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레코드] (4) 무표정한 발걸음 / Achime
밴드 <아침>. 이름만 들으면 <라이너스의 담요>처럼 달콤하고 산뜻한 음악을 할 것 같지만 반전이 있다. 처음엔 이름이 걸렸다. ‘아침’이라는 이름은 이미 ‘숙녀예찬’이라는 노래를 히트 시킨 듀오의 이름이다. 이미 있는데 같은 이름으로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게다가 ‘아침’이라는 이름도 밝고 단순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앨범 표지가 범상치 않았다. 공업단지 위의 하얀 구름, 거꾸로 뒤집힌 자동차, 교복 입은 여학생의 드러난 팬티 등이 예사 음악을 하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을 줬다. 그들은 아마도 선배 음악인 듀오 <아침>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그게 뭐 중요하나요? 그래서 뭐요?’라고 반문할 것 같다. 그들의 인터뷰를 보면, 1960년대의 히피 소년소녀를 닮았다. 멀리는 [Clash] 가까이는 [My Bloody Valentine] 같다. [Smashing Pumpkins]의
[편집자 주] 현 시인은 1974년 제주에서 태어났고 2007년 <시와정신>으로 등단했습니다. 시집 <지구레코드>와 <남방큰돌고래>를 펴냈습니다. 2005년 '대작'으로 지용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2013년 '곤을동'으로 제1회 4.3평화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연재 제목이 '눈사람 레코드'인 이유는 눈사람과 음악의 화학적 연관성도 있지만 현 시인의 체형이 눈사람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가장 밀접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