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과 6.4지방선거] 새내기 유권자가 본 선거 /김소연 대학생 기자·제주대 정치외교학과

‘처음’이라는 말을 들으면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지난해로 스무 살, 성인이 된 나는 처음으로 해본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처음으로 혼자 시간표를 짜보고, 처음으로 운전을 해보고, 처음으로 연애를 해봤다. 뭐든 처음이었던 작년과 다르게 지금은 웬만한 것들이 익숙해졌고 더 이상 나에게 ‘처음’이란 것은 없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또 생겼다. 바로 ‘투표’이다. 지난 22일자로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서 후보자들의 명함을 받게 되고 하루에도 몇 개씩 후보자의 공약이 적힌 카카오톡 메시지나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 그럴 때마다 ‘나도 이젠 진정한 유권자구나!’라는 설렘으로 두근두근 댄다.

6.4지방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설렘으로 가득 찼던 선거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후보자들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별의별 수법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단체 카톡방'을 통한 공무원 선거개입 혐의로 논란이 일어났다. 만약 진짜로 전·현직 교육공무원이 개입해 단일화를 이루어 냈다면 이것이 과연 정당하고 투명하게 치러지는 선거인가 의문이 든다.

며칠 전, 시청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창 A후보가 선거 연설을 하고 있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그 연설을 듣게 됐다. A후보는 B후보가 4.3위원회 폐지 법안에 찬성한다고 서명한 것을 언급하며 B후보가 ‘역사 인식도 없는 후보’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조금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서로의 비방을 자제하고 정책선거 위주로 선거를 하자는 후보자들이 많아 기대를 했지만 그런 기대를 뒤집고 이번에도 네거티브 선거 양상이 불거지고 있던 것이다. 선거란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했던 후보들의 실상은 팥 없는 붕어빵이었다.

내가 다니는 제주대학교의 자연과학대학 학생회실에는 다른 단과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문이 있다. 대부분의 단과대학의 문은 불투명해 안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곳은 투명한 유리문이다. 투명한 학생회를 만들고 학우들이 학생회에 쉽게 다가가기 위해 문을 교체한 것이다. 지난해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선거는 경선으로 치러졌다. 이번 학생회가 치열한 경선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을 유리문으로 교체하겠다’는 공약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 공약을 보면서 자대학우들은 학우들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학생회의 진정성을 느꼈을 것이다.

자기 지역을 위해 선거 후보자로 나선 사람이라면 각종 편법이나 타인을 비방하는 행동으로 자신의 표를 얻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나는 늘 배워왔다. 쉽게 얻은 돈이 금방 나가듯, 다른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음모해서 얻은 표는 쉽게 잃게 될 것이다. 쉽게 잃지 않는 표를 얻기 위해서는 위의 학생회처럼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 시장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후보자들이 국민들의 손을 잡으며 웃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알 것이다. 이런 모습에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대부분 6월 4일 이후로 사라질 모습이라는 것을. 지금은 우리 앞에서 웃고 있지만 일주일 후에 그들은 뒤에서 우리 위에 군림할 것이다.

난생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나는 나의 소중한 한 표를,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후보에게 주고 싶다. 선거철에만 시장을 찾고 서민들과 밥을 먹는 보여주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 서민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 우리 지역을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내가 뽑고 싶은 후보자이다. 후보자들이 지금 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듯 당선 된 후에도 언제나 서민들 곁에서 있어준다면 발전하는 지역이 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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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연 대학생 기자.

선생님께는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부모님께는 믿음직한 딸로, 친구들에게는 착한 아이로. 그동안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나를 위해 살아왔다면, 이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고 싶다. '21' 아름다운 나이에 나만의 아름다운 방법으로 사는 법을 찾고 싶다. 김소연 대학생 기자.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13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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