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씨앗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씨앗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세계적 관광지로의 도약] 엉터리 가이드라인이라는 독버섯

참담한 세월호 사태가 발생하고부터 지금까지 언론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가 "인재 (人災)", "해수부 마피아“, ”무책임", "앵무새", "안전 불감증", "매뉴얼 난립" 그리고 “지휘체계의 혼란”, “얼치기” 등이었다.

이러한 참담한 단어들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항상 언론과 우리 주변에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어왔던 말이다. 사건이 발생할 당시만 잠간 동안 거론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거나 개선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 흐지부지되어 버리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실상이다.

476명이 탑승한 세월호 참사사태는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큰 충격을 준 것은 어처구니없는 원시적인 안전관리 때문에 구조된 174명 외의 302명 모두 다 살상피해 (殺傷被害)를 예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고, 사회적으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막대한 물질적 손실도 야기했다.

그런데 이토록 우리 사회를 병들고 썩게 한 바탕은 1) 조직의 힘을 등에 업고 문제 개선을 요청한 사람을 철저하게 배척하고 괴롭히는 마피아식 조직문화, 2) 국가단위 단일 시스템의 부재, 3)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묵살하는 잘 못된 제도 특히, 국민신문고 제도 등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사태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살상피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는 정부당국과 언론 및 사회로부터 크게 관심을 받게 된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막대한 재정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시적으로 눈앞에 보이지 않거나 전문적인 경우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실상이다. 그런데 우리 격언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라는 말이 있듯이 소액의 지방예산을 계속해서 낭비하면 결국에는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면, 지자체가 관광안내지도를 제작할 경우에는 2천만 원 이하의 소액이라는 이유로 보통 수의계약으로 일차 과업추진을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하나의 표준 안내지도를 제작하면 통합적 측면에서 종이지도, 가이드북 게재 지도, 표지판 게시 지도, 웹사이트 게재 지도로 사용할 수 있고, 2∼3가지 정도면 될 것이며,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총괄지휘체계와 매뉴얼(가이드라인)이 없는 관계로 관광 관련한 부서에서 각기 달리, 보통 10여 종류가 넘게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 마다 연간 지출한 예산은 수억 원에 달하게 된다. 결국 중앙부처와 전국 244개 지자체 및 산하기관들까지 합하면 연간 1∼2천억 원이 지출되고 있음을 간단하게 추산할 수 있고, 10년이면 최소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가 지출되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질적 수준은 엉망인데 막대한 국민혈세를 낭비하고 있으나 어느 누구도 질적 수준 향상과 예산낭비 방지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선진화를 요청하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전문가까지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라는 점이다.

민원사안이 있을 경우, 우선 해당부처에 먼저 신청하여 문제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국회, 감사원 등과 같은 관계기관 예를 들면,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를 통해서 민원신청을 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시스템을 수립해 놓았다. 그런데 민원처리 규정에 '두 번 이상 같은 민원사안을 신청할 경우에는 답변을 거부할 수 있다'라는 독소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해당부처 담당관들이 부당하게 답변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고, 심지어는 문제를 야기한 담당관이 계속해서 답변을 처리하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사태 이후에 재난관리를 위한 국가단위 통합 매뉴얼인 재난통제시스템 (ICS: Incident Command System)을 수립·시행하고 있고, 방문·관광안내표지판의 경우에는 1992년 이후에 국가단위 단일 가이드라인 (매뉴얼)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앞서 말한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관광안내정보 분야의 전문가인 필자가 민원을 야기한 담당부처의 담당관을 100회 넘게 찾아가서 2009년 수립한 가이드라인은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니 재수립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자신들이 수립한 가이드라인에 "문제가 없다"라는 말만 계속할 뿐, 합리적인 답변을 계속 회피만 하기에 결국, 대통령에게 청원서를 2013년 12월 4일 접수했었다.

144479_164142_0854.jpg
▲ 허갑중 한국관광정보센터 소장.
그러나 청와대는 민원처리부서가 아니라는 이유로 또 다시 문화체육관광부 담당관에게 이관·처리하게 함으로써 엉터리 가이드라인은 지금도 계속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핑퐁식으로 민원사안을 처리하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사태를 야기했고, 같은 문제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그러므로 제주가 하와이 같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도약하려면, 제주는 세월호 참사사태에서 알 수 있었듯이 관행적이거나 관례적이란 근거로 난립된 후진 시스템이나 관민합작 (官民合作)에 의한 '얼치기' 전문가들에 의해서 제주 관광발전·진흥을 저해하고 있지나 않은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 허갑중 한국관광정보센터 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