 접근하여 (Access), 읽고 (Read), 이용 (Use)할 수 있도록 ‘장애 없는 (Barrier Free)’를 바탕으로 제작·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둘째, 공공 안내 표지판 제작·설치를 위한 근거기준이 되는 표준 대상자로 1) 지표면이나 바닥면부터 표지판 하단까지의 높이 결정을 위해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2) 표지판의 문자 최소크기 결정을 위해서 시력약자 (시력범위: 0.7∼0.1)를, 3) 벽면부착 표지판의 중심부분 높이 (눈높이)를 결정하기 위해서 성인여성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셋째, 정부 중앙·지방부처 및 산하기관들이 제각각 다른 기준으로 표지판 계획수립을 하여 제작·설치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규격과 형태 등이 다른 표지판의 난립과 조잡한 표지판을 제작·설치하게 되어 이러한 문제점들을 방지하고, 공공 표지판 질적 수준의 선진화 및 균등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넷째, 불필요한 계획수립과 저급하고 과도한 표지판의 제작·설치를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예산낭비를 방지하고, 절감까지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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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갑중 한국관광정보센터 소장.
그러므로 제주가 하와이 같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도약하려면, 현대사회에서 서울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안내 표지판을 제작·설치하면서 약자계층에 대한 배려, 표지판 소재와 관련규격, 연계체계, 지도색상 등의 전문성 부족과 국제 트렌드 이해 미흡으로 이용하기 어렵게 제작·설치하여 전시용으로 전락하게 한 사태를 야기한 점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서 같은 사태가 앞으로 제주에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허갑중 한국관광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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