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단] 소통하고 싶소 / 김소연 대학생기자·제주대 정치외교학과

나는 [JEBS] 기자이다. [JEBS]는 제주대학교 교육방송국의 줄임말이다. 우리 방송국이 하는 일은 한 달에 두 번 인터넷 뉴스를 제작하는 것. 컴퓨터와 카메라의 수도 부족하고 성능도 좋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 동료들은 가끔 불만을 터트리기도 한다. 하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를 비롯한 동료들이 방송국에 들어온 이유는 제각각이다. 방송에 꿈이 있는 학생도 있고, 흥미가 있어서 들어온 학생, 친구 따라 들어온 학생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방송국의 일원으로 학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고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사명감은 같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뉴스를 제주대학교 학생들은 거의 보지 않는다. 조회수가 가장 많을 때조차 100명이 채 보지 않는다. ‘기자’라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임하고 있지만 우리가 노력한 만큼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면 무기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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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BS 인터넷 뉴스를 제작하려면 끊임없이 모여 기획회의를 해야한다. ⓒ제주의소리 김소연 대학생기자.
현재 제주대학교는 매달마다 기업이나 그룹과의 업무협약이 체결되고 있다.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이 될 법한 연계전공도 많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주변 친구들에게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말하라 때마다 ‘처음 듣는 소식’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너는 방송국 다니니깐 얻는 정보가 많구나’라고 말한다. 이러한 소식은 학교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고, 제주대학교 방송 뉴스와 신문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조금만 둘러보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널렸는데 도무지 관심을 갖질 않는다.  

취재를 하다 기자와 만난 A 학생은 “지금 관광융합소프트웨어 연계전공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학교에서 밀어주는 사업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커리큘럼인데 학생들이 잘 몰라서 안 하고 있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방송국에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이번 축제 때 어떤 가수가 오느냐”다. 축제는 대학의 한 문화로 물론 중요한 것이나 학생들의 관심이 여기에만 쏠려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조금이라도 학교에서 일어나는 것에 관심을 돌린다면 우리학교가, 우리 학생이 좀 더 발전된 대학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방송국의 기사는 학생들의 불만에서 시작된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불편한 점이 곧 기사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뉴스를 제작할 때 우리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인터뷰할 사람을 찾는 것, 특히 학생 인터뷰 대상을 찾는 것이 가장 힘들다. 우리 방송국은 뉴스를 제작할 때 인터뷰(학생 인터뷰, 관계자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등)를 1개 이상 넣어야 한다. 관계자나 전문가의 인터뷰를 넣는 이유는 기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이고, 학생 인터뷰를 넣는 건 학생들의 생각을 좀 더 생생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나서주지 않는다. 방송국 뉴스 존재의 이유는 학생이다. 학생들의 불만을 알리고 그 불만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뉴스를 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인터뷰를 거부하는 이유는 ‘얼굴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인터뷰는 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한 일을 알리는 것과 비슷하다. SNS에서 활발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인터뷰에는 왜 거부반응을 보일까. 번번이 안타까웠다. 

요즘 같은 불통의 시대에 소통과 공감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소통을 해야하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 사명감으로 버티는 우리에겐 재학생들의 관심과 응원, 때로는 질타와 논쟁도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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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연 [제주의소리] 대학생 기자.

 

선생님께는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부모님께는 믿음직한 딸로, 친구들에게는 착한 아이로. 그동안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나를 위해 살아왔다면, 이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고 싶다. '21' 아름다운 나이에 나만의 아름다운 방법으로 사는 법을 찾고 싶다. 김소연 대학생 기자.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13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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