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권 "禹지사·盧대통령 당선시킨 죄 밖에 없다"…새 평가 주문

8년여동안 제주지역 민주당을 이끌어온 정대권 지부장이 전격적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해 지역정가가 또한차례 술렁이고 있다.

탄핵정국 이후 우근민 지사의 탈당선언과 고진부 의원의 출마 포기, 양승부 의원 및 강기권 남군수의 탈당 선언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민주당이 이제 그 수장마저 불출마도 아닌, 정계를 완전히 떠남으로써 민주당은 그야말로 침몰 직전의 위기상황으로 몰렸다.

정 지부장은 이날 "두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제주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깨끗이 정치판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두 번의 기회는 15대, 16대 총선 출마를 의미한다. 정 지부장은 5명의 후보가 경합한 15대 총선에 이어 3명이 출마한 16대 총선에서 내리 2위를 차지,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이미 두 번의 총선에서 심판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정 지부장은 그러면서 "제주도 민주당에게 잘못이 있다면 우근민 지사를 공천해 당선시킨 것과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죄 밖에 없다"며 비장한 어조로 "이 일에 대해 책임을 지라면 내가 책임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저희 당 공천을 받아 성공한 정치인들이 제대로운 정치를 못한 부분은 책임을 감수하겠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 탄핵에 중앙당이 앞장선 것과 관련해선 제주도당이 뭇매를 맞을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해, 중앙당의 탄핵 주도로 지역 민심까지 한꺼번에 나빠진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정 지부장은 "한때 민주당은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사랑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성장했다"며 "다행스럽게도 추미애의원이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는 등 민주당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고 당의 변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뒤 "이제는 평상심을 갖고 민주당과 도당의 공과를 새롭게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견에서 정 지부장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가는 사람처럼 가볍게 기자들과 얘기를 주고 받았으나 8년동안의 정치활동에 대한 회한 때문인지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제주시·북제주 갑 선거구 여론조사에서 현격한 차이로 3위를 달려온 정 지부장의 정계은퇴로 이 지역 총선 구도는 한나라당 현경대 후보와 열린우리당 강창일 후보의 2자 대결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게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계 은퇴가 탈당이나 도지부장 사퇴 의미도 있나.

"정계를 은퇴하는 마당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정계은퇴를 결심하게된 가장 큰 계기가 뭔가.

"유인물을 봐달라"

-민주당 공과를 새롭게 평가해달라면서 도지부까지 버린다면 뭔가 어색하다.

"(당 지지도가)지금보다 더 떨어질게 있나. (정계은퇴는)내 인생이기도 하다. 또 한마디로 부끄럽다"

-앞으로 도당은 어떻게 되나.

"도당 간부들과 얘기해서 정상화시켜야 된다. 어디 도망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총선에서 뭘 할 생각인가.

"우선은 홍성제 후보를 돕는게 마지막 남은 도리라고 생각한다. 홍 후보를 충분히 돕겠다"

-고진부의원의 출마포기와 양승부 의원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어떻게 보나.
"불출마는 정치판에 남아있겠다는 뜻 아닌가.  양의원은 민주당에 하등 기여한 바가 없으면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8개월 했다. 당에 기여는 못할 망정 당을 부끄럽게 하는게 정당한지 모르겠다. 공천받은 후보를 방해하는 것은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고교 4년 선배지만 정치인 대 정치인으로서 제발 부끄럽게 하지 말하고 충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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