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본 6.4선거] 나의, 우리의 첫 선거/양다영 기자·제주대 국어교육과

2014년 6월 4일, 그토록 고대하던 지방선거다. 올해 성년이 된 나에게는 첫 선거라 남다르게 다가온다. 평상시에는 쳐다보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던 선거 유세나 후보자들의 정책에 관심이 가고 친구들과의 대화 내용에도 제법 선거 이야기가 끼어있다. 학교 앞에는 선거 유세 차량이 주차되어있고 거리마다 온 건물은 선거 홍보 현수막으로 뒤덮여있다. 길을 걷다보면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명함을 내미는 경우도 잦아졌다. 이제는 이런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익숙해져버릴 정도다.

주변의 반응을 살펴보면 많은 학생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어느 후보자를 지지할지, 그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은 무엇인지 선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눈앞에 펼쳐지는 선거 유세를 보며 ‘시끄럽다’, ‘지겹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길을 가다 받는 명함들은 한번 힐끗 보고 가방 속에 집어넣고 다시는 꺼내보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학생들은 선거 기간을 기다린다. 짧은 기간에 두둑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주로 하는 아르바이트는 커피숍이나 식당, 옷가게와 같은 곳인데 보수는 최저 임금이 대부분이다. 선거 관련 아르바이트는 기존의 아르바이트들과 달리 일하는 시간에 비해 보수가 짭짤하다. 선거 때가 되면 관련 아르바이트는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일자리로 꼽히고 그 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률 또한 엄청나다.

선거 관련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SNS메신저는 활발해진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후보자의 선거 유세를 도와주기도 하고, 투표소 앞에서 기다리다 투표를 하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누구를 찍었냐고 묻는 출구조사 아르바이트까지 종류는 꽤나 많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따져가며 일거리를 찾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자신의 정치 이념과 다른 후보자일지라도 일자리가 생기면 친한 친구들과 함께 그 후보자를 위한 선거 유세를 하며 돈을 번다. 자신의 용돈을 벌어서 생활해야 되는 신분으로 이 같은 선거 관련 아르바이트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선거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을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하지만 대학생들이야 말로 선거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 스스로 유권자 의식을 지녀야함은 물론, 이와 관련한 아르바이트를 고를 때에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신념과 다른 아르바이트로 당장 여유로울 수는 있지만 사회를 바꾸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투표율로 우리의 목소리를 보여줘야 한다. 열정과 패기로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주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바라보는 시각과 입장은 개인에 따라 충분히 다를 수 있다. 어느 누구의 의견이 맞는다고 자부할 수도 없고 틀리다고 나무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후회 없는 투표를 하는 것은 권장할 일이다. 그렇기에 내 첫 선거는 내 평생 계속 될 선거에 앞서 기준이 되고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떳떳하게 치러졌으면 좋겠다. 후보자들이 당선 후 하는 일, 내세운 공약들과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정치 신념을 바탕으로 나 자신에게 기억에 남는 첫 투표권을 행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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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다영 대학생 기자.
'꿈'이라는 한단어는 나를 항상 움직이게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꿈들 중 하나가 바로 글 쓰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다. 시든 소설이든 기사든 논설문이든 나는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제주대 국어교육과 13학번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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