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과 대보름달, 고향 바다의 진풍경 속에서
아직 해가 지기도 전에 성질 급한 정월 대보름달이 이미 하늘 높이 솟아 있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주목받아야 할 날인데 지는 해를 사진에 담으려 하는 것을 보고 여간 시샘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위미항 서쪽 방파제 끝에는 제가 지난 가을에 소개해 드렸던 '넙빌레'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위미에서는 '넙빌레' 너머로 저녁 해가 집니다.
설 이후 감귤 값이 갑자기 폭락해서 귤을 미처 처분하지 못한 마을 농가에는 근심이 가득합니다. 저 지는 태양이 우리 고향 마을의 모든 분쟁과 근심거리를 안고 가서 농가 어려움이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금년 6월 이후 제주도 해군기지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위미 넙빌레 바닷가를 해군기지로 개발하겠다는 얘기는 나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해가 질 무렵 정월대보름달은 이미 높이 떠올라 자신의 자태를 한껏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사라져버린 태양을 대신해서 온 마을을 훤히 밝힐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처럼 맑은 날씨 속에 고향바다에서 해 지는 모습과 정월대보름달의 자태를 선명하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의소리 독자님들도 모든 새해 소망들을 다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장태욱 시민기자
taeuk30@naver.com